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강사가 되어 더 많이 듣게 된 말과 덜 듣게

by 모마

국어 강사가 되고 난 뒤, 제 일상에서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제가 듣는 말의 종류였습니다. 회사에서는 늘 숫자와 결과가 오가는 말들이 중심이었습니다. “이번 분기 목표”, “보고서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빠르게 처리해 주세요.” 같은 문장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했죠. 그런데 교실에 들어오고 나서는, 전혀 다른 결이의 말들이 제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하루라도 들리는 말이 달라지니, 마음의 온도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가장 많이 듣게 된 말은 ‘선생님, 이거 좀 봐 주세요’**입니다. 회사에서는 ‘검토해 주세요’가 부담스러운 요청이었다면, 아이들의 “봐 주세요”는 전혀 다릅니다. 실수해도 된다는 믿음이 깔려 있고, 자신이 쓴 문장을 누군가와 함께 읽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 말 한 줄에 아이들의 용기와 기대가 들어 있어서, 저는 어떤 일보다 먼저 그 요청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 외에도 “이게 왜 슬픈 걸까요?”,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해요?” 같은 질문도 자주 듣습니다. 회사에서는 결코 들을 수 없었던, 마음의 움직임을 해석해 달라는 말들입니다.


반대로 덜 듣게 된 말도 있습니다. 특히 “빨리요”, “지금 바로요”, “그건 효율적이지 않아요” 같은 표현들. 회사에서는 당연히 들리던 말들이 교실에서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대신 “조금 더 생각해 볼래요?”, “천천히 해도 괜찮아”, “시간 줄게” 같은 말이 오갑니다. 속도가 아니라 과정을 중심에 두는 언어들. 제가 덜 듣게 된 말만큼, 제가 덜 쓰게 된 말들도 많아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말의 방향 자체가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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