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많이 부족한 요리사

by 투오아

오늘은 목요일 다시 돌아온 많이 부족한 요리사의 날이다.

이번 식사 준비는 어제저녁 아이들과 의논을 하며 시작하였다. 식탁에서 의논할 때 지나가던 아내가 달걀 샐러드 빵 한번 더 해달라고 하였으나 둘째가 자기는 별로라고 하였다. 첫째가 볶음밥, 둘째는 밥버거 이야기를 하다가 비빔밥 이야기가 나고 모두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번 식사 준비는 아이들과 같이 하는 것이 가능해 보여서 아이들에게 팥빙수를 만들어 먹이면서 이제부터 식사 준비 작전 개시를 외쳐보았다.

비빔밥 재료 손질. 무채, 양파, 당근, 애호박채

둘째에게 상추를 꺼내 주며 흐르는 물에 씻어달라고 요청하고 무를 꺼내 약간 도막을 내어 채를 썰었다. 그동안 첫째에게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야채를 볶을 준비를 요청하였다.

상추를 다 씻은 둘째에게 솥을 꺼내 물 1000cc를 담아서 끓여달라고 하였고 그사이 콩나물을 꺼내서 물로 씻고 소금을 물에 푼 뒤 콩나물을 데쳤다. 이 과정은 모두 둘째가 진행하였다.

상추와 물에 데친 콩나물

그리고 당근, 애호박, 양파도 꺼내서 채를 썬 뒤 기름을 둘러 준비하고 있는 첫째에게 볶아달라고 요청하였다.


여기까지 요란한 비빔밥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드디어 아침이다. 곤히 자는 아이들을 6시 50분에 깨우고 체조를 하였다. 손 씻고 모인 우리들은 본격적으로 비빔밥 준비를 시작한다. 둘째에게 큰 그릇에 밥을 퍼달라고 요청하고 첫째에게는 어제저녁 아내가 설명해준 양념장 만들기를 요청하였다. 전주 출신인 아내가 알려준 '아주 쉬운' 양념장 만드는 방법은 도저히 외워지지가 않아서 첫째에게 받아 적게 했는데 그에 따라 다진 마늘을 볶는 것부터 첫째가 시작하고 있으려니 아내가 출근 준비를 하다 말고 나와서 일손을 돕는다.

아주 쉽다는 마법의 양념장

원래 받아 적은 레시피는 다진 양파, 다진 소고기를 볶다가 간장 넣고 후추 넣고 이런 식이었는데 아내가 갑자기 팔이 다섯 개는 달린 듯 양념통들을 꺼내더니 휘리릭 넣어버린다. 그리고 고추장을 넣으라고 해서 고추장을 넣고 맛술까지 넣었다. 아내 말에 따르면 요리당도 들어갔다고 한다. 어쨌든 맛이 훌륭하다. 첫째는 열심히 나무 주걱으로 양념장을 저어서 타지 않게 잘 볶아 놓았다.

그 사이 둘째와 나는 상을 준비하였다. 마침내 볶음 양념장과 준비한 야채들을 넣고 둘째가 준비한 달걀 프라이까지 넣은 뒤 참기름을 넣고 비벼먹는데 맛있다.


밥 위에 재료들을 하나씩 올리면서 이건 누가 만든 거고 저건 누가 만든 거고 하고 있으니 첫째가 아빠는 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생각해보니 말만 한 것 같긴 하였는데 곰곰이 생각하다가 채 썰기는 아빠가 했다고 말해주었다. 첫째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것뿐이라고 한다. 다른 뜻은 없다고 설명해주는 게 웃긴다.


첫째의 평이다. 엄마 혼자 만든 것보다 같이 만들어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다.

둘째의 평이다. 맛있는데 조금 맵다.


양념장은 정확히는 어떻게 만든 지는 모르겠지만 각 재료들의 맛을 엮어 하나로 만드는 역할을 충분히 해 주는 것이 신기하였다.


이런 맛의 조화를 상상해내고 도움을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해 본다.


그리고 아이들과 다음번에는 육회비빔밥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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