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해도 나오지 않던 우리 브랜드, 그래서 콘텐츠부터 시작했습니다
B2B SaaS 회사의 1인 마케터로 입사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우리 브랜드가 검색 결과에서 어떻게 보이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제품을 검색해 보니, 보도자료 몇 개와 연관 없는 게시물들만이 검색 결과를 채우고 있었어요. 공식적인 콘텐츠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이 상태로는 고객이 우리를 궁금해하다가도 신뢰감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대표님께 홈페이지 콘텐츠와 온드미디어 세팅을 제안드렸습니다. 저는 일단 광고보다 콘텐츠 먼저여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페이드 광고보다 콘텐츠 마케팅을 먼저 제안한 이유]
1. 광고는 광고 기간이 종료되면 더 이상 노출되지 않지만, 콘텐츠는 기간에 관계없이 우리 브랜드의 자산으로 축적됩니다.
2. B2B 구매 여정의 특성상, 고객은 한 번의 클릭보다 반복적인 정보를 접한 후 구매를 결정합니다. 그렇기에 광고보다 '정보 제공'이 고객과의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콘텐츠는 고객이 스스로 검색하고 찾아오게 만듭니다. 단순히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게 아니라, 고객이 가진 문제를 검색→인지→탐색→신뢰→구매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게 유도하죠. 이 과정이 고객으로 하여금 '자발적인 선택'으로 인지하게 만듭니다.
검색 결과에 우리 브랜드가 제대로 노출되지 않는 상황,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제품 초기 단계,
저는 단기 유입을 위한 광고보다는 고객의 검색 의도에 맞춰 신뢰를 쌓아가는 콘텐츠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콘텐츠 마케팅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검색량부터 확인해 봤습니다. 검색량 =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는 상한선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기획하기 전 주요 키워드의 검색량 먼저 살펴봤어요.
검색량을 확인하는 도구에는 'Google 트렌드', '네이버 데이터랩', '블랙키위', '키워드 마스터' 등 다양한 툴들이 있지만, 저는 ‘리스닝마인드 허블’이라는 툴을 활용해 봤는데요. (무료 버전으로 사용했습니다..)
이 툴은 검색량뿐만 아니라 고객의 구매 여정과 검색 의도에 대한 데이터도 제공해 주는데,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자 이용했습니다.
→ SEO 콘텐츠 작성에 활용하기 적합하겠다는 판단이었어요.
리스닝마인드 허블을 통해 검색해 본 결과, 우리 제품 연관 키워드의 검색량은 B2C 제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습니다.
‘CRM 솔루션’ 키워드 : 월평균 1,936회
‘CRM 마케팅 솔루션’ 키워드 : 월평균 59회
‘병원 CRM 솔루션’ 키워드 : 월평균 10회
저희 솔루션은 마케팅·병원 쪽에 가까웠기 때문에 검색량이 월 60회 미만이라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의문이 들었습니다. 검색량 =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는 상한선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우리 제품이 콘텐츠를 통해 노출될 가능성은 월 60회 남짓인 걸까? 검색량이 없는 시장은, 애초에 시장 자체가 작다고 봐야 하나? 그런데 그것은 아니었거든요. 우리 제품이 속한 실제 시장 규모는 결코 작지 않았어요. 이때부터 관점을 전환했습니다.
“검색량보다, 검색 의도가 담긴 키워드에 집중해야 한다.”
제가 내린 결론은, 검색량이 아니라 ‘검색 의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은 우리 제품을 직접 검색하지 않습니다. 대신, 문제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우리 고객이 실제로 검색하는 키워드]
- 마케팅 비용 줄이고, 고객 유치하는 방법
- 직원이 예약을 자꾸 놓칠 때
- 매출 높이기 위한 방법
고객은 문제 해결을 위해 검색을 시작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에 우리 솔루션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콘텐츠도 고객 여정을 하나하나 그려보며 콘텐츠 플랜을 기획했습니다.
