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 중에는 아이들의 등교도 있다. 첫째는 초등 6학년이고 둘째는 3학년인데 월, 화요일은 둘째가 등교하고 목금은 첫째가 등교하는 날이다.
등교하는 날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등교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일찍 가도 안 되다 보니 정확한 시간에 나가야 한다. 다행히도 새로 옮긴 회사는 아침 10시까지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지난주에 둘째가 등교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출근하여보았는데 아직 어린 둘째는 그것이 좋았는지 오늘도 같이 가달라고 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놀리지 않냐고 물어보니 그런 것으로는 아무도 안 놀린다고 한다. 첫째에게도 아빠가 같이 등교해줄까 했더니 아주 질린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하는데 그것도 웃기기도 하면서 둘째도 곧 이 시기가 끝날 텐데 하는 미래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둘째가 같이 가달라고 하고 있으니 참 기쁜 마음으로 같이 나가본다.
집에 혼자 남는 첫째에게 온라인 수업 잘하라고 인사하고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더니 창 밖으로 첫째가 손을 흔들며 인사해준다. 둘째와 같이 하늘을 보며 인사하고 학교 교문으로 걸어간다. 가방에 온갖 책이랑 공책을 넣어 놓았는데 나도 이렇게 가방이 무거웠나 싶다.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둘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데 키가 좀 큰 편인 둘째에게 친구들이 너무 키가 크다며 비정상이라고 놀린다고 좀 속상해한다. 그래서 캡틴 아메리카도 비정상이어서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니 둘째가 스파이더맨도 그렇구나 하면서 좋아한다.
녹색어머니회 분들이 횡단보도를 지나가는데 아빠랑 참 다정하다고 말씀 붙여주시고 학교 앞 지킴이 선생님도 인사를 해주시는 가운데 가방을 건네받은 둘째는 교문으로 쏙 들어갔다.
등교 완료 문자메시지가 전달된 내 핸드폰과 교문으로 들어간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나니 마스크를 쓰고 바삐 걸어가는 교복 입은 학생들과 출근하러 지하철로 빠르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지하철로 걸어가는 길에 우체국 문 열기를 기다리며 서계신 어르신들과 하수구에 모터를 틀어놓고 무언가 작업 중인 분들도 계셨다. 이렇게 걷다 보니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현재를 기록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글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