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인터넷으로 돈을 벌고 싶었던 Nathan은 블로그를 시작하고 800명정도 되는 구독자들 모았을 때 전자책을 팔기 시작한다. 그리고 3개월동안 2개의 전자책을 만들고 매출 $80,000을 달성한다. 기막힌 세일즈 과정이나 고도화된 퍼널이 있나 했는데 Nathan은 전자책 출간 전후 과정과 결과를 블로그 구독자들과 공유했다고 한다. 간단해서 정말 이게 전부인가 싶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거만큼 확실하게 이기는 전략은 없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Authenticity will stand out when everyone trying to fake each other.
정말 단순하다. 심리상 사람은 고생하고 힘든건 감추고 좋고 멋진 것만 공유하려고 한다. 인스타그램의 초기 성장 속도를 보면 이 심리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재밌게도 사람은 본인의 상처나 단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더 큰 공감과 신뢰도를 준다. 100만 유튜버는 100만명에게 본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다. 심리 저항선을 뚫고 기꺼이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에게 시장은 엄청난 신뢰와 보상을 준다. 10년동안 유튜브를 한 Mr.Beast는 작년에만 680억을 벌었다.
Nathan은 플랫폼을 비디오가 아닌 텍스트로 골랐던 것 뿐이고 방식은 동일했다. 커뮤니티 x Rapport = 매출. 이 뻔하지만 마술같은 공식을 둘 다 빠삭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하루는 마케팅을 하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리고 이 대화는 Nathan의 인생을 바꾼다.
“야, 너 이메일 마케팅? 이거 하는거야? 이거 트위터나 페이스북보다 전환율 높은거 같다”
“항상 그래왔는데 어디에 있었던거야?” 라는 친구의 칼같은 한마디. 동굴 속 원시인이 불을 발견한 느낌 아니었을까 싶다.
머리에 전구가 켜진 Nathan은 계산기를 두드리게 되고… 트위터 팔로워보다 이메일 구독자의 전환율이 무려 15배 높은걸 알게 된다.
이때부터 이메일에 올인! 오랫동안 써왔던 만큼 질좋은 글이 많았지만 오래된 글은 아무도 안 읽는게 아쉬웠던 Nathan은 새롭게 가입한 이메일 구독자를 위한 시퀀스를 만든다. 즉 인기 많았던 글을 다시 보여줬다. 그리고 구매 내역이 있는 구독자에게는 별도의 이메일을 보냈다.
당시 메일침프를 사용하던 Nathan은 원하는 기능이 없어서 매번 고민했다고 한다. 본인같은 블로거나 크리에이터를 위해서 최적화된 이메일 마케팅 툴은 없나 고민하다 결국 본인이 만들기 시작한다. 이게 Convertkit의 시작.
거대한 회사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만들면 이기고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존재하는 제품의 최악의 리뷰를 보고 거기서부터 만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PMF는 이미 기존 플레이어가 찾아뒀고 거기서 보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도 충분히 먹을 파이는 있다.
AWS가 클라우드 사업으로 PMF를 찾아뒀고 베스핀글로벌이 클라우드 도입이 어렵다는 점을 패인 포인트로 시작한거처럼, Shopify가 이커머스 사업으로 PMF 찾아뒀고 Social Snowball이 광고없이 브랜드의 추가 매출을 만들어준 것 처럼 Nathan도 똑같은 플레이북을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레거시 플레이어들의 별점 1개 리뷰부터 공략하는건 위닝 공식이라고 생각한다. 시장도 존재하고 소비자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바로 Working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2012년말 Nathan은 SaaS 회사를 차리겠다! 6개월 안에 월매출 5,000불! 이라는 목표를 블로그에 공유한다. 전자책 팔았을 때처럼 잘되면 좋겠지만 6개월 뒤 Nathan은 절반도 안되는 2,000불을 달성하고 이후에도 1,300불로 내리막길을 걷는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안된거라면 접는게 맞지만 Nathan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저축했던 50,000불을 투자한다.
테크회사라면 있을법한 팬시한 성장 전략은 없었다. 콜드이메일, 콜드콜하면서 메일침프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에게 어떤게 문제인지 물었다. 그리고 Convertkit를 권유했고.
이때 Nathan은 구독자들을 Convertkit로 옮기는건 귀찮은 일이며 어떻게 해야되는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을 반복적으로 받게 되고 결국 본인이 직접 나서서 무료로 옮겨줬다. 이때 처음 옮겨준 사이트는 한달에 고작 29불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Objection handle + Free service 전략으로 다음해 Nathan의 회사는 월매출 $98,000을 달성한다. 힘들어도 먹히는 전략이니 이때는 정말 허슬 정신으로 해낸 것 같다.
Nathan은 아주 작은 니치까지 파고 들어서 세일즈를 했다. 본인이 평소 B2B SaaS 아웃바운드 마케팅에 관심있고 새로운 서비스 A를 제안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세일즈 1 : 구글, 넷플릭스, 아마존이 A를 사용한다.
세일즈 2 : 세일즈포스 CRM 팀의 마이클과 지난 주에 계약을 맺었고 이번주에는 아폴로의 COO 케빈과 미팅이 잡혀있다.
어떤게 더 먹힐지는 안봐도 뻔하다. Nathan은 해당 니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만한 사람부터 공략하면서 세일즈했다고 한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Convertkit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입소문이 날 것이고 모두가 사용하기 시작하는건 시간 문제겠지.
고든램지가 요리할 때 쓰는 접시라고 홍보하는 것보다 이탈리아 파스타 블로그를 운영하는 레스토랑 오너에게 접시를 파는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이야기.
외부 투자없이 회사를 키워온 Nathan은 직원들을 보상해주기 위해 내년 여름에 일부 주식을 매각한다고 한다. 이전에도 지분 거래를 진행했으며 수십명의 Convertkit 직원들은 보유 주식을 매각해서 집도 사고 빚도 갚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친구였던 헙스팟 CEO도 관심을 표했었고. 관심있는 VC나 개인 투자자라면 연락해보면 좋겠다.
전자책 팔 때부터 솔직함으로 승부를 본 Nathan은 오늘날까지 회사 매출과 Churn까지 다 공개하고 있다. 블로그로 시작해서 월매출 35억의 SaaS가 되기까지 Nathan의 핵심 전략은 투명성 하나뿐이다.
잘하든 못하든 집요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투자 제의와 전략적인 자문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모두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단점은 숨기려고 하고, 혹시나 누군가 아이디어를 훔쳐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때 정면승부를 하는건 대단한 용기이자 차별화 그 자체였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이렇게 할까. 커튼 뒤에서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고 이야기하는건 모든 회사라면 고민해볼만한 또다른 성장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보여주는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2023년은 Authenticity를 가져가는 회사만 살아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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