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하고 고요한 농원의 겨울
추수가 끝난 들판에 서리가 내리면, 푸르던 들판은 온통 흙빛으로 변합니다. 거대한 병풍처럼 서 있는 숲의 나무들도 이미 떨어진 낙엽들로 앙상해지기 시작하고. 농부의 세상에서 색조가 빠지기 시작하면, 1년에 단 한번 유일한 방학이 시작됩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간간이 김장을 담그거나, 저장해 둔 배를 가지고 배즙을 짜거나, 담궈둔 식초를 내리는 보충수업은 남아 있지만요. 이 계절의 아버지는 유일하게 농부의 모자를 벗고, 마음껏 사진을 찍기도 하고 밤이면 붓을 들고 붓글씨를 쓰곤 하시죠. 올해도 벌써 한 해가 가고 그 춥고 고요한 시간이 돌아왔나요. 수고하셨습니다. 싹트는 봄날과 땀흘리는 여름을 지나 힘든 수확을 거친 이 가을날을 전부 마무리하신 아버지, 혹은 모두 농부님. 정말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