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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윤 Nov 08. 2024

모두 자기만의 글을 써야 한다

글이 길이 된다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삶을 살고 싶다. 돈이든, 마음이든, 생각이든, 그게 무엇이든 간에.  


을 아껴야 하지만 무조건 아껴서만 될 일은 아니다. 나는 돈이 잘 모이는 편이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하지만 돈도 흘러가야 한다. 돈을 쓸 때마다 '아깝다'라는 생각을 하면 돈을 쓰고도 기분이 좋지 않다. 돈에 쩔쩔매지 않아야 한다. 돈은 또 흘러들어온다. 기꺼이 지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쓴다. 


마음을 아끼는 이유는 그만큼 돌아오지 않을까 봐서다. 내가 100의 마음을 줬는데 10만 돌아오면 실망할까 봐. 상처받을까 봐. 나도 그랬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음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내 안에 상대에게 주고 싶은 100의 마음이 있다면 그저 100을 준다. 줄 마음이 없다면 애써 꺼내어 주지 않는다. 100을 주면 110을 돌려받고 또 내가 120을 주는 모습이 이상적이지만, 100이라는 기준조차도 저마다 다르기에 균형을 맞춰가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우연히 100을 나와 비슷한 무게로 다루는 사람을 만난다면 눈을 반짝이며 속으로 외친다. 'Lucky!'


하루를 살며 수많은 글감과 마주치고, 수많은 생각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오가며 만난 사람들과 나눈 대화,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 책을 읽다가 만난 문장에서 시작되어 끊임없이 생각이 연결된다. 내 안에 잠시 머무르다가, 혹은 머무를 새도 없이 나를 통과하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생각은 흘러나가지 않고 어딘가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생각을 머금고 있으면 점점 무거워지고 복잡해진다. 생각은 물을 닮았다. 무겁고 복잡하다. 그리고 고여있는 물은 썩는다. 


우리는 왜 생각하는가? 잘 살기 위해서 생각한다. '지금 어떤 선택이 최선일까?', '그때 다르게 말했다면 좋았을까?', '그 사람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똑같은 상황을 또 마주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생각이 나를 짓누르는 게 아니라 나를 돕도록 해야 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다. 생각을 문자로 정리해서 글로 쓰고 나면 손을 통해 생각도 글과 함께 흘러나간다. 속은 비워지고 글은 남는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은 산만하고 우유부단한 성질을 갖고 있다. 똑같은 생각도 글로 변환하면 차분하고 지혜로운 성품을 지니게 된다. 차분하고 지혜로운 글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힌트를 주는 선명한 길로 남는다. 내가 쓴 글이 내가 나아갈 길이 된다. 나의 글은 내 옆에서 세심하게 나와 내 삶을 돕는 조력자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의 길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글은 내 생각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내가 어디에 빛을 비추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인생을 산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글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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