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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 인턴이 해봐 Sep 23. 2021

카페24는 왜 네이버와 손을 잡았을까?

by Kim

2019년 11월, 나이키는 탈(脫)-아마존을 선언하며 마켓플레이스에서 자사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였다. 거대 유통망인 마켓플레이스를 등지고 자체 디지털 채널에 집중하는 나이키의 선택은 D2C(Direct-to-Customer) 강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후 2021년 현재까지, 마켓플레이스 중심의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 D2C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다. '자체 쇼핑몰'을 만들어주는 D2C 솔루션의 선도기업인 'Shopify'는 해당 트렌드에 힘 입어 GMV(Gross Merchandise Volume)가 2016년 15.4B$에서 2020년 119.6B$로 연평균 약 66.9%씩 성장했으며, 이는 Amazon 서드파티 셀러 GMV 절반에 근접하는 수치다.


2021년 8월, 카페24와 네이버가 약 *1,3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 교환을 결정했다. 대표적인 국내 마켓플레이스 사업자인 네이버와 국내 최대 규모의 D2C 솔루션 사업자가 손을 잡은 것이다. 마켓플레이스와 D2C, 언뜻 보기에는 위 나이키의 사례처럼 양립할 수 없을 것 같다. D2C 솔루션 사업자인 카페24는 왜 마켓플레이스와 파트너십을 맺었을까?


위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국내 D2C 솔루션 시장분석을 통해 나름의 답을 찾으려고 한다. 국내 D2C 솔루션 시장의 최신 이슈인 카페24-네이버 파트너십의 배경을 재구성해본 후, 국내 D2C 솔루션 시장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고민해보겠다.

Why D2C? (출처: 플래티어 IR Book

*상호 지분 교환 방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네이버는 카페24 지분의 14.99%를 확보, 카페24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네이버 지분의 0.19%를 취득함.


카페24-네이버 파트너십 배경의 재구성

1. 파트너십 유인 발생: 셀러의 멀티채널화(化)와 국내 D2C 솔루션의 KSF

카페24의 파트너십 체결 결정은 합리적인가? 두괄식으로 답하자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대형 마켓플레이스와의 높은 연동성을 확보하여 차별성있는 멀티채널 관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질문을 생각해보자. 나이키가 D2C 강화를 선언하고 아마존에서 철수했다면, D2C 강화는 곧 마켓플레이스를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가? 그렇지 않다. 나이키는 글로벌 대기업 중에서도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기에 마켓플레이스를 떠날 수 있었다. 사실상 셀러 중에서도 최상위 셀러가 아니라면 마켓플레이스가 제공하는 넓은 고객 접점을 무시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D2C 강화는 '나만의 채널을 만들어야지' 보다는 '나만의 채널도 만들어야지'의 멀티채널화에 가깝다. 그러므로 국내 시장에서 D2C 강화는 셀러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떠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 마켓플레이스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글로벌 D2C 트렌드'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셀러들을 확보하고 있다. 카페24, NHN고도, 메이크샵 등의 D2C 솔루션 플레이어들은 오히려 2021년 9월 현재 마켓플레이스의 *습격에 밀려나고 있다. 즉, 대다수의 국내 셀러들은 마켓플레이스를 포함한 멀티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D2C는 또 다른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D2C 솔루션은 역설적으로 대형 마켓플레이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높은 연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KSF다. 이미 북미시장의 경우 아마존의 경쟁자로 보여졌던 Shopify가 파트너십을 통해 아마존, 페이스북, 이베이 등 제 3자 마켓플레이스를 연동한다. 마켓플레이스 연동이 편리한 이유는 이커머스 **Value Chain 전반에 걸쳐서 자체 쇼핑몰과 마켓플레이스의 재고관리, 결제관리, 고객관리 등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켓플레이스와의 파트너십 없이는 매우 기초적인 수준의 멀티채널 솔루션만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기능 없이도 누군가는 부지런히 여러 채널을 관리하겠지만, 상당수의 개인 셀러는 "그럴바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만 사용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이는 Shopify가 마켓플레이스와의 협업이 없다면 국내 시장에서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북미 선도기업들의 멀티채널 관리는 정말 편리하다 (출처: Bigcommerce & collaborativemedia)


