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학생 vs 어린 학생
강의실에서 어른들을 가르칠 때와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하게 존재하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 그 차이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각이 점점 또렷해졌습니다. 어른 학생과 어린 학생 사이에는 단순히 나이 차이 이상의, 관계의 온도와 속도가 달랐습니다.
강의실의 어른들은 스스로를 어느 정도 보호한 상태로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질문도 조심스럽고, 반응도 절제되어 있고,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데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서로가 ‘개인’으로 존재하는 만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 하고, 저 역시 그 거리를 인지한 채 말의 톤과 표정을 조절하게 됩니다. 강의는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이 더 크고, 배움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교실의 아이들은 그 모든 거리감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그다음에 말이 따라옵니다. 슬프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고, 궁금하면 바로 손이 올라가고, 집중이 흐트러지면 의자에 몸이 반쯤 걸친 채 저를 바라봅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설명보다 ‘함께 있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관계는 머리가 아닌 표정과 시선으로 만들어집니다. 거리를 재기보다는 서로의 마음이 먼저 닿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른 학생 앞에서는 조금 더 명확하고 논리적인 말이 필요했다면, 어린 학생들과의 교실에서는 관찰하는 자세와 기다림이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어른 학생과의 거리는 설명으로 좁혀지지만, 어린 학생과의 거리는 마음으로 좁혀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루를 지나고 나면, 강의실에서의 저는 ‘무엇을 가르쳤는지’를 떠올리고, 교실에서의 저는 ‘아이들이 어떤 얼굴로 있었는지’를 떠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