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두번째 독서리뷰,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매달 20일 오전 9시가 되면, 핸드폰의 알람이 울린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 달치 월급이 들어온다. 통장에서 얼마 안 있다가 스쳐 지나가 버리고 마는 한 줌의 모래알 같은 돈이지만, ‘월급뽕’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 마약 같은 월급에 나는 또 한 달을 야근과 눈치, 회식의 어려움을 감내하며 30일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한가지 의문은 대기업에 다니며 남부럽지 않은 월급을 받아도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지금이나 5년 후나, 10년 후나월급이 통장에서 스쳐지나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서점에서 20주년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우연히 집어든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라는 책에서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 태도, 행동에 대해서 비교하며 설명을 진행하는데 그 차이가 꽤나 흥미롭고 신선하다. 놀라운 것은 작가가 말하는 ‘가난한 아빠’가 바로 전형적인 우리 주변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 모습은 평소 나의 행동에서 그리고 우리 아버지의 사고방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하고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이 책은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부자’들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이 출판된 지 20년이 지났다. 지금의 경제상황과 현재의 경제상황은 감히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이 변했다. 여전히 지금도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내용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부자는 어떤 사람인가?
어느 정도의 돈을 벌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을까? 10억? 100억? 작가는 부유함을 돈이 아닌 시간으로 측정된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물리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날들의 수가 바로 부유함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부유함은 곧 자유와도 연결된다. 작가는 돈을 버는 목적이 삶이 돈의 지배를 받는 상태에서 벗어나, 돈을 지배하여 시간과 자유를 얻는 것이라 말한다. 아...이제 이해가 간다. 매달 20일의 월급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얼마나 많은 돈을 벌지라도 가난한 사람인 것이다. 나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회사 내에서는 물론 그 이외에도 자유가 없다.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매순간 끊임없이 변화한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은 시간이 갈수록 급진적이다. 과거의 시스템에 적응했던 제도와 사고방식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과거의 것을 유지하면 더 나아갈 수 없다. 연금제도를 예로 들면, 기업이 퇴직연금을 통해 우리의 퇴직 이후를 경제적으로 책임져주고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퇴직 이후의 생활을 돕는다는 생각은 이제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연금을 믿고 노후계획을 세운다면 30년후, 40년후에 필시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따라가지 않으면 우리는 도태되고 말 것이다. 불행히도 “늙은 개에게는 새 기술을 가르칠 수 없다”라는 말은 어느정도 사실이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나이’는 늙음을 판단하는데 큰 의미가 없다. 늙음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도전하라. 실패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
우리나라는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정서가 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 개인의 개성은 획일화된 집단 속에 인정받지 못했다. 효율성이라는 가치 속에서 개개인은 희생당했고 남들과 함께 발 맞춰 나아가는 것이 미덕으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사회 전체적으로 특이하고 혁신적인 생각과 행동을 용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혁신적인 유니콘 기업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분명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남들과 다른 혁신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인터넷의 발달로 예전보다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반대로 말하면, 남들과는 다른 생각과 아이디어는 더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실패해야 한다. 실패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 우리가 자전거를 배울 때를 생각해보자. 어릴 때 처음부터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은 없다. 몇 번씩 넘어져가며 도전해야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무엇이라도 행동하는 것은 항상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을 이긴다. 어떤 행동이라도 해서 실수를 하면 적어도 그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자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정말 놀랍게도 ‘사실’이 아닌 ‘의견’에 의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보면, 우리 부서의 A 과장님은 주식 투자의 대부분을 지인의 정보에 의존한다. 그 기업에 대한 스스로의 분석보다는 지인의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에 의해 주식을 매입한다. 그리고 약간의 정보에, 약간의 움직임에도 쉽게 사고 팔고를 반복한다. 물론 가끔 그 투자가 성공적일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끝이난다. 왜냐하면 이는 투자가 아니고 도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삶의 많은 부분들이 이처럼 ‘의견’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들의 삶은 바꾸려면 의견이 아닌 사실들을 볼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실 인간은 매우 감정적인 동물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삐뚤어진 시각으로 보고싶은 대로 바라본다. 작가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두려움, 냉소주의, 나쁜습관, 게으름, 오만함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잃는다는 두려움에 적절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의심과 냉소주의에 빠져 기회를 놓치는가 하면, 무언가를 바꾸겠다는 욕심없이 현 상황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게으른 생각을 한다. 또한 본인이 모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근거없는 믿음(오만함)을 가진다. 그리고 이 오만함을 이용해 자신의 무지를 숨긴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스스로를 항상 성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의견’이 아닌 ‘사실’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반성을 많이 했다. 나의 생각과 행동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아직까지도 고민이 많다. 확실한 건 지금까지 나의 사고방식과 행동으로는 부자가 되기 매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 책이 출판된지 20년이 지났다. 이 책이 단순한 재테크 방법에 대한 내용이였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읽히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세금, 자산과 관련된 유용한 내용도 있지만,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그러한 내용은 배제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이 책과 2편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당신은 부자인가, 가난한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