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야근 속에서 아이들이 5학년, 2학년이 되고 점점 제도권 교육 속에 줄 서기를 강요당하기 시작하려고 한다.
어떻게 아이들과 꿈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알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알게 된 하브루타라는 방법.
아무것도 모르고 대화란 것이 일방적인 훈계이기만 했던 내가 스스로 진짜 대화에 참여해 보고자 한다
하브루타 11일째의 기록
오늘도 조금만 허락된 아이들과의 시간.
출근 열차는 7시 20분으로 정해져 있고 아이들이 늦잠을 자면 그만큼 시간이 줄어든다.
졸려하는 아이들을 간신히 깨우고 이불 스스로 개기를 완료하고나니 벌써 6시 50분이 되었다.
마음은 급하지만 오분이라도 아이들과 같이 식탁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시간은 무 척이나 소중하다.
이번 주에 읽은 '천제가 된 제롬'책에서 유태인들 문화에 이런 것이 있다고 하였다. 공부를 시작하려 할 때 아이에게 올리브유와 꿀을 섞어서 준다는 것이다.
이를 응용해서 내가 만든 요구르트와 꿀을 섞어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아빠표 아침 꿀 요구르트와 함께하는 하브루타 시간이다. 그저께까지 아이들이 엄청 하품을 하며 참여했던 하브루타인데 어제, 오늘 꿀 요구르트를 먹으면서 해보니 아이들이 졸려해하지 않는다! 뭔가 해답을 하나 찾은 것 같다는 그 사실로도 엄청 기쁘다.
둘째가 꿀이 너무 조금만 있다고 하여서 빙산의 일각만 보여서 그렇다고 하니 그게 뭐냐고 질문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찾아 보여주면서 꿀이 바닥에 가라앉아 그런 거라고 이야기해주니 아~! 그러면서 이해하는 모습이 소중하다.
그래서 내친김에 사진을 보며 궁금한 거나 생각나는 것 없냐고 물었다. 둘째는 무슨 푸른 보석을 뒤집어 놓은 것 같다고 하고 첫째는 지하감옥 던전 같다고 하였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던전에 대해서 말 뜻을 찾아보았다. 첫째 말대로 지하감옥이라는 뜻이었다. 첫째가 거봐라 하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것이 웃기다.
원래 어제저녁까지 계획해보았던 것은 탈무드 이야기를 읽고 서로 간에 질문 만들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 것이었다.
하브루타는 지금까지 읽어본 책들에서 짝을 지어하는 것으로 두 명이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예전 유태인 교육에 대한 TV 다큐에서도 아버지가 아이들 한명씩을 불러서 자신들의 종교책을 가지고 일대일로 하브루타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아침 20분의 시간에 아이들을 하나씩 돌아가며 할 수가 없어 셋이서 하고 있어서 걱정인 상황이다.
계획대로 시작해보려고 하는데 첫째가 곧 가게 될 태국여행 대비해서 질문 만들기를 해보자고 제안을 하여 너무나 고마웠다.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신뢰가 쌓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무턱대고 시작된 태국 관련 질문 만들기 시간. 서로 오 분 동안 태국 관련 질문을 만들어보았다. 나는 여섯 개 첫째는 다섯 개 둘째는 세 개의 질문을 만들었고 시간이 다되어 서로 간에 질문을 공유하고 각자 질문에 대해서 서로 찾아와서 다시 이야기 나누어 보기로 하였다.
일찍 들어와야 이야기를 좀 길게 할 텐데 걱정이다. 흥미가 생기고 질문을 만들면 그때 찾아보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시간이 건너 띄어지게 되면 흥미가 금방 다른 것으로 옮겨갈까 봐 그렇다.
어쨌건 아이들이 잘 참여해준다고 느낀 첫째 날이다.
10년 하브루타 하면 100년이 행복하다는 하브루타 책들의 표어처럼 앞으로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진짜 대화의 시간을 가져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