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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우 Oct 26. 2015

나의 중국 생활기

 북부의 작은 마을 송판(松潘)... 이야기가 있는 곳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구채구(九寨沟) 여행. 구채구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성도(成都)를 통해 구채구로 들어오는데 사천성 북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송판(松潘)은 구채구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종의 관문과 같은 곳이다. 말 트레킹(horse tracking)의 천국이란 명성에 걸맞게 매년 트레킹 시즌이면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여행객들로 붐비는 제법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그저 구채구로 들어가기 위해 거쳐가는 중간 기착점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다. 







토번의 경계였다는 송판, 토번(티벳의 옛 이름)과의 화친을 위해 손챈감포 왕에게 시집을 온 당나라 문성공주.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조국을 마지막으로 뒤돌아보는 그 심정은 어떠했을까


한족(汉族), 장족(藏族), 회족(回族), 강족(羌族) 크게 네개의 민족이 모여 살고 있는 송판. 서로 생김새도 다르고, 입는 옷도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문화와 풍습도 다르지만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서로 존중하며 큰 분쟁 없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     


넉넉잡아 한시간만 돌아다니면 마을 구석구석을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에 비교적 잘 보존된 고성(古城) 외에는 특별한 볼거리도 없는데다 그렇다고 꼭 먹어봐야 할 유명한 먹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여행책자에서도 그다지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이곳... 2007년 여름 나의 첫 번째 사천여행 한 군데라도 더 가보고 싶었던 작은 욕심에 구채구로 들어가기 전 송판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인터넷에서 숙소 정보를 검색하던 중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과 며칠 전에 송판을 다녀간 사람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는데 이 오지마을에 한국사람이 무려 두 분이나 살고 계시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당시 아저씨 한 분은 '나쁜 삼촌'이란 한국식당 겸 여관을 운영하고 계셨고, 아주머니 한 분은 현지 회족(回族) 남자와 결혼을 하신 후 육포가게를 운영하고 계셨다. 작년 가을 6년 만에 다시 구채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구채구 일정을 마치고 성도로 돌아가기 전 특별히 송판에서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눈으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만큼 이곳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안타깝게도 나쁜 삼촌께서는 이미 이곳을 떠나시고 육포가게를 운영하시던 아주머니만 홀로 남아 '골목집'이라는 여관을 운영하고 계셨다.) 골목집에서 하루를 묵으며 저녁 만찬으로 야크 불고기와 김치찌개를 준비해주신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 시절 송판으로 여행을 왔다 생각지도 못한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나 그대로 눌러 앉으셨다는 이야기, 어느새 두 아이의 어머니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 회족인 남편을 따라 회교로 개종해서 평범한 회족 여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6년 전과 다르게 히잡을 둘러쓰고 유창한 회족 사투리까지 구사하는 모습에 그때 그분이신지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보통 사람으로선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오신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일까 자꾸 마음이 숙연해짐을 느꼈다.

구채구에서 알게 된 이스라엘인 커플과 함께 차를 타고 송판에 왔다. 송판에 거의 도착해 갈 무렵 이스라엘(남)이 물었다. '송판에 뭐 특별한 게 있어? 왜 네 번씩이나 여기 온 거야?'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탓도 있지만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한참을 생각한 끝에 '누구나 송판에 왔다간 사람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살지' 이렇게 멋있게 대답해 주고 싶었는데 이미 차에서 내려 각자 갈길로 흩어진 후였다.ㅠㅠ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작은 마을 송판...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기 만의 이야기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이곳은 그 어느 곳 보다 특별해진다. 어느 누군가는 그 특별함 때문에 이곳에 머물게 되고 어느 누군가는 이곳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게 된다.  

松潘是四川省的一个小县城。虽然地方小可是每年很多旅客来到这里而且外国朋友特别特别多。他们喜欢来松潘骑马。松潘离九寨沟近坐车两个多小时的路程。大部分的旅客从成都坐大巴去九寨沟然后再次坐大巴回来。从成都到九寨沟至少十个小时的路程有山路海拔高。所以很多人选择在松潘休息一天。07年第一次去九寨沟我也在松潘住过一个晚上。到现在为止一共去过四次松潘。有人问松潘有什么特别的吗?我真的说不出理由。想了很久终于找到了一个理由。松潘是个有故事的地方。松潘有四个民族汉族藏族羌族和回族。除了四个民族以外还有两个韩国人在松潘生活。不过其中一个好像已经离开了只剩下一个。她是个아줌마(a-jum-ma)。她曾经是个旅客第一次来松潘的时候跟一个当地的回族青年一见钟情然后就留下来了。07年我第一次见她的时候她是一家牛肉干店的老板娘现在是一家客栈的老板娘。升级了哈哈。去年再次见到她的时候我差点儿认不出她了。因为她头上带了个东西就是回族女人带的那种东西。而且她会说很地道的回族方言。如果大街上碰到她谁也不会相信她是个韩国的아줌마。去年我住过她开的客栈还吃过她做的불고기(炒牛肉)和김치찌개(泡菜汤)虽然味道不是特别好可是在松潘能吃这样已经够满足了。来过松潘的人都有自己的故事。有些故事还让人家离不开,有些故事让人家一直忘不了这里。松潘就是这样的地方。来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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