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12월 말 _ 애매한 미래>
걱정했던 학교 생활은 잘 마무리를 하였다. 학점은 2.65, 재미없는 수업보다 주식공부에 열성적이었다는 삶의 증표가 남았다. 300만 원이었던 돈은 4학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그래도 2천만 원은 되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많은 위기를 넘기며 지켜온 자산이기에 나름 만족하였다. 하지만 전업을 하기에 너무 작은 돈이었다.
1학년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졸업할 때 나는 1억의 자금으로 전업투자를 하는 나를 생각했다. 남보다 주식을 빨리 접했고 공부했기 때문에 나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주식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주식이 3%, 5% 연속으로 오르더라도 어느 순간 마이너스 8%가 되면서 빨리 팔 것이라 후회한 순간도 있었고, 4%의 수익으로 만족하고 팔았는데 다음 날 15% 급등한 날도 있었다. 어떤 가치나 매매 스타일을 갖기에 시장은 늘 변덕스러웠다.
변덕스러운 시장 때문이겠지만, 내가 시장에서 어떤 투자자였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가치투자이고, 누군가에게 트레이더였다. PER, PBR을 배우고 대입하고 투자한 적도,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적도 있었다. 기회의 순간을 잡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느 것도 잡지 못하였다.
주식을 하지 않았다면 걱정과 고민이 남보다 적었을지도 모르겠다.
주식을 하지 않았다면 학점이 좀 더 좋고,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을까?
주식을 하지 않았다면 금융동아리가 아닌 밴드에 가입했을 것 같은데…
결국 내가 1억 원 이상을 모았으면 하지 않을 고민이다. 실패라고 하기에 벌었고, 성공이라 하기에 그다음 스텝을 모르겠다.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연말이다. 열심히 살자고 다짐했던 1월이 지나고 봄이 오고.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수많은 일이 지나가다 보니 연말이고. 내가 생각했던 졸업하고 그다음을 정해야 하는 순간에 당도한 것이다. 길었던 순간이었지만, 참 지나고 나니 별게 없다. 그저 나는 한 해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대학교 4년, 군대 2년의 거래내역을 정리해본다. 70%의 수익을 준 종목, 전 재산을 투자했지만, -30%로 마무리를 했던 종목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반년만 최선을 다해 전업의 꿈을 도전해보자. 작은 돈이지만, 후회 없는 반년의 시간을 보내자고 생각해본다. 나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미래의 순간이지만, 그 앞의 미래는 후회 없는 모습이지 않을까?
‘행여 밝지는 않을지라도 지금 돈에서 크게 잃지는 않고,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