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의 출처] MSG는 몸에 해롭다

by 한경수

"여기는 MSG 안 넣습니다."


식당 입구에 이 문구가 붙어 있으면 안심이 된다. MSG는 나쁜 것이다. 화학조미료니까. 몸에 해로운 것은 당연하다. 출처를 물을 필요가 없을 만큼 당연하다. 그런데 추적해보면, 논문이 아니라 편지 한 통이 나온다. 그리고 그 편지가 진짜인지조차 논쟁 중이다.


1968년 4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짧은 독자 편지가 실린다.

메릴랜드의 의사 로버트 호만 콱이 쓴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미국에 온 이후 중국 음식점, 특히 북방 요리를 먹을 때마다 이상한 증상을 겪습니다. 식사를 시작한 지 15~20분 후 목 뒤의 저림, 팔의 무감각, 심계항진이 시작되어 약 2시간 지속됩니다."


콱은 원인으로 세 가지 가능성을 나열했다. 간장의 나트륨, 요리용 술, 또는 MSG. 확정하지 않았다. 편지 끝에 이렇게 썼다. "이 분야를 연구할 인력이 없으니, 의학계 동료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질문이었다. 답이 아니었다. 연구 논문도 아니었다. 동료 심사도 없었다. 독자 편지란에 실린 한 사람의 경험담이었다.


NEJM 편집부가 이 편지에 붙인 제목: "Chinese-Restaurant Syndrome(중국 음식점 증후군)."

이 편지가 진짜인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2018년, 콜게이트 대학의 수사학 교수 제니퍼 르메쥬리에가 MSG 공포의 확산 과정을 연구하던 중, 하워드 스틸이라는 97세의 정형외과 의사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스틸의 주장은 이랬다. 그 편지는 자신이 쓴 것이다. 동료 의사가 "정형외과 의사는 NEJM에 논문을 실을 만큼 똑똑하지 못하다"고 놀리자, 10달러를 걸고 내기를 했다. 중국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은 뒤 집에 돌아와 편지를 날조했다. 증상도 꾸며냈고, 이름도 꾸며냈다. "로버트 호만 콱(Ho Man Kwok)"은 "human crock" — 속된 말로 "허튼소리"의 말장난이라는 것이다.


스틸은 편지가 통제 불능으로 퍼지는 것을 보고 NEJM에 여러 번 철회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스틸은 그해 97세로 사망했다.


그러나 로버트 호만 콱은 실존 인물이다. 그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존재를 증언했고, 국립생물의학연구재단에 재직한 기록이 남아 있다. 편지가 콱의 진지한 질문이었는지, 스틸의 10달러짜리 장난이었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확정되지 않은 편지 한 통 위에 반세기의 공포가 세워진 것이다.

편지가 실린 뒤 한 달 만에 10명의 의사가 반응 편지를 보냈다. 전부 중국 음식을 먹은 뒤 이상 증상을 겪었다고 했다.


그런데 증상이 제각각이었다. 실신, 등 경련, 발한, 어지러움, 턱 저림, 얼굴 당김. 어느 두 사람도 같은 증상을 보고하지 않았다. 발생 시간도 제각각이었고, 특정 지역에서만 나타난다는 주장도 있었다. 콱은 북방 중국 요리와 남방 중국 요리를 구분했지만, 다른 의사들은 그런 구분 없이 "중국 음식 전체"를 묶었다.


NEJM 편집부는 이 반응 편지들을 실으면서, 증상의 지리적 분포가 기이하다는 등 의심을 내비치는 논평을 함께 실었다. 편집부조차 반신반의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문들은 이 뉘앙스를 읽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의 1968년 헤드라인: "중국 음식의 저주, 정체가 밝혀지다."


실험도 뒤따랐다. 한 연구는 쥐의 위에 MSG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었다. 사람이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조건이었다. 초기 실험들은 비현실적으로 높은 용량을 사용했다.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면 "MSG는 위험하다"는 기사가 나왔고,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도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1993년, 호주 연구팀이 이중맹검 실험을 수행했다. 현실적인 용량의 MSG를 건강한 성인에게 음식과 함께 제공했다. 결론: MSG와 증상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 없음. 이후 반복된 대규모 연구들도 같은 결론이었다. 미국 FDA는 MSG를 "일반적으로 안전한(GRAS)"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같은 MSG가 수십 년간 미국인의 식탁에 올라 있었는데, 왜 "중국 음식"에 연결된 순간에만 공포가 시작됐는가.


1968년 이전부터 미국인들은 캠벨 수프, TV 디너, 도리토스에 들어간 MSG를 먹고 있었다. 아무도 이상 증상을 보고하지 않았다. 파마산 치즈에도, 토마토에도, 감자칩에도 글루탐산은 자연적으로 들어 있다.


페퍼로니 피자에는 나트륨이 가득하다. 그러나 "이탈리안 피자 증후군"은 존재하지 않는다. 랜치 드레싱에도 MSG가 들어 있지만, "아메리칸 드레싱 증후군"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MSG가 "중국 음식"에 연결된 순간, 성분이 아니라 문화가 의심받기 시작한 것이다.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시선의 문제였다.


한 과학사학자의 요약이 이 구조를 정확히 찌른다. "중국 음식에 MSG가 연결되기 전까지, 미국인들은 수십 년간 MSG를 먹으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동아시아에서는 하루 평균 1,700mg의 MSG를 섭취한다. 미국인 평균 500mg의 세 배 이상이다. 그런데 동아시아에는 "중국 음식점 증후군"이 없다. 누군가가 물었다. "중국에서는 왜 모든 사람이 두통에 시달리지 않는가?" 답은 간단하다. 해로운 물질에 의한 증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루탐산은 토마토에도, 치즈에도, 간장에도, 모유에도 들어 있다.


1908년,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다시마 국물에서 분리해 감칠맛의 정체를 밝힌 물질이다. 인류가 수천 년간 먹어온 맛이다. 그러나 "MSG"라는 세 글자가 붙는 순간, 같은 물질이 독이 된다. "글루탐산나트륨"이라고 쓰면 화학 물질 같고, "감칠맛 성분"이라고 쓰면 자연스럽다. 같은 물질이다. 이름이 내용을 지배한 것이다.


"당연한 것들의 출처" 본 시리즈 1편에서는 잡지 기사 하나가 아침식사의 상식을 만들었다. "먹는 것의 출처" 1편에서는 독자 편지 한 통이 반세기의 공포를 만들었다. 잡지 기사보다도 가벼운 형식이다. 논문도 아니고, 연구도 아니고, 동료 심사도 없는 편지. 그 편지가 장난이었을 가능성까지 있다.


그리고 이 공포는 지금도 작동하고 있다. "MSG 무첨가"가 식당의 품격이 되고, "화학조미료"가 죄책감이 된다.


출처는 편지 한 통이었다. 출처를 묻지 않으면, 편지 한 통이 식탁 전체를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