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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 Jul 12. 2022

이야기와 성장이 있는 기획

이달의 마케팅 이야기

감각적으로 기획하는 편이다. 그때 작동하는 두 가지가 있다. 


이 일이 정말 필요한가. 

이 일을 통해 누가, 어떤 만족감을 느낄 것인가. 


어린이책을 만들고 쓰는 사람으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두 가지 요소. 

목걸이 줄과 같은 내러티브와 성장을 모든 일에서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때문에 보통 나는,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의 이용자들이 각자 일정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이용하게 되는 스토리라인을 여러 측면에서 구상해 본다. 기획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시간을 많이 들이는 지점이다. 그리고 이 과정의 끝에 이용자들이 어떤 변화와 성장을 이루는가를 고민한다. 


때문에 단순하게 뭘 팔고 뭘 사고, 전환률이 높고 낮고가 중요하지 않았다. 

뭘 사고 팔고 전환률을 높이는 것은 이 과정에서 점차로, 결과적으로 얻게 될 일이지 가장 먼저 확인되어야 할 성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과정은 늘 지난하다. 버티고 가기 위한 크럼스는 예를 들어 참여한 출판사의 만족도 참여한 작가의 만족도, 참여한 독자의 만족도가 된다. 


뉴북나우 꿀시사회나 낭독의 여왕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참여한 사람들이 과정에서 가지게 되는 마음과 감각, 이 프로그램에 대한 점차적 이해 그리고 다음엔 더 괜찮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


일단 여기까지 메모.


라고 쓰고 덧. 그래서 이 일들을 왜 할까. 


이야기와 성장은, 결국 내일을 위해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다. 보통 그런 일들은 많이 가진 사람이 하기 보다는 불편함을 느끼고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마음 먹은 필요가 많은 사람, 절박한 사람이 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불편하지 않고 필요하지 않고 절박하지 않은 사람에게 해당 프로세스를 어필하자면, 여러 가지 말을 듣게 되기 쉽고 한 번 보여줬는데, 여러 사람이, 이거 좋은데 하고 반응이 오면 두 번 보여주기도 전에 따라 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여기에 중요한 지점이 있다. 두 번 보여주기 전에 따라하는 사람에게는 고민의 시간이 없다. 그 차이는 견딜 이유도 덜하다. 성과가 나지 않으면 바로 던져  버릴 수 있다. 


더구나 애초에 기획을 한 이유를 떠올려야 한다. 모두에게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누군가 해야 하는데 혼자 하고 있었다면 함께 하는 사람이 둘, 셋으로 늘어나니까 좋다. 그건 인정을 받은 셈이니, 기뻐해도 좋다. 


다만 기획하는 사람은, 그 기획의 다음을 보여줘야 한다. 설마 얄프리하게 한층위만 준비한다면. 그건 기획이 아니다. 기획자는 이런 단계들을 인지하고  다음을 계속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따라하기 힘든 단계로 성장해 나가게 된다. 


다시 말해서 그 기회의 다음 성장이 없다면 먹히고 끝나는 것이다. 


여러 기업들 혹은 회사들에 수없이 아이디어를 뺏기거나 착취를 당했다고 생각했었다. 형태적으로는 분명히 그런 일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는 그 일을 수행할 돈과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아이디어 만으로는 부족하고 자본과 능력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아야 했던 것이다. 


콩세알 도서관, 비단구두, **유업 **센터 기획 등에서 그런 좌절을 맞보았고 그걸 이해하는데 15년의 절치부심이 있었다. 만약 내가 그 일들을 경험한 이야기와 성장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여전히 박탈감을 느끼며 앞으로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그때 내가 없었던 것이 보이고 지금 내가 그때와 달리 나의 부족한 자본과 능력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을 이룬 걸 알겠다. 


그래서 좀더 과감해져 보기로 한다. 여러분은 아마도, 이달의 다음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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