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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브니어 Dave Near Oct 24. 2017

‘클래식이 알고싶다’를 시작했다

데이브니어의 팟캐스트 이야기

우리 회사에서 제작한 팟캐스트들이 꽤 많다. ‘재즈쇼아몰랑’은 ‘뮤직쇼아몰랑’으로, 이후 ‘뮤지컬타임즈’, ‘ㅍㅍㄱㄱ’ 등이 통합되면서 ‘김프로쇼’로 재탄생했고, ‘김프로쇼’ 안에 있던 영화가 빠져나와 ‘씨네마스타’로 런칭했다가 2017년 봄에 리부트한 ‘김프로쇼’가 영화와 시사를 통합한 형태가 되었다. ‘김프로쇼’는 2017년 7월 전후로 독립을 했고, ‘재즈박살’은 ‘오늘의악기’, ‘재즈인사이드’ 등과 통합되면서 ‘재즈가 알고싶다’로 발전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팟캐스트 전체 순위를 보면 나꼼수 4인방을 중심으로 그들이 진행하는 콘텐츠들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를 팟캐스트로 변환한 것들을 거둬내면 외국어 공부, 경제 공부, 개그 등의 프로그램이 남는다. 그것들을 거둬내면 작은 규모의 개인/회사에서 제작하는 것들 중에 ‘재즈가 알고싶다’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물론 최근 2년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청취자들도 콘텐츠에 익숙해졌다. 개편을 통해 인물과 내용들이 새로워져야 하기도 하고, 여름 내 쉬었던 라이브 연주도 부활해야 한다. 팟캐스트가 주목을 받고 ‘JAZZ DAY/NIGHT’같은 공연으로 이어졌지만 페스티벌도 많아지고 재즈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더 많아지면서 재즈 동네의 분위기 활성화에 보이지 않는 여진을 일으킨 정도가 되었다. 개별 인물들이 더 두드러지고 자체 발광하는 일도 있어야 겠지만 인물 중심의 폭발보다는 ‘히스토리’, ‘명반’ 등 콘텐츠의 본질을 건드리는 무게감있는 이야기를 적당한 선에서 선택하고 소개하는 것이 더 인기를 이루고 있다. 뮤지션 개개인에 대한 매력도 더 높아져야 하고, 콘텐츠의 구성과 청취자와의 소통에도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뮤지션의 매력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어떤 이는 그것을 잘 활용하고 어떤 이는 전적으로 떠먹여 주길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 역할은 우선 명확하다. 각자 준비하는 만큼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잘 담아서 전달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재즈가 알고싶다’의 미래는 방송 채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먼 미래에는 궁극적으로는 연주자들과 청자들을 만족시키는 레이블로 발전할 것이다. 팟빵 중심의 팟캐스트 방식도 언제나 영원하리란 법은 없다. 다양한 채널 확보와 수요자 파악이 큰 성과다. 숙제는 그들에게 거듭 만족과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사실. 


그 와중에 ‘클래식이 알고싶다’를 시작했다. 머릿속 상상과 구상은 일년 여 전부터 있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여건이 되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더 미루면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고 ‘재즈가 알고싶다’의 저력과 가속도로 어느 정도 인기가 유지될 것을 기대하기에 ‘클래식이 알고싶다’의 런칭을 늦추지 않았다. 게다가 그것을 구성하기에 뜻과 실력이 맞는 아티스트를 만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계기였다. '클래식이 알고싶다: 래알'출발한 이후, 기존에 많은 에피소드를 녹음하고 편집했던 경험들이 있다보니 청취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는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용과 성실성이 가장 중요한 소스인데 지금의 출연자, 작가, 프로듀서 팀은 그 힘을 갖추고 있다.


벅스에서 ‘재즈가 알고싶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재알’콘텐츠와 브랜드가 어느 정도 먹히고 있다는 것이고, 벅스에서 나온 에피소드만 ‘데이브니어의 재즈가 알고싶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역시 아이튠즈 등에서는 제법 순위가 높은 편이다. 벅스를 듣고 팟캐스트에서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조만간 ‘재즈가 알고싶다’의 운영팀을 보강할 예정이다. 피리어드1이 끝나고 2번째 피리어드가 시작된다. 시즌으로는 3번째. 다부진 콘텐츠, 그리고 이제는 실제로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저공비행중이다. 그와 더불어 뒤늦게 시작했지만 ‘클래식이 알고싶다’의 저력과 힘이 프레토의 여러 다른 콘텐츠들과 맞물려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사람들의 필요와 요청이 눈에 보이고 들릴 때는 더 쉽다. 하지만 말하지 않지만 느끼고 전달되는 메시지들을 읽어야 할 때가 제일 어렵다. 조금 소홀하면 이미 마음이 저 멀리 가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때론 그 느낌을 무시하고 현실 데이터로만 대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되도록 늘 예의있게 신중하게 부드럽게 따뜻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천성이 그게 안되기 때문에 노력해야 한다. 때론 동네 여기 저기서 남탓만 하는 경우도 느끼고 뒷말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경험한다. 결국 이야기는 돌고 돌기 때문에 내 귀에도 들어온다. 하지만 되도록 내 앞에서 하는 말만 믿으면서 앞으로 간다. 그리고 아티스트는 음악으로 승부해야 하기에 연습하는 자세, 무대에 대한 존중, 음악에 대한 열정, 그 모든 것보다 중요한 인격과 인성에서 실망을 주는 경우, 노력은 하지만 자꾸 좌절하게 된다. 그때마다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어떠했는가 살핀다.


‘클래식이 알고싶다’는 당분간 좋은 반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방향과 방법들도 구상이 서 있는 편이다. 댓글에 많은 청취자들의 의견도 있고 아이디어 제안도 있다. 댓글 창에 올라오는 칭찬과 감사의 말들에 가슴 뿌듯하다. 하지만 그에 취하지 않고 그 다음 단계를 바라본다. 내 말을 믿고 함께 해준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것을 이루기 위해서. ‘재알’은 말할 것도 없다. 2017 가을 겨울 시즌을 지나며 우리의 콘텐츠들이 좀 더 여물고 단단해지길 기대해본다. 누군가가 바라볼 때 구멍가게에서 말하는 소박한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을까. 분명 그렇다. 그래도 꿈을 꿔본다. 진국을 우려내는 제대로 된 음식을 내놓는 곳으로 입소문이 자자해지기를. 정신을 차리고 불필요한 잡념을 거둬내고 또 실행하고 또 실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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