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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투 Jun 14. 2024

1. 우리는 왜 경제 공부를  해야 할까요?

나. 모든 것에 선행하는 주가지수

  바야흐로 2023년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가 에코프로포모(FOMO) 현상이라는 말까지 만들며 질주를 하다 갑자기 한순간 급락이 시작되었습니다. 직장인 대부분 점심을 먹는 와중에 급락이 나와 대처를 하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였고 300만 원 이상 간다며 300만 에코프로를 부르짖던 투자자들은 지금이 저가에 더 담을 기회라며 매수로 대응했습니다. 떨어질 때 싸다며 신규 진입한 투자자분들은 큰 손실을 입은 채 계속하여 누적되는 손실을 하염없이 지켜만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해야 했죠.     

       

에코프로가 고점을 찍은 후 주가의 모습(2024.6.11.)

에코프로 주가를 보겠습니다. 2023년 7월 26일 고점 대비 1/3토막이 났네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투자자들은 대부분 공매도 탓이라며 정부나 금융기관에 원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10월에 실적 발표 시즌이 오며 놀라운 충격에 빠집니다. 아래 기사를 보시죠.                                             

  에코프로 3분기 영업익 69% 급감… ‘어닝쇼크’

  에코프로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원재료 및 양극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마진 축소로 주력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이코노미스트, 2023.10.13.)


  위 기사는 실적발표 직후 난 10월 기사를 스크랩해 온 겁니다. 실적발표는 10월에 났는데 주가는 미리 하락하고 있네요. 혹시 주가는 이미 그 결과를 알고 있었을까요?

  다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누구나 아는 국민기업 삼성전자입니다.

  2021년 1월 18일은 코스피의 제일 큰 형님인 삼성전자가 96,800원을 찍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앞다투어 상향하기 바쁩니다. 증권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며 반도체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십만 전자를 외칩니다.      

                          

 '십만 전자 간다'… 연일 신고가 삼성전자 목표가 10만 원 등장
(종합) News1 이은현 디자이너(서울=뉴스 1) 정은지 기자 =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11.1% 상향한다고 밝혔다.... (2021. 1. 4.)


삼성전자[2021. 1. 11. 최고점을 찍은 이후 삼성전자 주가 추이]

  그런데 말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이날 이후로 주가가 계속 횡보 내지 하락하며 더 이상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스피가 3700을 간다는 둥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싸니까 오히려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외치는 전문가가 넘쳐납니다.     

  주가는 2021. 1. 11. 고점을 마지막으로 결국 횡보를 지속하다 버티지 못하고 하락을 하다 최근(2024.6.13.)에야 간신히 8만 전자를 회복하는 중입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

삼성전자 재무제표

  삼성전자의 주가는 혹시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아질 것을 미리 알았던 걸까요? 삼성전자 재무제표를 살펴보니 2022년 영업이익은 2021년 대비 서서히 감소하더니 2023년에는 엄청난 영업이익 감소가 일어납니다.

  기업의 스토리는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적자투성이인 기업도 스토리만 붙이면 멋진 꿈을 가진 기업으로 탈바꿈이 가능하죠. 그런데 우린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보다 자신이 바라는 스토리나 꿈을 너무 믿고 있는지는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차트는 지나온 과거를 나타내는 것일 뿐이니 기업의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요. 그렇지만 주가와 펀더멘털 중 뭐가 선행이고 뭐가 후행일까요? 여기서 개인투자자들이 엇갈리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진실을 말해봅시다.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주가지수는 경기선행지수에 포함됩니다.'     

                           

경제선행지수


  경기의 동향을 나타내는 각종 경제지표 중 경기의 움직임보다 앞서 움직이는 지표로 한국에서는 주가, 기계수주액, 어음교환액, 생산지수, 도매물가지수 등이 선행지표이다.


 즉 우리나라의 앞으로 경제전망을 예측할 때 주가지수가 용이하게 사용되죠. 주가지수가 먼저 올라야 경제가 따라가는 그림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각종 경제전망 이론과 무관하게 지수는 움직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주가지수는 무엇보다 선행하기 때문에 예측 불가거든요. 언론을 보면 전문가들도 자꾸 틀리는 게 주가지수 예측입니다. 오죽하면 언론과 반대로 하면 돈을 번다는 이야기가 나올까요. 무엇보다 선행하는 주가지수라는 대상을 예측하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보통 사람들은 주식을 반대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세장 꼭지에 사서 물리거나 약세장 바닥에서 파는 경우가 많죠. 왜 그런가 하면 보통 사람들은 경제를 판단으로 주가지수를 예측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반대로 해야 하는데 말이죠.     

  또한 전문가들의 암울한 전망을 쉽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위 경제선행지수에 주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보이십니까? 주가는 워낙 움직임이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경제선행지수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주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전문가가 있다면 무조건 거르세요.     

  주가는 경제선행지수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주가를 보고 경제를 전망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반대로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고 주가를 전망합니다. 그래서 경제 상황이 한참 좋을 때 이제야 안심하고 주식에 뛰어들고, 경제가 바닥일 때 주가가 슬슬 올라오기 시작해도 쉽게 매수를 하기 어렵습니다.    

 

'고용지표가 안 좋으니 지수가 안 좋을 것이다?'     


  참고로 언론에서 고용지표를 자꾸 강조하며 겁을 주는데 이는 대표적 경기 후행지표입니다. 즉 경제가 먼저 살아나야 고용지표가 뒤늦게 따라 올라가는 셈이죠. 왜 그럴까요? 일반적으로 기업은 쌓인 재고가 줄고 신규주문이 느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실질적으로 살아나야만 신규채용을 할 수 있습니다. 왜 고용지표가 경기후행지표인지 아시겠나요?     

  자, 당신은 어떤가요? 혹시 현재의 경제 상황이나 실업률을 보고 주가지수를 예측하려 하시나요? 그렇다면 일반 개인투자자랑 다를 게 없습니다. 주가지수는 경제가 안정되기 전에 언제나 제일 먼저 올라옵니다. 반대로 또한 경제침체가 오기 전에 주가지수가 먼저 하락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우선 눈에 보이는 주가의 움직임을 믿으세요. 항상 시장은 옳다고 생각하세요. 당신의 의견이 옳다고 아무리 외쳐봤자 시장에서 인정을 안 해주면 당신이 매수한 기업의 주가는 계속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주가가 떨어진다면 기업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세요. 어쩌면 정보력이 좋은 기관들이 여러분에게 장밋빛 전망을 들려주며 먼저 자신들의 보유 물량을 매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요즘도 가끔 제게 물어봅니다.   

  

Q: 앞으로 주가가 어찌 될 것 같나요?     

A: 그건 저도 모르죠.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의 움직임에 맞게 대응할 뿐입니다.     


  물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서민경제가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참 힘든 세상이죠. 그러면 서민경제가 어려우니 주가지수는 떨어져야 하나요? 만약 코스피,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은 서민경제와 반대로 기존보다 돈을 잘 벌고 있다면요? 원화 약세로 인해 수혜를 보는 업종들이 많다면요? 또 주가지수는 여러분의 생각과 반대로 오르는 중이라고 한다면요? 계속 현재의 서민경제와 실업률 운운하며 여러분의 생각을 고집하실 건가요?     

  명심하세요. 주가는 선행합니다. 당신의 의견이 어떻든 주가는 아무런 상관하지 않습니다. 주가는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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