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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보이 Jan 28. 2024

[Book Review] 동물권력

오랜동안 장바구니에 담아두던 책을 이제야 완독 했습니다. 환경논픽션 작가이자 기자인 남종영 작가의 <동물권력>입니다.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에 깊이 있는 통찰을 얻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전혀 모르던 분야의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 책이었습니다. 


인간만이 이 세계의 주인공이자 지배자인가? 특정 동물은 왜 가축화가 되고 길들여졌을까, 똑같은 동물인데 인간은 왜 어떤 동물은 먹고, 어떤 동물은 입고, 어떤 동물은 이불속에 함께 데리고 자는 모순적 행동을 하는가?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게 한 책이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재밌게 읽으실 수 있겠습니다. 책에서 배운 6가지 lesson 공유해 봅니다.



1. 최초의 인간-동물 협력

사피엔스와 개는 매머드를 사냥하며 경쟁자인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육식성 포유류를 앞질렀다. 네안데르탈인은 경쟁에서 밀려나 도태됐다. 다른 육식성 포유류도 마찬가지였다. 사피엔스-개 동맹은 지구 생태계를 바꾸었다.


2. 우유를 먹으면 설사하는 이유

원래 인간을 비롯한 대다수의 동물들은 젖먹이 때에만 락테이스 효소를 분비해 유당을 소화시켰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효소 분비가 중지되면서 우유를 먹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가축화로 인해 인간이 동물의 젖을 먹게 되면서 DNA의 한 부분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났고, 지금은 성인이 되어서도 락테이스를 분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우유만 먹었다 하면 설사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전통적으로 목축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아시아 사람들에게 락테이스가 나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은 우리 몸의 진화가 동물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3. 로마 제국의 잔혹한 시민들

동물은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대규모로 동원됐다. 참혹한 살육 공연이 얼마나 방대하게 이뤄졌냐 하면, 기원전 2년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마르스 신전을 봉헌할 때 사자 260마리가 살육됐고, 로마에서 새 콜로세움이 개장할 때는 100일 동안 동물 9,000마리가 죽음의 쇼에 동원됐다는 기록이 있다. 로마 시민은 왜 그렇게 잔혹했을까? 지금의 도덕 잣대로는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지만, 내면의 잔혹성을 끄집어내 합리화해 줄 제도만 있다면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잔인해질 수 있는 모순적인 존재다. 


4. 노동하는 동물의 생산성 저하가 산업화를 이끄는 계기

동물은 기계가 아니었다. 동물의 파업과 태업, 부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인간은 진짜 기계를 만들었다. 기차와 자동차가 발명되고, 도시의 거리에는 전차가 다니기 시작했다. 혹사당한 말들이 죽어 나가자, 비싼 말을 들여야 하는 기업가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기술혁신이 일어났다. 100년이 지난 지금, 기차와 자동차 그리고 농기계는 동물을 완전히 대체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옆에 존재하는 노동자 동물도 있다. 18세기 막장을 기던 영국 탄광 노동자처럼, 열악한 동물원, 수족관, 야생동물 카페 등에서 일하는 동물은 지금도 막장을 긴다.


5. 버펄로가 학살당한 이유

백인들이 버펄로를 무지막지하게 죽인 이유가 있다. 첫째, 버펄로를 사냥하며 사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효과적으로 굴복시키기 위해서였다. 버펄로는 원주민 생계의 버팀목이나 다름없었다.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었고, 가죽과 뼈는 의복과 텐트를 만드는 데 이용됐다. 백인들은 버펄로를 잡아들이면 원주민의 삶이 말라비틀어진다는 걸 알았다. 둘째, 이 넓은 땅에 긴뿔소나 다른 육우를 풀어 울타리를 치고 사육하기 위해서였다. 1만 5,000년 동안 이어져 온 원주민의 삶과 땅은 버펄로와 함께 하루아침에 끝장났다.


6. 최초의 대량 생산은 헨리 포드의 자동차 공장이 아닌 도축장

시카고 유니언 스톡 야드는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 자본주의의 실리콘밸리였다. 현대 자본주의의 아이디어와 혁신은 자동차 산업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작은 자동차 공장이 아니라 도축장이었다. 유니언 스톡 야드는 미국 최초로 일관 생산 라인을 도입한 공장이었다. 1913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최초로 자동차 제작 공정에 도입한 헨리 포드는 시카고의 도축장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현대인이 동물을 대하는 심리적 태도를 바꾼 것이 이 도살장이 남긴 어두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북리뷰 #독서 #동물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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