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은 어디에나 있다

28. 거나한 화요일

by 이묵돌



신대방에 있는 아는 형 집에 술을 마시러 갔다. "곧 멀리 갈 거라길래" 불렀다고.

그보다는 우리집에 잘못보낸 택배를 돌려주러 간 참이었다. 집 호수가 같아서 생긴 우연이었다. 적당히 무리해서 위스키를 한 병, 턴테이블을 장만했다기에 레코드판을 하나 들고 갔다. 캐넌볼 애덜리.

형은 마침 찰리 파커를 듣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머리가 짧아졌고, 집이라서인지 훨씬 편안한 차림이었다. 집에는 건강한 성묘가 세 마리 돌아다녔다. 레고로 만든 타자기도 있었다. 커다란 캣타워에다 아이맥을 벽걸이처럼 매달아놨다. 크고 작은 그림이 걸려있고. 범선을 크로키한 종이 모서리가 고양이 발톱 같은 것에 뜯겨나간 채 걸려있었다. 재미있는 집이었다.

형은 훌륭한 트래블러인데, 나는 여행을 무서워한다. 궁지에 몰려야만 떠날 결심을 한다. 우리는 별 말없이 음악을 많이 듣기도 했다. 아무런 조언도 충고도 없었지만, 어째 용기를 얻었다. 자정이 넘어 집까지 걸어돌아왔다. 전부 처음 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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