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안의 공기는 누가 가져갔을까?
동네 에스프레소 바에 가기 전에 어제부터 생각하던 것을 적어본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55조에 인수하기로 하여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일과 관련된 소식을 여러 채널을 통해 듣고 있다가 문득 최근 이어지고 있는 나스닥 하락의 이유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적어보기로 했다.
아마 나스닥 하락의 실제 이유는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식량, 자원난 등이 있겠지만 내가 그런 것들을 세세하게 따져보고 글을 쓸 재주는 없고 다만 이런 생각도 조금은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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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해 여러 해석이 존재하는데 간략하게 살펴보면
일론 머스크는 통제받지 않는 SNS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하고 이를 위해 주식을 모두 매입해 비공개 회사로 만든다고도 하였다. 본인의 생각이 확고하다면 일리가 있다.
누군가는 일론 머스크가 로봇이나 테슬라의 언어 습득 개발을 위해 트위터가 갖고 있는 언어 데이터베이스를 쓰려고 샀다고도 했다. 이것도 사업의 영역이나 진행과정을 보면 일리가 있다. 그리고 비상장 회사가 되면 여러모로 딴지를 걸기도 힘드니 이것도 설득력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그의 사업에 대한 진행방향이니 오늘 다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론 머스크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조만간 다른 글에서 한 번 더 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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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오늘은 왜 트위터의 인수가 나스닥의 하락을 불러온다는 상상을 하게 되었는지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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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자금은 총 55조로 시장에서 이야기되는 트위터의 가치를 상회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과감한 딜이 성사될 수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인수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절반은 대출을 하고 절반은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여 확보하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주주들의 비난이 있어 일론 머스크는 자금 확보를 위한 매도는 이제 끝이 났다는 트윗을 하기도 했다.
여기서 잠시 여러 기업들의 주가 대비 현 상황을 살펴보자.
2019 코로나를 기점으로 나스닥의 IT 주식들은 모두 크게 상승하였는데 테슬라도 마찬가지였다. 테슬라는 그중 대장이라 할만한 움직임을 보였고 천슬라라는 별칭까지 갖게 되었다. 당시 테슬라의 주가가 매출에 비해 높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현시대의 셈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이야기하며 축적된 기술과 미래의 가치를 보면 아직도 저평가 구간이라는 이야기는 지금도 나오고 있다. 나는 이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도 생각한다. 아무도 미래를 알 수 없으니까. 다만 어떤 물건의 가치라는 건 지금을 기준으로 가늠하는 경우가 많고 앞서 이야기했듯 이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주어진 현실에서 가늠할 필요가 있다.
나는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한 이유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테슬라가 보여주는 자동차의 미래이고 하나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가치에 동조하는 가치의 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치연대는 앞으로 테슬라가 기술지배를 통해 더 큰 매출을 불러올 것이다라는 예상하는 집단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여기서 일론 머스크가 주식을 매도하며 이탈한 것이다. 이건 꽤 큰 상징성을 갖지 않을까?
표면적으로는 그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일 수 있다. 언론의 자유를 추구한다고 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는 것일 수도 있고 비밀리에 로봇에 언어 학습을 위한 인수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당장의 이유는 알 수도 없고 빠른 매출 신장 또한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트위터의 인수 가격이 과하다고 이야기되고 있다. 이 말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 매도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일론 머스크는 그런것을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지만 ...
그런데 트위터 인수에 사용된 금액의 절반이 그동안 누적된 버블의 크기에서 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터질 버블 안에는 현금이 가득 차 있었고 그 버블을 누가 터트리느냐의 문제였던 것이라면 가장 먼저 크게 터트리는 사람이 최대의 수혜자가 될 수 있고 그 용도는 버블인 만큼 의미 없게 사용된다는 것도 괜히 상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의심에 힘이라도 실어주듯 빌 게이츠는 테슬라에 6000억 규모의 공매도를 진행 중이다. 이 말은 시장에 버블이 있다고 해석하는 주요 참여자들이 포진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이것은 모두 감정의 이야기이다.
코로나로 인한 모두가 인정하는 주가의 버블이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버블이 아니라 하나의 연대나 미래의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누군가는 꺼내 쓰기 좋은 이상 매출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버블로 만들어진 여분의 이상 매출을 트위터 매입이라는 다수가 공감하지 못하는 기업 매수에 썼다는 사실이 가치 해석의 충돌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해석을 내린 사람이 안타깝게도 가장 기술의 첨병에서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믿어온 카리스마 일론 머스크이기에 시장의 다른 참여자는 트위터 매수를 위한 테슬라 매각을 버블의 붕괴로 읽지 않았을까?
물론 그렇다고 테슬라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 다만 트위터 인수를 위한 테슬라 주식 매각이 여러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에 유효한 방아쇠를 당겼다는 해석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 적어보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