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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너피스 Mar 02. 2020

불안에 기름붓기

#3. 불안은 피할수록 커지잖아요

불안은 피할수록 커지잖아요



불안감은 참으로 불편한 감정입니다. 우리는 이 불편한 불안감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어 여러 대응을 하지만 사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불안을 키우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건 마치 진흙 구덩이에서 나가려고 계속 삽질을 하는 것과 같아요.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에너지는 에너지대로 쓰는 데 더 깊은 심연의 구덩이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죠.


만성적인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일단 들고 있던 삽은 잠시 내려놓고, 내가 불안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 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불안감에 기름을 붓는 잘못된 방법



1. 불행한 결과를 계속 상상하기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불안이 많은 사람들은 상상력이 풍부해요.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결과의 시나리오를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하거든요. 문제는 이 시나리오에는 해피엔딩이 없고,  100% 참혹한 결말로 끝이 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말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여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법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불안한 결과를 계속 곱씹고 있으면 무언가 비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실상은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는데 말이죠.


우리가 하는 걱정 중에 우리가 지금 현재 통제할 수 있는 것은 4%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이라면 과감히 행동으로 옮기되,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라면  일단 그 상상부터 멈춰야 합니다.



2. 지난 과거의 일을 계속 떠올리기


불안이 유독 높은 사람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은 경우도 있지만, 과거 특정 사건을 계기로 기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사건을 트라우마라고 하죠. 과거 겪었던 사건이 현재의 경험과 유사한 경우에, 그때 일어났던 결과가 현재에도 똑같이 일어날 것이라는 두려움을 안게 됩니다.


이건 의식적으로 자각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무의식에 잠겨있을 수도 있어요. 이미 오래되어서 그때의 기억은 사라졌지만 당시 느꼈던 심리적인 고통이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면접이나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것에 극도로 불안을 느끼는 경우 어린 시절 반 아이들 앞에서 발표를 했다가 크게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취업을 했는데 막상 출근하기 불안한 경우에는 사춘기 시절 따돌림의 경험으로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에 두려움이 느끼기 때문일 수 있어요.


과거의 상처를 계속 떠올리며 이때의 사건이 또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면, 이것은 곧 나의 덫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3. 여러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조언을 구하기


혼자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것 같을 때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고 의견을 구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는 것은 물론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의 객관적인 관점을 들어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생각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기준이 없으니 여러 사람에게 각기 다른 조언을 듣게 되면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기 때문이죠.


새로운 연인을 만나면 만나는 기간 내내 주변 사람들에게 연애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성심성의껏 이야기도 들어주고 공감도 해주고 필요한 충고도 해주지요. 문제는 연애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하며 전혀 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매일 전화를 걸어 연애 고민을 털어놓지요.


불안이 높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 다른 사람도 잘 믿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계속 조언을 구했던 이유는 자기 스스로 답을 이미 내려놓고 그 답이 맞는 지를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죠.


불안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붙들고 반복해서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면, 그 패턴을 멈추고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4. 무언가에 중독되기


어떤 것에 중독되는 것은 불안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기제 중 하나입니다. 중독의 대상은 아주 다양 하지만 대부분 말초적인 신경을 자극하는 것들입니다. 스마트폰, 게임, 유튜브, 넷플릭스, 매운 음식, 마카롱, 술 등등이요! 이걸 할 때만큼은 불안한 생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것 같거든요.


불안에 잠식될 것 같을 때 이런 즐거운 활동으로 잠시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 문제는 문제대로 악화되고 해결에 대한 자신감은 위축되어 오히려 만성적인 불안이나 우울 등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내가 이전보다 어떤 것에 중독된 듯 집착하고 있다면, 지금 어떤 불안이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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