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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가?

하브루타 12일째

by 투오아

오늘도 아침체조를 하고 요구르트를 만들어먹으며 시작한다. 오늘은 아이들이 직접 꿀을 넣고 만들어먹었는데 모두 적극적이다.

역시 잠 깨는 데는 좋은 방법임은 확실하다. 졸려하던 아이들이 요구르트 더 달라고 하며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요구르트를 먹으며 둘째가 질문을 하였다

아빠 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죽이면 안 돼? 사형제도 같은 게 있잖아 하고 묻는다.

아 어려운 질문이고 하브루타하기 참 좋은 질문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떻게 질문으로 연결해갈까 고민하다가 침팬지와 사자의 동족 살해 경우를 이야기해주고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둘째는 그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바람이 부는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듯이 자연에서 발생하는 것은 옳고 그름으로 볼 것은 아니라고 말을 해 주었는데 이렇게 말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첫째에게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았다. 첫째는 어떤 것이 정의롭다는 것을 먼저 말해야 한다고 하여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이야기한다는 트롤리 차 예제를 들어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첫째가 그 이야기 안 다고 하면서 한쪽 길은 낭떠러지이고 다른 쪽은 할머니가 걸어가고 있을 때 기관차의 방향만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라는 문제라고 하여 그 상항으로 질문을 만들어보았다.

첫째가 묻는다.

기관차에는 나만 있는 거냐고

그래서 초등학생 3명이 타 있다고 문제를 수정하였다.

그러자 첫째는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할머니 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앞으로 나라에 큰 일을 할 가망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둘째도 아이들이 커서 나쁘게 될 수도 있지만 보통은 큰 사람이 될 것이므로 할머니 쪽으로 가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문제에 할머니가 알고 보니 폐지를 주워서 고아 10명을 먹여 살리시는 것이었고 기관사에게는 자녀가 셋 있는 상태다로 문제를 바꾸어보았다.

그러자 둘째는 그렇다면 낭떠러지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답하였고 첫째는 그래도 할머니 쪽으로 가야 한다고 답하였다 이유는 고아를 기르는 것은 다른 사람을 찾을 가능성이 있지만 기차의 아이들은 한번 죽으면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둘째는 낭떠러지로 가서 기관사가 죽어도 아이 세명이 죽고 또 기관사의 자녀들은 엄마가 있으므로 고아가 되지는 않는 것이라고 하며 낭떠러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까지 진행하면서 벌써 시간이 다되어서 마쳐야 했는데 아이들이 많이 흥미로워하지는 않으면서 참여를 하였고 둘째는 특히나 빨리 소파에 가서 누울라고만 하였다.


어제의 숙제인 태국에 대한 조사 관련해서 착실한 첫째는 짧게라도 추가 조사를 하여서 그것을 읽어달라고 하고 나도 내가 조사한 것을 읽어주었는데 역시 어제 걱정했던 것처럼 질문을 만들고 바로 찾지 않았더니 벌써 흥미들이 떨어져 버린 상태였다.


오늘의 소감은 어떤 것에 대한 조사하는 식의 질문 답 찾기는 좀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과 하브루타는 둘이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것이다.

둘째가 시작한 질문이었는데 첫째까지 같이하다 보니 둘째가 말을 많이 못 하고 흥미가 없는 방향으로 갔다는 것이 느껴졌고 나는 하브루타 초보로서 방법이 너무나 서툴러서 꼬리물기 질문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결론을 내어 전달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도 아이들과 아침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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