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적인, 너무나 직장적인 20편
어느 날 아침이었다.
여느 때처럼 출근길에 나섰다.
회사에 들어가려는 찰나,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모든 풍경이 낯설게만 보였다.
뒤돌아서서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문득 '내가 왜 여기에 있지?'라는 질문에 휩쓸려 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었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 선택한 길인데.
그만 고통스러운 삶이 되어버린 듯했다.
행복을 위해 그만큼의 고통을 받아야 한다면,
고통을 줄이고 행복도 그만큼 줄이면 되지 않을까?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픔도 슬픔도 기쁨도 모두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닐까?
스스로 삶을 '견뎌야 할' 시간으로 만들어 버리고는
'삶이란 고단한 시간'이라는 말을 되뇌이며 주저앉아버린 것은 아닐까?
사실 처음부터 미래는 보이지 않았는데
열심히 뛴다고 보이는 것이 아니었는데
무리해서, 영끌해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보이지 않는 그 자체가 미래였는데
보이지 않는 '불안함'이 살아있는 것인데
그것을 잊고 살아왔다.
사랑하고,
웃고,
부대끼며 사는 것이 삶이었는데...
출근길에 깨달았다.
콘크리트 건물에 갇힌 현실은 막막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고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