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검은 안식의 철학적 토대

by 푸른킴


검은 안식의 삶: 혼돈 잔존 속에서 안식
“안식은 어둠 속 빛의 철학이다.”


내 검은 안식, 그 행복한 날들

안식월을 마쳤다. 돌아보면, 이 시간은 단순한 생리적 휴식이나 제도적 멈춤을 넘어서는 실존적 행위였다. 걷기와 읽기, 대면과 성찰을 통해 삶의 빛과 어둠을 모두 끌어안는 ‘어둠의 신학’을 실현했으며, 그 과정에서 ‘검은 안식’이라는 나만의 철학을 체계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안식답게 안식하면서 나는 안으로 조용하고 밖으로는 역동하는 날들로 호사했다. 이 여정은 나를 “어떻게 살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진지한 응답으로 이끌어갔다.


걷기-공간과 시간의 해체, 몸의 예배

나는 주일을 홀로 보내며 교회의 경계를 벗어나 사방으로 열린 길을 걸었다. 도심의 광장에서 목적지 없이 길을 잃어보는 즐거움을 통해, 나는 "내가 발 딛는 그 자리가 지금 나의 교회"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는 예배를 특정 공간에 가두는 행위의 해체였다. 한 번은 기차를 타고 작은 도시에 내려 아홉 시간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처음 10분과 마지막 540분 동안 겪은 사유의 변화는 인상적이었다. 시간의 길이보다 내 몸에 일으킨 변화가 더 중요했다. 나는 이 변화를 통해 “삶을 미분하여 관찰”하고 “그 미분을 적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처럼 걷기는 주어진 틀 안의 의례가 아닌, 시간과 공간을 뒤섞는 몸의 제물(濟物)이 되었다. 걷기는 나를 살아있게 하는 새로운 미학적 리듬이며, "존재의 깊이"를 배우는 예배였다.


읽기-세계에 감응하는 삶, 무무를 향한 순례

걷지 않는 날은 서재에서 보냈다. 서재 창가에 놓인 페퍼민트 화분은 겨울의 고사(枯死)를 이겨내고 풍성한 잎을 틔웠다. 나는 이 작은 생명의 회복을 보며, 타인의 글을 읽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했다. 읽기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행위를 넘어, “책을 넘어 세계를 텍스트로” 읽는 감응의 과정이었다. 이는 반(反) 질서를 통해 새로운 질서로 이행하는 영성적 행위이며, “무(無)를 향한 지혜의 순례”였다. 걷기와 읽기를 통해 “나와 세계의 경계는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었으며, 나는 이 끝없는 공부를 통해 장자의 무무(無無)에 이르는 길을 엿볼 수 있었다.


대면(對面)-홀로와 함께, 느릿한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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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사람 틈에서 오래 걷길 즐기고, 특히 한 산의 모든 길을 걷습니다. 매일 글쓰기를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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