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크게 다쳐서 긴급돌봄서비스에 전화하면 “오늘은 휴일이니…”
오늘 아침 조용하던 집에 소란이 벌어졌다.
두 돌이 안된 쌍둥이와 이제 백일 지난 셋째를 키우고 있는 동생에게 큰일이 난 것이다.
아기 키우는 집에 하나씩은 있는 안전문
(요즘은 반려견용으로도 많다.)
그 안전문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리 저소음으로 구입해도 문을 닫을 때 “딸깍”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이 “딸깍”소리가 뭐냐고 할 테지만
아기 키우는 때
특히 아직 동이 트지 않은 무렵에
이 딸깍 소리 하나로
온 하루의 일상이
와르르 무너져버릴 수 있다.
그것은 공포 그 자체이다.
동생도 그 공포를 피해
안전문을 넘다가 그만
(평소에 롱다리인 그인 것만..)
얼굴로 넘어져
얼굴의 한쪽이 함몰되고 말았다.
혼자 응급실을 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두 아이 앞에서 아기처럼 소리 내며 울고 말았다.
여덟살 둘째는 얼른 엄마를 안아준다.
정신을 번쩍 차리려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스마트폰을 찾았다.
초록창에서 긴급 돌봄 서비스를 검색한다.
(나는 분당이고, 동생은 서울 서남쪽이다.)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건다.
그러자 저쪽에서 아스라이 들려오는 소리
“오늘은 휴일이오니…”
순간 내 눈동자는 썩은 생선 눈알 같았으리라.
뇌도 정지되고 만다.
이제 알았지들?
미스터리 풀어줄게.
답은 오억만 가진데 이건 그중 하나일 뿐이야.
이 나라에서는 말이야.
양육자라는 존재가
휴일에는 다쳐서도 아파서도 불의의 사고도
어쨌거나
긴급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상황에 처하면
절대로 안되거든.
근데 내 말이
이. 해. 는. 돼. 니.?
———> 아래 사진 설명
동생 보호자로 응급실 뛰어갔을 때
우리 두 아이도 돌봐줄 사람이 없었어.
두 아이를 게임기에게 맡기고
혹시나 보안요원에게 말해두고
응급실에 들어갔어.
이것도 오억 가지 이유 중 하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