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왜 그랬을까? 2탄
처음 만난 여자 팀장님
나는 그다음 날도 그 다다음 날도 질투의 화신인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게 불편해졌다.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거는 게 여자 알레르기를 다시금 돋게 했다.
살면서 해외여행 한번 가본 적 없단 그녀는 첫 해외출장에 신경이 팔렸었다. 그녀가 출국 비행기를 타고 떠날 때,
나는 대표에게 식사를 요청해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다고 퇴사 의사를 밝혔다.
이러면 안 된다라고 연신 말하던 대표 앞에서 그녀의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다 지나면 대표도 알거라 생각했고 모른다면 대표도 똑같은 사람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 이후로 난 어느 회사에 가던 여자 직원들과 아예 말을 섞지 않았다. 이런 감정적인 골을 회사에 얘기하면 관계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아무 일 없이 넘어가는 게 오히려 문제를 만들지 않는 선택이었다.
이직을 한 회사에서 여자 팀장을 만나게 되면서 대화를 해야만 했다.
업무를 같이 하다 보면 합을 맞춰야 하니 친해지는 거리를 만들어야 했다.
그녀의 서브를 잠시 맡았던 나는 여자 팀장의 팀원을 찾아주며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그 팀원을 찾기 위해 이력서를 검토하고 면접을 진행을 하는데 온 힘을 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힘을 쏟아 뽑은 그녀의 팀원과 나는 업무방식 차이로 불협 화음이 생겼다.
그 일로 면담을 해도 팀장이 아무런 조치를 취해 주지 않아 힘든 경우가 발생했다.
어느 부분이 힘들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라고 했을 때, 팀장은 본인도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너네 어떡하니라는 말과 함께.....
계속적인 면담을 시도했을 때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을 미뤘고 더 이상 내가 말을 걸 수 없도록 피해 다녔다.
팀장은 나의 감정적인 호소를 풀어줄 수도 들어줄 수도 없어 일을 외면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녀는 이런 일이 처음이었고 팀원과 내가 어차피 물과 기름처럼 친해질 수 없는 사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일이 해결이 되지 않아 나는 이 상황을 더 위에 보고 할 수밖에 없었다.
상부에서는 단합회 방식으로 강제로 회식을 하여 일을 종결하기 원했다. 술을 마시며 서로가 다른 점을 인정하고 웃으며 마무리하라는 것이었다.
그래. 이게 내 회사생활을 연장하는 것이라면 그런 척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 잘 지내는 척한다면 불협화음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던 일은 나중에 아주 크게 일어났다.
그 팀원이 잘못한 일을 내가 뒤집어쓰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여자 팀장은 팀원을 지키기 위해 중간관리자인 내가 제대로 확인해 주지 않은 것을 얘기했다.
이런 일에 신물 이난 나는 전후 상황 설명 없이 입을 닫았다.
회사일이 터질 때 잘못 한 사람이 내가 아니어도 '네 '라는 한마디로 어찌어찌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 내가 겪은 최초의 사건이었다.
회사에는 질투의 화신만이 있는 게 아니라,
몰라서 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앞으로 성별 구분 없이 더 많은 성격을 만나게 돼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일도 계속 펼쳐질 수밖에 없는 게 회사였다.
일을 뒤집어쓴 이후 죽을 만큼 미워도,
내가 도움을 받게 되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도움을 주는 일도 있고
지나고 나면 어쩔 수 없었겠지. 그녀도 처음이었겠지 하며
내 마음을 수련하는데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