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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뉴 Aug 08. 2021

퍼즐은 언젠가 맞춰질 테니까

지금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이 없다면

현재의 불확실성과 모호함은 늘 나를 기대감과 불안감이라는 양가감정에 빠뜨린다. 불안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날에는 매 순간순간을 의심하게 된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지금 내 선택이 옳은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등등 끝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심들. 그럴 때마다 나는 불확실한 것들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었던 것 같다. 어디에 놓아야할지 감도 안잡히는 퍼즐조각을 어떻게든 어디에라도 끼워 맞추려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남긴 말이 있다. 바로 “Connecting the dots.” 관계 없어보였던 일련의 사건들이 나중에는 어떻게든 연결되더라는 것. 과거에는 표면적으로만 이해했지만 직업인으로서 더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먼저 새롭게 느껴진 것 하나는, 현재란 그 자체로 불확실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스티브잡스가 말한 것처럼 현재는 점에 불과하며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공과 같다. 그저 우리는 과거의 궤적을 보고 대략적인 미래의 경로를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내가 이 불확실한 현재를 확신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확신할 수 없음을 문제삼아 현재를 의심할 필요는 전혀 없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현재를 계속 의심하게 되는 이유는 지금 찍은 점(현재)이 결국 선(인생)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한 친구가 순간의 선택이 내 미래를 좌지우지 할 것 같아 어떤 선택도 하기가 두렵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런 면에서 Connecting the dots를 문자 그대로만 받아들이면, 조금은 무책임한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재가 미래에 어떻게든 영향을 끼친다면서, 어떻게 마음 놓고 꿈만 좇을 수 있을까? 인생에는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잘못 들었다고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이 명언을 너무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생에 수많은 점들을 찍었다면, 결국 연결짓는 것도 내 몫 아닐까? 필요 없을 것처럼 보였던 점이 연결지어질 때의 짜릿함. 사실 내가 연결지으려고 하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와 반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찍었지만, 찍고 보니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면 연결짓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그러니까 모든 점을 이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조금은 망설임 없이 점을 찍어보는 것도 방법이겠다.


지금 현재에 충실함으로써 나의 입지를 다지는 것. 보통 순간에 몰입해 최선을 다했던 일들이 삶에 어떤 의미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현재를 믿을 만한 경험으로 만들어 스스로의 경험치를 쌓아야만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의미없게 보이는 현재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 내가 충실하게 보낸 오늘은 곧 떳떳한 어제가 되어 내게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줄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한 조각씩 퍼즐을 맞춰야겠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퍼즐을 즐겨했으니 퍼즐맞추기라면 자신있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간혹 다른 퍼즐의 퍼즐조각이 섞여있을지는 몰라도… 어쨌든 퍼즐은 언젠가 맞춰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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