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유료 시사회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하 롱리브더킹)은 매우 히트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을 각색한 영화다. 원작을 모르는 입장에서 예고편을 봤을 때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제목과 포스터에서 받은 느낌도 예전에 많이 봤던 조폭 소재의 코미디 영화를 연상시켰다. 시놉시스도 그런 예상을 뒷받침했다(원작을 읽었다면 평가가 달랐을 수도 있다). 그만큼 상영 전까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본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부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 영화의 단점은 명확했다. 근데, 솔직히 꽤 재미있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롱리브더킹>은 허구와 사실적 묘사 사이의 경계를 잘 그리고 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결탁하는 이야기는 영화 속이 아닌 뉴스에서도 흔하게 나오는 이야기이다. 강윤성 감독의 장점은 누구나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예상치 못한 때에 한 번씩 터뜨리는 코미디이다. 강윤성 감독 전작 <범죄도시>는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흥행해 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680만을 관객을 돌파했다. 마동석과 윤계상이 한껏 긴장감이 고조된 시퀀스 중, 힘을 빼고 툭 던진 몇 마디 대사는 2017년을 휩쓴 유행어가 됐다. <롱리브더킹>도 심각한 상황에 가볍게 툭 터지는 코미디가 유효하다. 굳이 어떤 장면인지 묘사하면 <기생충> 후반부를 스포하는 것만큼이나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행동이니까 생략. 장세출(김래원)이 판타지 같은 인물이라면, 강소현(원진아), 최만수(최귀화), 조광춘(진선규) 같은 현실감 있는 인물로 균형을 맞춘다. 최귀화, 배해선이 연기할 때 모델로 삼은 국회의원이 누구일까 추론하는 것도 재미다.
<범죄도시>에서 <롱리브더킹>으로 이어지는 강윤성 감독의 권선징악 세계관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작품의 주인공을 두고 절대선이라고 할 수 없다. 주인공의 다양한 면 중에는 어두운 면도 분명 존재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봤을 때 상대적으로 선한 인물,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바르게 살려는 인물을 긍정적으로 그린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관객은 답답한 현실을 대신해 사이다처럼 결론을 내려주는 이야기를 싫어하기 어렵다. 다만 코미디가 중심이 되는 장면에서 악인도 역시 희화되면서, 그들이 저지른 악행과 범죄도 함께 윤색되는 것이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