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서비스의 경쟁력과 글로벌 확장
개인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행태가 재작년부터 바뀌고 있다. 3년 전에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 두 곳 정도를 번갈아가면서 가격 비교를 하며 오직 국내 이커머스 서비스만 이용했다. 그런데, 국내 쇼핑몰에서 제대로 검색되지 않는 해외 상품이나 해외 배송으로 도착하는데 시간이 걸릴 경우 아마존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때때로 한국 쇼핑몰보다 가격이 싼 경우도 있어 아마존을 구매대행 통해서 상품 주문하는 경우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거기에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쉬인, 테무 등의 쇼핑몰은 국내 쇼핑몰에는 없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데다 배송도 해외 쇼핑몰임에도 빨라지고 있어 사용량이 크게 늘어가고 있다.
그렇게 해외 쇼핑몰을 이용하는 직구 시장이 국내에서 커지고 있다. 2022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한국의 해외 직구액은 4조7928억원이다. 2021년의 같은 기간 3조 9800억원에 비해 20% 증가한 수치다. 2023년 같은 기간 동안 해외 직구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46.4%로 2조 2217억원이다. 이는 미국의 29.1%를 크게 앞서고 있다. 중국발 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할 때 미국발 직구액은 9.7%가 되려 감소했다. 이렇게 중국 쇼핑몰의 성장세와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알리익스프레스의 이용자 수는 무려 613만명으로 쿠팡(2846만명)과 11번가(816만명)에 이어 3위이다.
이러한 성장세는 비단 한국에서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테무와 쉬인의 이용자수가 아마존 이용자의 무려 90%까지 늘어났다. 이는 1년 전 대비 4배 증가한 수치로 1억1천만명 정도이다. 파이퍼 샌들러의 미국 10대 대상의 리서치 결과는 이커머스 브랜드 선호도에 중국의 쉬인이 아마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MZ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중국의 틱톡이 1.5억명이 사용하며 스냅챗을 앞질러 중국의 이커머스와 소셜 서비스가 미국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직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비교하면 격차가 나지만 2023년 9월 월간 이용자수가 무려 500만명이며 콘텐츠 생산과 비디오 조회수가 빠르게 증가 추세에 있다. 게다가 국내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검색포털 리포트 2023'에 의하면 국내 이용자들의 숏폼 서비스 이용에 있어 틱톡의 한 번 접속했을 때 시청수와 시청시간, 반응률(좋아요, 팔로우, 구매 등)은 유투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렇게 인터넷 시장에서 중국은 무서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왜 중국이 상대적으로 중국보다 인터넷 시장이 먼저 열리고 이미 자국내 안정적인 빅테크 기업들의 서비스가 자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나 미국에서 공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일까?
첫째는 중국 정부가 디지털 인프라 개발과 AI를 포함한 최첨단의 인터넷 기술에 대한 투자 그리고 중국내 스타트업들의 성장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지원 그리고 규제 완화 덕분에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 발판을 만든 인터넷 기업들이 분야별로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0년부터 불어닥친 모바일 열풍 속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시작한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적응하며 중국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 디지털 콘텐츠 소비, 모바일 결제에 익숙해 중국 인터넷 서비스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는 그런 중국에서 검증되고 혁신한 인터넷 서비스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구상과 같은 국제 협력 프로젝트 기반의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한 지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 확장을 하는데 필요한 인프라와 정치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중국 인터넷 기업들 역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메타버스 등의 최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와 혁신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셋째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 시에 그 지역의 문화, 규제,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한 맞춤화 전략을 공략하며 현지 시장에 최적화를 한다. 필요하면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이나 인수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보하기도 한다.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은 카카오페이에 2017년 6월 투자를 하며 무려 지분율을 43.9%까지 늘려 2대 주주이다. 또한, 알리바바는 11번가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까지 했으며, 그 외에도 티몬 등의 다른 이커머스 기업 인수를 검토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이런 중국 인터넷 기업의 경쟁 전략은 고스란히 한국 시장의 성적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 테무, 쉬인은 한국 소비다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쇼핑몰에서는 찾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값싼 가격으로 제공하며 한국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글로벌 배송 네트워크를 갖추고 해외 직구 수요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AI 추천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 제품에 대한 품질 관리와 신뢰를 통해 더 나은 인터넷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이커머스 사업자와 소설 미디어 서비스 업체들은 이제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기업의 공략에 어떻게 대응하고 대처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간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대응 전략만 고민했다면 이제는 중국 인터넷 기업도 고려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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