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계신가요?"
"당신은 인플루언서인가요?"
이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잠시 멈칫했다. 링크드인에서의 활발한 활동이 누군가의 눈에 '인플루언서'로 비쳤다니, 흥미로우면서도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인플루언서'란 단어는 현대 사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주로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그들의 의견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지칭한다. 패션 인플루언서가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기술 분야 인플루언서가 최신 기기 리뷰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하지만 '영향력'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팔로워 수나 '좋아요' 숫자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진정한 영향력은 숫자가 아닌, 신뢰와 관계의 질에서 나온다는 것을.
예를 들어, 한 중소기업 CEO가 자신의 경영 철학과 실패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글은 수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유명 인플루언서의 글만큼 많은 '좋아요'를 받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는 훨씬 더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잠재적 인플루언서다. 동시에 우리는 모두 '인플루언시(influencee)'이기도 하다. 이는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는 대상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그 영향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포함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한 직장인의 업무 경험 공유가 다른 전문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고, 동시에 그 역시 타인의 글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인플루언서이면서 동시에 인플루언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 인식하고, 그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진정성 있는 소통과 가치 있는 정보 공유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결국,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인플루언서'이자 '인플루언시'다. 중요한 것은 이 상호작용의 순환 고리에서 어떤 가치를 전파하고, 어떤 영향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상의 영향력을 넘어, 우리의 일상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래서 이제 "당신은 인플루언서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네, 저는 인플루언서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인플루언시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말이죠. 중요한 건 그 영향력을 어떻게 사용하고 받아들이느냐입니다. 당신은 어떤 영향을 주고 받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영향력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