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기 의자 사용을 터득해라. 넌 이제 다 큰 여자이다. 변기 의자가 올라가 있으면, 내려라. 우리는 위로 올라가 있어야 일을 보고, 넌 내려져 있어야 일을 본다. 우린 네가 내려놓았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
--> 니가... 아이를 들쳐 업고 머리를 감아야 하고, 똥이 마려워도 도무지 나한테서 떨어지질 않아 우는 애를 들쳐 안고, 어찌어찌 바지를 내리고 발로 변기 뚜껑을 열려고 보니 아... 바지를 벗기 전에 뚜껑을 내렸어야 하는 거구나 반성하게 되는 나의 삶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감히 나에게 이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2. 생일, 밸런타인, 기념일들은 남자가 퍼펙트한 선물을 사주는지 알아보는 테스트 혹은 퀘스트가 아니다.
--> 너와 사는 동안 비참하다 느끼지 않게 해 줄 기회가 365일 중 하루 이틀의 퀘스트로 가능하다면 감사한 일 아닌가?
3. 가끔 우린 니 생각을 안 하며 산다. 받아들여라.
--> 내가 기대도 안 한다는 사실을 너는 아직도 모르고 있구나. 내가 너를 절실히 필요해하는 한 순간에 모른척하지나 말란 말이다.
4. 일요일 = 스포츠, 보름달에 썰물/밀물 바뀌듯 자연적인 현상이다. 내버려 둬라.
--> 나는 니 자식을 키우는 동안 그 좋아하는 무한도전도 15분 이상 끊지 않고 집중해서 볼 수가 없었다. 너도 가능하고 나도 가능해야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냐!
5. 머리를 자르지 마라. 절대로. 긴 머리는 짧은 머리보다 "항상" 더 이쁘다.
--> 내가 긴 머리를 감고, 말리고, 컬링을 유지하는 시간을 투자하는 동안 애들 울리지 않고, 애와 싸우지 않고 버틸 수나 있나? 나도 내 몸뚱아리에만 24시간 중 8시간을 투자하고 10시간은 잠을 자던 시절이 있었다. 니가 말하는 그 "항상" 더 예쁜 긴 머리가 추노꾼은 아니지 않은가?
6. 쇼핑은 "스포츠"가 아니다. 더불어 절대, 절대로 우린 그렇게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 니가 니 빤스와 양말을 스스로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나에게 그런 말을 해라. 필요할 땐 의존하고 귀찮은 건 안 하려는 심보는 부끄럽지 않나!
7. 우는 것은... 공갈 협박이다.
--> 내가 더이상 울지 않는 것은 너에게 여자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감당할 수 있겠나? 눈에 힘을 주고 이기겠다고 덤비는 나를 감당할 수 있겠나? 내가 울 때... 고마운 줄 알아라. 내가 운다는 것은 너를 이기려는 게 아니라 이제 내려놓겠다는 의미이니 위로에서 끝내는 것이 네 신상에 이로울 것이다. 사실 여기 써갈긴 이 시뻘건 이야기도 세상 유부남이 보길 바라지 내 남편이 보진 않았으면 싶다. 파이팅 넘치는 거친 내 마음을 너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냥 우는 것이다. 우는 것은... 배려다.
8. 너희가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요청해라.
--> 제발 귓구녕을 열고 평소에 말을 할 때 들어라. 그래야 니 머릿속에서 내 이야기에 대한 기승전결이 맞춰질 것이다. 맥락을 잡고 있으면 마지막 문장이 들리지 않아도 답이 나온다. 남자들은 그런거 못한다고 말하지 마라. 너의 영어듣기 점수가 그런거 다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지 않나?
9. 우린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 생일과 기념일은 달력에 붉은 펜으로 크게 동그라미를 그려놓아라.
--> 개뿔 바라지도 않는다. 이삿날에 맞게 이삿짐센터 예약이나 제대로 해라. 초등학교를 나왔으면 그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할 것이 아니냐
10. 상당수의 남자는 신발 3켤레와 티와 바지 몇 개 정도로 살 수 있다. 또 그렇게 산다.
우리가 너희의 30켤레 중 어떤 신이 너의 특별한 옷과 어울릴 것이라는 조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말아라.
--> 육아라는 터널을 지나며 친구의 결혼식 참석도 자신이 없는 내 마음 한편을 이해한다면 귀찮아하지 말고 최선을 다 해라. 옷과 구두를 다시 사겠다는 말이 아니지 않으냐
11. "좋아"와 "싫어"는 거의 모든 질문의 납득할 만한 답이 될 수 있다.
--> 그래? 진짜 그러한가? 그렇다면 이번 어버이날 어머님 뵈러 가자는 당신의 권유의 대한 내 대답은 "싫어"이다.
좋은 일만 하고 살게 해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는 니가 좋은 일만 하게 해 주는 사람이라는 유아기적 발상을 벗어난 인격체이다.다만 싫은 일을 스스로 납득하고 꾸려나가야 하는 장황한 나의 내면을 이해해라.
13. 두통이 17달 가는 것은 정말 문제인 것이다. 의사를 찾아가라.
--> 내가 머리가 아프다는 건... 주말 동안 18가지 일을 해내는 동안 하염없이 누워있지 말라는 의미다. 괜찮을 땐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프다면 적어도 18가지 일 중 5가지 정도는 스스로 알아서 좀 하자.
14. 제발... 자동차의 오일을 체크해라! 부탁이다....
--> 이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 든든하기도 하다. 하지만 진짜 오롯이 믿고 맡긴 그 한 가지 일이 부담스러웠다니 매우 유감이다.
15. 6개월 전에 우리가 한 이야기를 다툴 때 꺼낸다는 건 인정이 안된다. 명심해라, 우리가 했던 말들은 7일이 지나면 모두 더 이상 효력이 없다.
--> 무슨 소리냐 니가 나에게 했던 실언들은 범죄에 가깝다. 범죄의 공소시효는 대부분 10년이다. 물론 30년도 넘게 꺼내 드는 울 엄마를 보면 좀 무섭기는 하다. 울 엄마처럼은 안되도록 노력하겠다.
16. 너희가 슈퍼모델처럼 입고 다니지 않을 거면, 우리가 영국 신사처럼 입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마라.
--> 내가 홍콩 여행 갔을 때 현지인인 줄 알고 너에게 자꾸 길을 물어보는 중국인들을 보며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중국 아저씨처럼 입고 다니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 거라고 몇번을 말하냐! 이게 그리고 내가 반성할 일이냐!
21. 콜롬버스는 길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여기저기 잘 찾아다녔다. 우리도 그렇다.
--> 지금 콜롬버스를 예로 들었나? 그 인도인줄 알고 아무 대륙이나 찾아가 살고 있는 현지인 학살당하게 만든 분 말하는 거냐? 민폐 끼치지 말고 가고자 했던 길을 가자! 제발 부탁이다.
36. 내 자동차 트렁크에 뭐가 들었는지는 관심 꺼달라. 나도 불 켜지는 프라이팬 보관소로 전락한 너의 오븐 속에는 관심이 없다.
--> 너의 오븐이라고 제발 좀 말하지 마라. 너의 명의로 된 모든 것들 중 관리하기 싫은 것들에 나를 병정처럼 세우지 마라. 내 오븐이라니... 나는 결혼해서 이제껏 한 번도 오븐을 내꺼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냉장고도 내꺼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