특히, 국내 시장은 해외 시장에 비해 파트너십 유무가 높은 차별성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아마존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Shopify는 갑의 입장에서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겠으나, 국내의 경우 규모가 작은 D2C 솔루션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을 유인이 없다. 실제로 파트너십을 통해 높은 마켓플레이스 연동성을 제공하는 플레이어가 없는 만큼, 해당 기능을 제공한다면 차별적인 솔루션을 보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마켓플레이스로 향후 유입될 혹은 이미 유입된 셀러들은 쇼핑몰 구축에 있어서 편리한 멀티채널 관리를 제공하는 카페24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향후 네이버가 출시할 '머천트 솔루션'과 경쟁 위치가 아닌, 협력 위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카페24는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솔루션의 차별성을 얻고 스마트스토어의 셀러를 D2C 솔루션 고객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


 Key Point 
마켓플레이스와의 협업이 어려운 국내 D2C 솔루션 시장에서는 마켓플레이스를 포함한 멀티채널 관리가 솔루션의 차별성을 가져다 줄 것이다. 카페24는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높은 연동성을 확보할 것이며 향후 SMB 유입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이유로 이들은 사업 다각화를 고려하거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음. D2C 트렌드 하에서 쇼핑몰 구축 고객 수는 계속 늘어나겠지만,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으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머천트 솔루션 출시의 위협이 존재.

**솔루션 플레이어마다 제공하는 기능의 영역이 상이하나, 대체적으로 호스팅-웹 구축-결제 연동-물류/배송-마케팅-통계/분석 등으로 구분된다.


2. 해외 진출: 마켓플레이스와 D2C 솔루션의 선순환

카페24의 파트너십 결정은 단순히 솔루션을 강화하고 셀러를 조금 더 유입시키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글로벌 진출과 풀필먼트에서 추가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앞서 국내 마켓플레이스 사업자는 D2C 솔루션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을 유인이 적다고 했지만, 실제로 파트너십은 발생했다. 이 유인은 무엇일까? 유인은 글로벌 진출에서 발생한다. 셀러의 글로벌 진출 지원의 경우, 일차적으로 마켓플레이스 사업자인 네이버에게 파트너십 유인이 발생한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을 일본으로 확장하여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려고 한다. 일본 스마트스토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네이버는 머천트 솔루션을 통해 국내 스마트스토어와 일본 스마트스토어의 연계를 통해 셀러의 상호 스마트스토어 진출을 지원할 것이다. 카페24는 동남아시아, 일본 등 *해외에 호스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당장 해외에서 호스팅, 웹 빌딩, 결제 연동 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네이버는 일본 스마트스토어 구축에 있어서 카페24의 인프라, 호스팅 노하우, 인력, 채널 등을 활용하여 단기간에 일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카페24는 단순히 인프라 제공에서 그칠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카페24의 글로벌 인프라 (출처: 카페24 홈페이지)

카페24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해외 D2C 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아무리 세계 최대 규모의 Shopify가 국내 시장에 진입해도 멀티채널 관리 기능이 핵심인만큼 국내 마켓플레이스와의 파트너십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카페24 역시 보유 인프라에 비해 유의미한 해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즉, 네이버가 Z홀딩스(야후 재팬-라인)와 카페24의 해외 인프라를 활용하여 일본을 시작으로 스마트스토어 확장에 성공하면, 카페24는 해외 마켓플레이스(즉, 일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활용하여 해외 고객을 유입시키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네이버의 일본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지원하고, 향후 마켓플레이스가 만들어졌을 때 해외 D2C 솔루션 시장으로 뛰어드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머천트 솔루션에 당당히 '셀러의 글로벌 진출(한국 to 일본, 일본 to 한국) 지원'을 포함할 수 있고, 카페24는 내수시장에 치중된 한계를 극복할 기회를 얻는다. 언론에서는 스마트스토어 해외 확장이 필요한 네이버가 일방적으로 카페24의 역량을 활용한다고 분석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이다.

글로벌 진출과 더불어, 네이버가 지난 7월에 발표한 네이버 머천트 솔루션의 타임라인을 통해 추가적인 카페24의 이득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네이버는 하반기에 베타테스트를 거쳐 2022년 '머천트 솔루션'을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 솔루션은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판매-결제에 그쳤다면, 해당 솔루션은 구독형 솔루션으로 마케팅, 풀필먼트,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예상된다. 앞서 살펴봤듯이 셀러의 글로벌 진출 지원은 카페24를 통해서 확보할 수 있다. 풀필먼트의 경우, 네이버는 올해 7월 **NFA를 구축하여 머천트 솔루션에 풀필먼트를 포함할 준비를 시작했다. 향후 카페24는 보유한 자사 셀러들에게 NFA를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파트너십을 활용할 수 있다. 향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해외 확장에 성공할지, 이에 맞춰 카페24가 해외 D2C 솔루션 시장에 어떻게 뛰어들지 지켜보자.


