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첫눈 오던 날을 기억하나요?
아침부터 하늘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영하라는 말에 놀라 두껍게 여며입고 온 외투에도, 흐린 구름 위 감도는 먹빛 기운에도 설마하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설마 이렇게 갑자기, 느닷없이 오늘이 첫눈 오는 날이 될 줄은 몰랐거든요. 갑자기 생각지 못했던 친구가 찾아온 것만 같은 선물같은 이 기분에 온통 마음이 싱숭생숭.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 소리를 따라 통통통. 어쩌면 좋을까요. 아직 퇴근 시간은 저 멀리 있는데. 자꾸만 생각나네요. 그리운 사람들과 우리가 함께했던 첫눈에 대한 추억들이 창밖 눈송이와 함께 온통 머릿속을 휘저어 놓는 군요. 눈이 펼쳐진 창밖의 공간을 보고 있자면, 아.. 안되겠어요. 이런 날엔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따뜻하게 머그컵에 쥐고서 마음을 다잡아 봐야겠어요. 그런다고 이 들뜬 마음이 쉬이 가라앉지는 않겠지만. 왜 이럴까요. 이게 뭐라고. 앞으로 내릴 수많은 눈의 처음 일 뿐인데. 왜 마음이 포근해 지나요.
눈 송이처럼 부드러운 우유크림을 올린 밀크 티 한 잔.
진한 홍차의 향기를 부드럽게 덮어주는 우유의 따스하고 푸근한 기운.
이 순간, 당신께 추천드려요.
부엌 위 선반 속에 굴러다니는 홍차티백이 하나라도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