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격막근육 스테이크
회사 절친과 처음으로 둘이 같이 출장을 갔던 1년 전 어느 하루. 우리는 법인 카드 경비처리 영수증 증빙 면제 제한액을 넘기고 그랜드 래피즈 사람들은 다 여기 모여있나, 싶은 다운타운의 핫한 식당에서 신나게 애피타이저와 스테이크와 와인을 시켜 먹었다.
나는 진부하게 립아이 (꽃등심)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친구는 처음 들어보는 행어 스테이크라는 것을 주문했다. 행어 스테이크가 뭐냐고 웨이터에게 물으니 횡격막이라고 했다. 소 한 마리에서 매우 적은 양이 나오기 때문에 옛날엔 정육사 자신들이 먹기 위해 따로 챙겨놓는 부위라는 의미로 butcher’s cut 이라고도 불린다고 했다. 그렇다고 꽃등심이나 안심보다 더 비싸거나 하지는 않다.
미시간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부위인지(?) 다운타운의 핫한 식당들에서도, 머무르는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흔하게 보이는 메뉴인데 막상 그렇게 고기를 많이 먹고 사랑하기로 유명한 텍사스에서는 본적도 먹어본 적도 없다.
갈비나 새우살 같이 아름다운 마블링에서 오는 풍부하고 고소한 맛은 아니고 고기 자체의 육향을 즐기는 부위다. 지방이 거의 없기 때문에 렌더링이 필요 없어서 때문에 센터는 블루일정도로 덜 익혀야 쫄깃하고 씹는 맛을 최고조로 느낄 수 있다. 지방이 적은 안심과 비교해서는 고기의 결이 두껍고 질긴데 육향이 매우 진하다.
처음 행어 스테이크를 맛보았던 충격을 잊지 못해 이후로 미시간에 올 때마다 행어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 제일 맛있었던 행어 스테이크는 때는 친구의 스테이크를 두 피스 빼앗아먹었던 처음 행어 스테이크를 접했던 날이었고 두 번째는 호텔 식당이 너무 바빠서 룸 서비스로 시켜 먹은 행어 스테이크였는데, 주문하면서 깐깐스럽게끔 미디엄 레어보다는 조금 덜, 레어보다는 조금 더 구워주되 소금은 조금 줄여주세요,라고 부탁했더니 완벽하게 구워진 스테이크가 방으로 배달되었다. 행어 스테이크는 겉에만 살짝 시어링이 되었을 때 가장 맛있다.
여행을 하다가 어디서 hanger steak라는 단어를 마주한다면, 꼭 한 번쯤 시도해 보기를 추천한다. 지방질이 적은 고기의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