 Key Point  

스마트스토어 사업을 일본으로 확장하려는 네이버의 파트너십 유인은 카페24의 해외 인프라 역량이다. 카페24는 해당 파트너십을 통해 단순 셀러 유입을 넘어선 해외 D2C 솔루션 시장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카페24-네이버 파트너십 배경의 재구성을 통해, 우리는 국내 D2C 솔루션의 최신 이슈를 함께 확인했다. 그렇다면, D2C 트렌드 하에 국내 D2C 솔루션 시장의 새로운 사업기회가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역시 COVID-19 이후로 자체 디지털 접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국내 D2C 솔루션 시장은 얼마나 유망한가?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여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인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추가적인 시장 분석을 함께 고민해보자.

*카페24는 페이스북과의 파트너십 및 아시아 전역에 걸친 D2C 구축 인프라 등을 보유.

**Naver Fulfillment Alliance; CJ대한통운을 포함한 7개 물류업체와 함께 풀필먼트 플랫폼을 구축.


국내 D2C 솔루션 시장, 신규 플레이어 진입 가능성은?

카페24와 같은 D2C 솔루션의 수요는 중소규모의 셀러부터 대기업까지 굉장히 다양하다. 솔루션을 제공받는 고객 규모로 플레이어를 나누자면 크게 SMB 솔루션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으로 분류할 수 있다. SMB 솔루션의 경우 *카페24, NHN고도, 코리아센터와 같은 플레이어가 대규모의 SMB 고객들에게 클라우드 기반의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의 경우 플래티어, 포비즈코리아 등의 SI(System Integration) 업체가 커스터마이제이션 비중이 높은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리는 신규 플레이어 진입 가능성의 측면에서, SMB 솔루션 시장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을 차례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종합 솔루션 플레이어의 생태계 완성: SMB 솔루션 시장에 빈틈은 없다

SMB D2C 솔루션 플레이어는 크게 1) 종합 솔루션 플레이어와 2) 버티컬 솔루션 플레이어로 분류할 수 있다. 종합 솔루션 플레이어는 D2C 솔루션의 Value Chain을 모두 커버하는 플레이어다. 반대로 버티컬 솔루션 플레이어는 특화된 기능 한 가지를 제공하는 플레이어다. 쉽게 비유하자면, 종합 플레이어는 백화점을 운영하며 백화점 PB 브랜드를 파는 사업자, 버티컬 플레이어는 백화점에 입점한 제 3자 의류 브랜드이다. 카페24, NHN고도, 코리아센터 등 가장 유명한 국내 사업자들은 종합 솔루션 플레이어다. 이들은 돈만 내면 SMB에게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A to Z를 제공한다.


하지만, 어떠한 고객은 A to Z 중 특정 기능에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버티컬 솔루션이 필요하다. '백화점'의 역할을 하는 종합 솔루션은 '특정 브랜드'인 버티컬 솔루션을 모아놓은 '앱스토어' 생태계를 추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만약 고객이 카페24의 솔루션 중 '결제'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결제'에 특화된 앱을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이미 종합 솔루션 플레이어인 카페24, NHN고도, 코리아센터 등이 자체 솔루션-외부 버티컬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솔루션 생태계를 완성했다. 이들은 낮은 가격에 호스팅과 쇼핑몰 구축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버티컬 솔루션 사업자와의 생태계 조성을 통해 자체 앱스토어에 수천여개의 앱을 넣어두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카페24 & Shopify의 앱스토어 생태계 (출처: 카페24 홈페이지 및 Shopify Investor Decks)

이미 D2C 생태계를 완성한 플레이어들이 존재하므로, 신규 플레이어가 종합 솔루션 플레이어로 진입하기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특히 SMB 사업자의 경우 각 솔루션 영역당 특별히 고도화된 기능을 요구하지 않는다. 즉, 현재 시장에서 제공하는 기능 이상으로 수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버티컬 솔루션 시장 역시 신규 플레이어가 진입하기에 매력도가 낮다. 일단 시장 규모가 크지 않으며, 유료 앱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소수의 기능에는 이미 플레이어가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도 무료 앱에 대한 높은 선호도 때문에 부가적인 기능을 굳이 '유료로' 사용할 고객들이 대거 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ey Point  

SMB 솔루션 시장의 경우, 기존 플레이어가 D2C 솔루션 생태계를 완성하여 완결성있는 기능을 이미 제공한다는 점, 또한 그 기능 이상으로 수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역시 엔터프라이즈 대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지만, 주 타겟은 SMB이다.


