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아틀라스> 영화리뷰
99년作 영화 <매트릭스>에서부터 시작된 워쇼스키 자매의 ‘계몽주의사상’에 대한 사랑은 2012년 개봉된 <클라우드 아틀라스>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조금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의식이지만 나는 꽤 좋아하는 편이다. 많은 평론가들의 혹평이 이어진 영화여서 보기를 망설였지만, ‘윤회'라는 재미난 주제를 이용하여 만들었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영화는 옴니버스 구성으로, 각 세대별(1849년, 1936년, 1974년, 2012년, 2144년, 2346년) 동일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자세한 줄거리는 네이버 영화 정보에 잘 나와있으니 그것을 참고하면 되겠다.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마구잡이로 (예를 들면, 시대배경이 1936년이었다가 갑자기 2144년으로 화면 전환) 이야기가 진행되니 앞의 30분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또한, 영화 초중반까지 등장 인물들 사이에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과연 이들 간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의문이 들지만 점차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하나의 결말로 귀결되어진다.
영화 속 환생인물들은 각 세대 마다 존재하는 사회적인 억압에 대해 맞서고 대응한다. 개개인의 행동이 모여 예상치 못한 미래를 이루는 것, 우리는 그 미래를 통해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가야 하며, 아주 자그마한 신념이 결국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주는지에 답을 던져주는 영화다.
결국, 인류는 조금이지만 더 나은 세대로 이어진다.
배우들의 분장쇼도 꽤 재미난 볼거리이다. 영화 보는 중간중간에 동일한 배우를 맞추면서 뿌듯했는데 나중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다고? 하며 경악하게 되는 재미를 꼭 느껴 보길 바란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윤회라는 소재를 그리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복잡한 플롯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오히려 정말 쉽게 풀어낸 오락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사하는 바도 어렵지 않았고 볼거리도 많기 때문에 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않았다. 다만, 위의 주제의식을 말하기 위해 이렇게 장황한 스토리가 필요하였는가? 라는 의견들이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바이다. 각 이야기들의 흐름이 뛰어나지는 않았으며, 개별적인 스토리 연결에는 미흡한 점들이 보였다. 정해진 시간에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였다.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할 힘들이 분포되어 조금 어수선해진 점은 굉장히 아쉽다.
또한, 동양에 대한 강한 스테레오타입이 반영된 면도 불편하였다. 검정머리와 브릿지, 흩날리는 벚꽃, 조신하고 수동적인 여성 이미지, 일본건축양식인 다다미 등. 대략 100년이 지난 미래에서도 여전히 편향된 이미지로 동양을 묘사하는 점은 우스웠다. 워쇼스키 자매가 어렸을 적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광 팬이라는 것을 염두하더라도 굉장히 좁은 식견으로 구상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와 같은 아쉬운 점들도 보이지만 큰 혹평을 받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최근 보았던 영화들 중에서는 나쁘지 않은 축에 속했던 것 같다. (최근 영화를 잘 안보기는 하지만) 윤회라는 소재를 통하여 감독이 전하고 싶었던 주제의식과 결합하여 전달한 점은 훌륭히 사고 싶으며, 만약 당신이 시각적인 화려함과 계몽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영화를 원한다면 볼만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