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독서 프로젝트
몇 주 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 일본 소설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간결한 감정 묘사와 묘하게 이어져있는 스토리라인, 책을 덮은 후에도 남는 여운까지…… 책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 책의 소재는 ‘상담’이다. 상담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야기의 단서를 하나하나씩 밝혀내고 또 그 이야기가 새로운 이야기들과 맞물리면서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결국 하나로 이어지면서 마지막에 느껴지는 통쾌한 쾌감?도 느낄 수 있었다.
나미야 잡화점에서 상담받는 사람들의 고민들은 청춘들이 겪는 흔한 고민들이다. 취업, 진로, 사랑 등 항상 청년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고민에서 그치지 않고 절규하고 몸부림치며, 심지어 오늘날에는 그 문제들 자체에 체념하고 냉담해지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 고민을 털어놓고 그에 대한 조언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아마 이런 이야기의 형식을 빌어 독자 모두에게 상담을 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는 편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형식이야 어떻든 상대방의 대화를 듣고 이해하고 진심으로 그 해결책을 고민해주는 것이 바로 상담일 것이다. 책을 읽고 나를 돌아보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고민들 혹은 애써 감추고 웃고만 있었던 내 속마음을 진심으로 어루만져주는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과 상담했다고나 할까.
상담을 하다 보면 항상 모든 문제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설사 답이 있더라도 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의 이 말은 정말 기억에 남는다. ‘자신을 믿어라. 자신을 믿고 끝까지 나아가라. 설령 무엇을 고민할 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조차 새로운 지도를 그릴 수 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고……’
“나를 믿어라”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나도 얼마 전에는 대학생이었지만 대학생 때 느꼈던 막연한 불안함 들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나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에서부터 비롯된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도 잘 모르고, 내가 무엇을 잘 하는 지도 모르고,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계속해서 불안해져 가는 것이다. 하지만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고 귀기울이면 진정한 나에 대해 이해하게 될 것이고 거기서부터 새로운 미래가 시작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를 뒤돌아볼 수 있었고 내 앞에 펼쳐진 차가운 사회를 어깨 펴고 당당히 걸어나갈 힘을 얻은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