2.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Value Chain의 확장: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은 소수만 확보해도 솔루션 사업자의 MRR(Monthly Recurring Revenue)을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지는 만큼 D2C 솔루션 사업자에게 매출 신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에게 제 3자 사업자의 D2C 솔루션이 필요할까? 물론이다. 자체 디지털 접점 강화가 필수적인 만큼, 좋은 D2C 솔루션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경우 SMB 솔루션보다 훨씬 고도화된 기술 및 높은 커스터마이제이션 요소가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낮은 가격과 간편한 기능 정도면 만족할 SMB와 다르게 중요한 것은 과연 솔루션 사업자가 충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이다. 북미 선도기업인 Shopify, BIGCOMMERCE 등은 SMB 대상으로 안정적인 솔루션을 완성한 후에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제공하였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카페24 역시 현재 엔터프라이즈 D2C 솔루션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SMB 시장을 충분히 공략하여 솔루션 제공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야 이루어지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MRR 비중 (출처: 삼성증권)

신규 플레이어 진입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플레이어 별 특성 파악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대기업의 경우 IT 계열사(LG CNS, 삼성 SDS 등)가 자체 이커머스 몰 구축을 내재화하고 있다. 이들은 그룹 내 타 계열사의 이커머스 몰 구축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대기업의 경우 자체 이커머스 몰을 직접 만드는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며, 굳이 계열사 내부에서 구축이 가능한 만큼 외부 사업자에게 쉽게 맡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D2C 솔루션은 단순히 이커머스 몰을 '만들어 주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대기업은 자체 IT 계열사를 활용하여 이커머스 몰 구축까지는 쉽게 하겠으나, 호스팅-웹 빌딩 이후의 Value Chain에서는 사업 역량이 부족하다. 과거에는 외부 D2C 솔루션의 기능이 대기업의 자체 구축 이커머스 몰과 유사하게 호스팅 및 페이지 빌더의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면, 현재는 결제시스템 및 풀필먼트 연동, 검색시스템, 통계 및 분석, 개발 및 구축의 SI 기능 등을 포함하면서 점점 강화되고 있다. 솔루션이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의 영역이 이커머스 Value Chain 상에서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대기업 고객이 D2C 솔루션을 사용할 중요한 유인이 될 것이다.

솔루션 기능의 확장 (출처: Shopify Investor Decks & 플래티어 IR Book)

자체 이커머스 몰을 직접 만드는 대기업을 제외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경우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 가능성이 비교적 더 높다. COVID-19와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이들은 필연적으로 D2C 강화가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으나, 직접 이커머스 몰을 제작할 역량이 없으므로 외부 D2C 솔루션을 사용해야 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외부 D2C 솔루션은 주로 커스터마이제이션 비중이 높은 SI(System Integration) 기반의 솔루션이다. 예를 들어, 해당 영역의 대표 기업인 포비즈코리아의 경우 신세계, 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 고객 대상으로 이커머스 몰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D2C 솔루션의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고려하면, 구축에만 치중하는 기존 SI 업체들이 모든 기능을 커버한다는것은 불가능하다. 이 지점은 SMB와 엔터프라이즈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SMB 솔루션 시장은 높은 기술 수준의 솔루션을 요구하지 않기에 기존 플레이어들이 모든 기능을 커버할 수 있었지만,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의 경우 플레이어가 제공하는 기능의 완결성이 부족하다. 즉, 아직은 활성화가 덜 되었지만 확장될 특정 솔루션 영역(검색, 추천, 개인화, 결제, 풀필먼트 등)에서 확실한 기술력을 보유한 신규 플레이어가 존재한다면 구축을 담당하는 기존 플레이어와 파트너십을 통해 완결성있는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 자체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엔터프라이즈 D2C 솔루션은 이커머스 Value Chain 곳곳에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비즈코리아와 네이버 클라우드의 파트너십 (출처: 뉴데일리)

Key Point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의 경우, 이커머스 Value Chain의 모든 영역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레이어가 존재하기 어렵다. 따라서, 신규 플레이어가 특정 솔루션 기능에 대해 확실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시장 내 기존 플레이어와 파트너십, 혹은 직접 진출을 통해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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