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저는 종종 글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 방법을 설명하려고 예시 문장을 떠올리다 보면, 제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원칙들이 새롭게 정리되기도 하고, 잊고 지냈던 표현의 감각이 갑자기 다시 살아나기도 합니다. 특히 한 문장을 어떻게 고쳐야 더 살아나는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저는 늘 제 글의 단점을 먼저 발견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글을 설명하는 행위가 결국 제 글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셈입니다.
수업 중 가장 역설적인 순간은 아이들이 제 설명을 ‘의외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저는 분명 단순한 비유를 들었는데, 아이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 비유를 확장시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글이란 결국 해석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교과서보다 정확한 진실을 배웁니다. 저는 가르치고 있다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언어의 자유로움 앞에서 겸손하게 배우고 있는 겁니다. 그들의 문장이 제 사고의 범위를 넓혀주고, 제가 쓴 문장을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종종 그런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떤 아이가 쓴 투박한 글 한 줄이, 제가 오랜 시간 고민해 온 문장보다 더 명확하게 마음을 움직일 때. “선생님, 저는 오늘 그냥 기분이 울렁거렸어요.” 이런 문장을 읽으면, 저는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기교’가 아니라 ‘진심을 놓치지 않는 용기’라는 걸 다시 배웁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글을 읽은 날엔 제 일기에도 군더더기가 줄고, 더 솔직한 문장을 남기게 됩니다.
결국 글을 가르치는 일은 제 글을 계속해서 다시 배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이라고 불리지만, 그들의 문장을 통해 저는 매일 다른 방식으로 글을 배우고 있습니다. 가르치려는 마음보다 배우겠다는 마음이 더 커지는, 그 역설적인 순간들 속에서 제 글쓰기 역시 조금씩 자라나는 것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