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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Jul 12. 2023

챗GPT로 촉발된 MS와 구글의 전쟁

쫒는 Microsoft, 달아나는 구글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를 훌쩍 넘을만큼 독보적이다.(단, 한국과 중국, 러시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3%, 빙은 3%에 불과하다. 그런 구글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도전장을 냈다. 존재감없던 빙이라는 검색 서비스에 오픈AI의 챗GPT를 결합해 2023년 2월 뉴빙이라는 새로운 AI 검색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이 여새를 몰아 파워포인트, 엑셀, 워드 등의 MS 오피스와 팀즈에도 챗GPT를 이용한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AI 서비스를 발표했다. MS 오피스에 도전장을 내고 열심히 뒤쫒아오던 구글독스를 멀찌감치 떼어 놓기 위한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경쟁은 앞으로 어떤 IT 시장의 변화를 만들어낼까?


▣ 챗GPT로 혁신하는 Microsoft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2019년, 2021년 그리고 2023년까지 3차례에 걸쳐 약 100억 달러, 12조원을 투자했다. 덕분에 오픈AI의 LLM인 GPT-n과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와 이를 Azure를 통해서 다른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했다. 그런 권한을 가장 먼저 구글 검색을 추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사실 MS는 2000년대부터 MSN 검색 서비스를 운영해왔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에서도 검색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투자해왔다. 2009년에는 빙이라는 검색 서비스로 전면 개편하며 검색 시장 장악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후 야후 검색엔진과의 전략적 제휴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에 기본 탑재된 Bing 검색엔진은 2011년 3월에 14%까지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 점유율 확대와 검색 서비스에 대한 투자로 인해 빙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런 MS가 절치부심 끝에 챗GPT로 뉴빙으로 거듭난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챗GPT의 훌륭한 잘 알아듣고, 잘 정리해서, 그럴 듯 하게 보여주는 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검색엔진의 불편함을 개선시킨 것이다. 한 단어의 키워드로 수 백개의 링크를 쏟아낸 검색을 통해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것이 기존 검색의 아쉬움이자 한계였다. 그것을 챗GPT를 활용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 그걸 찰떡같이 알아듣고 인터넷 상의 각종 페이지들에 올라온 자료들을 기초로 정리하고 요약해서 마치 정답인 것처럼 보여준 것이다. 그것이 뉴빙이다.(물론 그렇다고 늘 제시한 내용이 정답은 아니다.)


게다가 5월에는 챗GPT 내에 빙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했다.(6월 현재는, 챗GPT 플러스 유료 사용자 대상으로 GPT-4를 이용할 시 사용자가 선택해야 이용 가능) 챗GPT는 과거의 데이터로 학습된 생성형 AI 서비스이다보니 최근의 뉴스나 정보를 기반으로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사실이 아닌 답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것을 극복하고자 빙이 플러그인 방식으로 챗GPT에 탑재가 되어 최신 정보나 뉴스, 사실을 기반으로 답을 해야 하는 질문(프롬프트)에 빙 검색 엔진이 호출되어 챗GPT를 통해 답을 해주는 것이다. 전 세계 수 억명의 챗GPT 사용자들이 챗GPT를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빙 검색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MS는 챗GPT를 활용해 검색 다음의 새검색 시장 장악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기존 검색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해가며 찾아갈 수 있는 검색의 유용함을 오답도 정답처럼 생성해주는 챗GPT같은 서비스가 대신할 수는 없다. 다만, 파인튜닝과 데이터 그라운딩 그리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정답에 가까운 제언을 해주는 챗GPT가 오랜 시간 정보를 찾아야 하는 검색의 수고를 부분 덜어주는 보완제 역할을 해낼 수는 있을 것이다. 특히, 챗GPT가 쇼핑이나 예약, 여행, 상담 등의 영역에 적용되어 편의성을 높여주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즉, 다음 카페가 싸이월드로 인해 사용량을 줄었지만 대체된 것은 아닌 것처럼 챗GPT는 기존 검색의 대체보다는 보완과 다른 용도로 확장되어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MS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오피스 프로그램에도 챗GPT를 도입해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아웃룩,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 그리고 MS 팀즈와 같은 생산성 툴을 이용할 때 코파일럿을 호출해서 필요로 하는 것을 명령하면 도와준다. 메일 내용을 요약 설명해주고, 다양한 언어로 메일을 작성해주고, 엑셀에서 표나 그래프 등을 다양한 함수를 자동으로 사용해서 필요한 것을 처리해주고, 파워포인트 문서를 보기 좋게 편집하고, 회의록을 참고해서 워드로 회의 요약과 앞으로 할 일을 정리해서 문서를 생성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누구나 오래도록 사용해오던 MS 오피스를 환골탈태하고 있다. 사실 업무 생산성 툴 시장에서는 검색 시장과 달리 MS가 독주하고 있지만, 구글 독스와 워크스페이스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는 오피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구글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 실제 웹 브라우저 기반으로 작동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는 2022년 2월 기준으로 48%,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46%로 구글이 바짝 그 뒤를 쫒고 있다.(Statista 발표 자료) 그런만큼 MS 입장에서는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챗GPT를 활용해 MS 오피스를 혁신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MS는 챗GPT를 기반으로 구글과의 검색, 웹 오피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 구글의 저력과 기술력