콘텐츠 전략을 설계할 때, 저는 단순히 검색량이 높은 키워드 위주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고객은 ‘CRM 솔루션’ 같은 직접적인 키워드로는 검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검색을 시작하는 진짜 이유는 ‘문제 해결’입니다. 즉, 우리가 집중해야 할 건 검색 의도, 그리고 그 검색이 시작되는 고객의 문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겪고, 어떤 질문을 하게 되는지를 기준으로 고객 여정을 다섯 단계로 나누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설계했습니다
아직 고객이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 시점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고객의 무의식적인 페인포인트 (예: 성장이 정체된 느낌, 마케팅이 뭔가 비효율적인데 정확히는 모름)를 ‘문제’로 정의해 주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기에는 사고 리더십 콘텐츠로 접근했습니다.
예를 들어,
- 마케팅을 멈추기 위한 마케팅
- 마케팅, 생각부터 바꿔야 합니다
같은 콘텐츠를 통해 고객 스스로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인식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또한, 보도자료나 브랜드 스토리처럼 브랜드 메시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콘텐츠도 함께 배치해 초입에서 신뢰를 쌓았습니다.
고객이 “뭔가 문제가 있다”라고 느끼기 시작했지만, 해결책이 뭔지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는 검색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에는 실질적인 가이드 콘텐츠가 효과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 “OO님을 위한 마케팅 백서”
- “마케팅 체크리스트”
같은 콘텐츠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자’로 포지셔닝했죠.
우리 브랜드는 여기서 문제 해결 도우미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제 고객은 문제와 원인을 정확히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 솔루션이 실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능 중심 콘텐츠와 셀프 점검 도구를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 우리 가게 마케팅 현황 체크리스트
- CRM 도입 시뮬레이션 견적서
같은 콘텐츠를 통해 고객 스스로 “우리가 필요하다”라고 느낄 수 있게 설계했죠.
이 시점부터는 콘텐츠에 명확한 CTA도 함께 설계했습니다.
이제 고객은 몇 가지 브랜드 중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단계의 핵심은 경쟁사 대비 우리 브랜드만의 강점을 자연스럽게 설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객사례나 실제 후기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 우리랑 비슷한 업체가 어떻게 솔루션을 도입했는지
- 도입 전후 변화, 대표님이 직접 이야기합니다
와 같은 콘텐츠를 통해, 우리 브랜드가 더 적합하다는 확신을 전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선택한 이후,
내부 설명자료를 찾거나, 실제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혼란을 줄이는 콘텐츠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치 가이드, 활용법 콘텐츠, 도입 후 이야기 등
운영 중심 콘텐츠를 마련해
‘우리 솔루션은 끝까지 함께한다’는 인식을 심었습니다.
예를 들어,
- CRM 설치부터 활용까지: OO업체 도입기
- 이런 부분도 자동화할 수 있어요
와 같은 후속 콘텐츠를 배치했죠.
이렇게 고객의 검색 이유–인식 단계–결정 상황에 맞춰 콘텐츠를 설계한 결과, 단편적인 노출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된 유입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콘텐츠 흐름은 단지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전환율과 리텐션까지 이어졌습니다.
가장 좋은 콘텐츠 소재는 늘 고객의 말 안에 있었습니다. 세일즈팀과 매일 붙어서 고객 언어를 수집했고, 두 번 이상 반복되는 질문은 무조건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다른 고객사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도입하려면 얼마나 걸리죠?
마케팅에 CRM이 왜 중요한데요?
이 질문들이 바로 검색 키워드가 되었고, 그 자체가 신뢰를 얻는 콘텐츠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콘텐츠는 광고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단단하게 신뢰를 쌓아갈 수 있어요.
"이 회사 콘텐츠 읽어보니 우리 상황을 잘 이해하네.”
“이 글 나한테 꼭 필요한 이야기다.”
그런 인상을 남기는 순간, 고객은 우리 브랜드를 한 번 더 기억하게 되고, 그 기억이 몇 주 뒤, 몇 달 뒤 도입 문의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저는 지금도, 한 번의 클릭보다는 반복해서 읽히는 콘텐츠의 힘을 더 믿고 있습니다.
B2B SaaS SEO 마케팅, 검색량이 적다고 해서 마케팅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검색 ‘이유’를 이해하면, 콘텐츠는 분명히 반응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콘텐츠는, 광고보다 더 오래 더 견고하게 브랜드를 키워줍니다.
지금도 저는 매일 고객의 언어를 수집하고 고객의 언어로 콘텐츠를 쓰고 있어요!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또 저처럼 ‘검색량 0’부터 시작하는 마케팅에 도전 중이시라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