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13

by 이팔작가

k의 그 말이 끝나고 나는 더 이상 k에게 따지듯 u에 대해서 묻지 않았고, 우리는 추억을 회상하며 군대 이야기로 나머지 부분을 채웠다. 그렇게 우리의 오랜만에 만남은 끝이 났고, 그 만남이 끝난 후에도 k는 열심히 살았다. SNS상의 모습이었지만, k의 모습은 전 보다 편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삶을 사는 듯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문득 드는 물음이 있다면 k에게 u는 무엇이었을까? k도 확답을 못 했던 것을 내가 정의하려고 하니 벌써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왠지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나에게도 u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나도 k처럼 3년의 시간을 그녀를 위해 쓰고, 나 자신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만약에 그랬다면 나는 u에게 고백을 하지 않고, k처럼 단순히 좋은 친구로 남겨둘 수 있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내가 모르는 것은 주변을 보면 k와 너무 다른 사랑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주변의 친구는 여자친구가 생기면 그 여자를 정복하려고 애를 쓴다. 그 여자와 잠자리를 가진 것을 자랑으로 말하고, 진도를 못 나가면 자책을 하고, 괜한 짜증을 낸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악세사리 자랑하듯 친구들에게 뽐내고, 칭찬에 못 말라한다. 그에 비해 k의 사랑은 신선했다. k는 그녀를 정복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존재에 많은 의미를 붙이고 그것 하나하나에 감사를 드렸고, 자랑보다는 내면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 k의 사랑이 너무나 신선하고 낯설어서 나는 그가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주변의 사랑을 보고 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k는 군대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나에게 어른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u가 만들어 준 것일 것이다. k는 u 앞에만 가면 20살의 그가 되어버렸다고 그는 말했지만,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줬을 것이다. 그는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그때 말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발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u가 k에게 했던 것처럼 의도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을 고무시키고 이끌면서 나아가고 있었다.

k가 u를 만나 그렇게 발전했듯, 나도 k를 만나 많이 발전했다. 항상 그가 앞서 나는 제자리라고 생각했지만, 전역 전에 없었던 주변의 기대와 응원을 받을 때 문득 k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런 생각을 할수록 왜 k가 그녀를 위한 안개꽃이 되고 싶었는지도 이해를 하게 된다. 처음에 k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k는 정말 힘든 사랑을 하고, 안개꽃은 정말 일반 사람들은 이해를 못 할 작은 꿈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는 많은 아픔을 느끼고, 멀어지면서 적당한 선을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선을 찾아가는 과정은 k를 어른으로 만들었고, 주변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리더로 만들었던 것이다.

k가 u를 마지막에 좋은 친구로 정의한 것처럼 나도 k를 좋은 친구로 정의하고 싶다. 그리고 예전 k에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위로의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시를 좋아하는 k에게 시를 통해 위로와 힘을 주고 싶다.


내가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로리 크로프트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그저 당신이 당신이어서이기도 하지만

당신 곁에서 내가

또 다른 나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 삶의 목재로

헛간이 아니라 신전을 짓도록 도와주고,

내가 날마다 하는 일을 비난하지 않고

노래가 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어떤 신보다도

나를 더욱 선하게 만들었고

어떠한 운명보다도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손도 대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기적도 없이 당신은 이 모든 것을 해냈습니다.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것이

참된 친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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