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게 전하는 부탁
이틀이 지나면 어느덧 9월이다.
두 계절이 지나 벌써 가을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싶어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8달을 지내온 내가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부정적인 기억들을 머리 뒤로 넘기다 보면 나를 성장시키고 나를 만족하게 했던 기억들이 선명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좀 더 자주 나 자신에게 상기시키고 싶지만 일상 속에 파묻혀 까마득해진, 그러나 가끔 한 번씩 내 앞에 나타나 주는 성장의 증거물들이다.
Greatist에서 읽은 글 하나에 나를 대입하기 시작했을 때, 내가 지난 8개월 동안 성장해왔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Source: http://greatist.com/live/goal-setting-how-to-achieve-your-goals-before-the-year-ends)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블로거, 새로운 작가, 신생 잡지, 집에서 가까운 트랙, 하이킹하기에 좋은 언덕 등 나의 예상을 벗어난 새로운 정보들도 있고, 인간관계에서 내가 바꾸어야 할 자세라던가, 좀 더 시간과 애정을 투자하고 싶은 친구가 생겼다던가 하는 개인적인 깨달음도 있다.
직장에서 불공평한 처사에 확실하게 ‘NO’를 외치기도 했고,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을 때 당당하게 그 기회를 붙잡은 것도 참 잘한 일이었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키워드가 ‘Contribution’이라는 것도 상담을 통해 알게 되었고, 나의 가치관과 다른 이의 가치관이 맞지 않다고 해서 그의 것이 오답은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운동의 중요성을 자신에게 되새겼고, 출근 전 만나 커피를 마시면서 작은 수다를 떨 사람이 생겼으며, 매일 밤 나만의 기도방에서 기도하는 습관도 만들었다.
올해 1월과 지금, 8월, 을 나란히 놓고 비교했을 때 달라진 꿈은 놀랍게도 아주 많다.
이번 연도 초에는 모든 것을 그만두고 여행을 다니고 싶었지만, 지금은 내년 중반으로 여행 계획들을 미루어둔 상태이고, 매달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는 다짐은 지금 기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이번 가을에 시작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중 하나도 브런치에 정기적으로 글을 남기는 것이다.)
9월 말부터는 수업 하나를 시작하게 될 것이고,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포기와 변화는 엄연히 다르다.
포기는 절망을 주지만 변화는 새로운 시작을 준다.
그러니 꿈의 모양이 바뀌는 것에 너무 놀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상황은 매 순간 바뀌고, 꿈도 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 내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일 확인하고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할 테니까.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내게 알려줄 수는 없다. 그러니 나야말로 내가 인생에서 정말 원하는 것을 나 자신에게 다시 한번 알려주어야 한다.
나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에서 일을 하거나 프리랜서를 하고 싶다. 매일 글을 쓰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지금 다니는 회사를 정리하고 나만의 1인 기업을 시작할 수 있다면...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다.
내년으로 미뤄진 여행을 위해서 해야 할 것 00개, 9월 말에 시작할 수업 동안 내가 만들고 싶은 것 00개, 나의 웹사이트나 블로그를 완성하기 위해 결정 내려야 할 것 00개 등이 있다.
상세할수록 좋다. 하나하나 줄을 그으며 그 과정을 내가 계속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니까.
너무나 잘해왔다.
그리고 2016년이 다 가기 전에 더 잘할 수 있다.
어차피 오늘은 지나갈 날인데 나 자신을 혼내기보다는 칭찬해주면서 내일을 맞이하고 싶다.
아직, 4달이나 남은 2016(년)아, 잘 부탁한다.
Source:
Image by Jeremy C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