세상을 떠들석하게 한 챗GPT는 GPT-3.5라는 LLM(Large Language Model)이라는 AI 모델로 만들어졌다. 그런 챗GPT를 가능하게 한 기술인 GPT-n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mer라는 뜻으로 사전 훈련된 생성형 변환기이다. 그런데 여기서 Transfomer는 구글이 2017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소개한 키워드이다. 즉, 챗GPT의 GPT는 사실 구글의 논문을 기초로 만들어진 셈이다. 실제 구글은 2021년 5월 람다(LaMDA), 2022년 4월에는 PaLM, 2023년 5월에는 PaLM2라는 LLM을 발표했다. 람다는 바드(Bard)라는 뉴빙과 유사한 AI 챗봇 서비스를 2023년 3월 출시했고, PaLM은 AI 로봇에 적용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그만큼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LLM 기술에 대한 저력과 다양한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게다가 LLM 개발과 운영에는 상당한 양의 GPU와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런데, 구글은 이미 nVidia의 GPU에 필적할 자체 TPU를 보유하고 있으며, 검색과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며 확보한 데이터의 양도 전 세계에서 상대할 기업이 없다. 사실 구글이야 말로 LLM 개발과 운영에 있어 그 어떤 기업보다 잘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챗GPT와 같은 새로운 AI 서비스를 실제 상용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 구글 검색에 주는 영향과 설익은 서비스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구글이 갖는 한계이다. 그런 약점을 알기에 MS는 챗GPT를 활용해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선점과 사용자 확보에 실패한 구글이 절치부심으로 도전에 나서면 앞으로 게임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MS와 오픈AI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Gen. AI 개발과 LLM 개선 그리고 관련한 생태계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다. 뒤늦게 시작한 구글이 따라올 수 없을만큼 빠른 속도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사실 챗GPT 이후 AI 시장은 2가지를 기반으로 성장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LLM을 B2B로 제공함으로써 타 기업들이 LLM을 기반으로 기존 서비스, 신규 사업 등을 혁신하는데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MS는 Azure에 OpenAI API를 타 기업에 제공하며 LLM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오픈AI도 GPT-n을 미세조정하도록 허락하고 이를 오픈AI의 LLM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런칭할 계획이다. 물론, 구글 역시 버텍스AI를 통해서 생성형AI 모델을 타기업에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둘째, 챗GPT나 뉴빙 등의 서비스에 3rd party를 입점시켜 다양한 Gen. AI 서비스들을 B2C로 사용자들에게 중계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일종의 AI 슈퍼앱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OpenAI는 챗GPT 플러그인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MS는 엣지 브라우저에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해 여러 Gen. AI 서비스들을 사용자들이 쉽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며 사용자와 기업들의 여러 이해관계자를 확보해 구글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골리앗이 된 구글이 단단히 정신차리지 않으면 겁날 것는 날렵한 다윗인 OpenAI와 그 뒤를 든든히 후원해주는 MS의 협공에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 메타버스를 향한 구글과 Microsoft의 대리전

2023년 6월말 기준으로 MS의 시가총액은 2.49조달러(3279조원), 구글은 1.51조(1988조원)이다. 1위인 애플에 이어 나란히 이 두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AI를 향한 두 기업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와중에 애플은 상대적으로 AI 영역에서 조용하다. 대신, 애플은 내년 초 비전프로라는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라는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런데, 그 메타버스는 메타(페이스북)가 작년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그 메타버스에서는 애플과 메타의 경쟁이 치열하고 AI 시장은 구글과 MS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일까?


사실 메타버스도 AI 못지 않은 새로운 인터넷 플랫폼이다. 그 시장에 구글과 MS가 조용할리는 없다. 구글은 이미 2012년에 프로젝트 글래스를 선언하며 구글 글래스라는 AR 기기를 출시했다. 또한, MS는 홀로렌즈라는 AR 기기를 2015년에 공개했고, 2019년에는 홀로렌즈 2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구글과 MS는 새로운 AR 기기를 더 이상 개발하지 않고 중단했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꿈을 버리진 않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MS는 메타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만큼 내년에는 애플과 구글-삼성전자, MS-메타 3곳이 메타버스를 향한 경쟁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만큼 구글과 MS는 곳곳에서 전쟁 중이다. IT 업계의 맏형격인 MS와 혁신의 대명사 구글의 경쟁이 과연 내년 어떻게 정리되어갈지 주목된다.



작가의 챗GPT가 가져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개인 이용팁과 기업의 활용 방안에 대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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