팀장님이 오랜 기간 휴가를 가셨을 때였다.
책임감이 무거워졌다.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다.
사소한 실수에도 짜증이 났고,
잘 따라와주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화가 났다.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서 예민해졌다.
예민해진 것이 느껴져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자 좀 더 예민해졌다.
그 때 나를 아끼는 지인이 마법같은 이야기를 했다.
너 요즘 예민해.
그런데
나 왜 이렇게 예민하지 보다는
나도 예민할 수 있어
이게 나은 것 같아.
넌 괜찮아”
너도 예민할 수 있어, 괜찮아
한 마디에 스르륵 긴장이 풀렸었다.
편안하고 무던한 내가 왜 이렇게 예민할까
나를 다그쳤었지만
편안하고 무던한 나도 때로는 예민할 수 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다.
편안하고 긍정적인 나도 있지만,
까칠한 나도 있고,
소심하고 질투심이 많은 나도,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혼자 있고 싶은 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처럼
늘 밝지 않아도
늘 바르지 않아도
가끔은 혼자 있고 싶어해도
때론 까칠해도 괜찮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모두 맞추지는 못해도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는 나도 있으니 괜찮다.
까칠한 나도 있지만, 속정이 깊은 나도 있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지만, 누구보다 사람들이 좋다.
예민할 때고 있지만, 무던한 나도 존재한다.
내 안에는 무수히 많은 내가 있다.
그래서 괜찮다.
by.쏘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