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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Feb 28. 2024

검색의 아성, 무너질까?

ChatGPT는 검색 시장을 무너뜨릴까?

지난 20년간 인터넷 서비스의 정점에는 검색이 있었다. 국내의 1위 서비스인 네이버도, 전 세계적인 서비스인 구글도 모두 검색 기반으로 성장한 빅테크 기업이다. 검색은 방대한 인터넷 페이지에서 원하는 정보를 1초만에 찾아준다. 그렇다보니 인터넷의 시작으로 웹 서비스가 시작되던 2000년대 이전부터 모든 서비스의 필수적인 기능이자 사용자 인터페이스였다.


검색어 입력창은 어디에든 있다. 스마트폰에도, 메일에도, 파일 탐색기에도 그리고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에도 검색은 기본적인 기능이기도 하다. 필요한 파일, 문서, 메일, 메시지를 찾을 때에 앱, 음악, 목적지까지의 이동 경로, 호텔, 택시 무엇이든 찾고자 할 때에는 검색어 입력창을 찾기 마련이다. 그렇게 검색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그리고 인터넷 사용의 기본이 되는 인터페이스이다.


그런 검색어 입력창이 흔들리고 있다. 바로 2023년 ChatGPT 때문이다.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검색어 입력창이 아닌 Prompt 창이 있다. 이 창에 검색어가 아닌 내가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된다. 찾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다. 검색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정보를 찾아서 보여주지만, 생성형 AI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대신 찾아주거나 없으면 만들어준다.


이미 20년 넘게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지배하는 구글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다윗의 돌멩이가 생긴 셈이다. 그 돌팔매를 가장 먼저 움켜쥔 곳은 Microsoft이다. 이미 구글보다 큰 빅테크 기업이지만 구글에 밀려 인터넷 서비스, 검색 영역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던 MS가 3%도 채 안되는 점유율을 가진 빙을 재정비하고자 ChatGPT를 적극 도입해 Copilot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런칭했다.


또한, 제2의 구글로서 검색 다음의 시대를 준비하는 유닷컴, 퍼플렉시티와 같은 스타트업들도 부상하고 있다. 퍼플렉시티(Perplexity.ai)는 2022년 8월 출시 이후 월간 사용자 1천만명을 확보하고 nVidia는 물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스포티파이 창업자들의 투자를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퍼를렉시티의 첫 페이지에는 ‘지식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제목과 함께 커다란 프롬프트 입력창이 있다. 총 35개국 언어를 지원하고 한글도 지원한다. 원하는 정보를 입력하고 요청하면 검색을 대신해서 그 결과를 요약 정리해준다.

퍼플렉시티가 답한 내용에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정보를 찾았는지 상세하게 정리를 해주고,(Copilot) 대신 인터넷에서 검색한 레퍼런스를 알려주며(Sources), 최종적으로 이런 내용을 기초로 정리한 최종 결과를 보여준다.(Answer) 그리고, 참고해서 보면 좋을 유용한 다른 자료들을 ‘Related’라는 맨 아래의 메뉴를 통해서 추가로 정리해준다.

한마디로 기존 검색과 비교할 때 친절하고 사람이 일일히 검색결과로 나열된 페이지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만일 구글에서 검색을 하려고 했다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야 할지부터 난관이다. 또, 검색결과로 나열된 하이퍼링크들을 일일히 다니면서 내용을 파악하고 정리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퍼플렉시티는 이 과정을 AI가 대신해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답변 내용이 얼마나 정확도가 높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플렉시티는 유료 버전인 퍼플렉시티 Pro를 월 20달러에 제공하면서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하여 답변의 품질을 높여준다. 제공되는 모델은 퍼플렉시티 자체 LLM 모델 2가지와 OpenAI의 GPT-4와 앤스로픽의 클로드2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퍼플렉시티의 경우 2022년 8월 출시 이후 월 천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사용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검색 시장은 검색어 입력창에서 프롬프트 입력창으로 바뀌게 될까? 더 이상 검색이 아닌 상담과 질문의 서비스가 인터넷 시장을 대신하게 될까?


그 답은 사용자에게 달려 있다. 이미 20년 넘게 익숙해진 검색을 Prompt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찾고 싶은 내용을 위해 단어 하나만 떠올려 검색어 입력창에 넣고 마우스로 손가락으로 페이지들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던 이 습관에서 원하는 것을 여러 단어로 구성된 문장으로 바꾸어 입력하게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2023년 5월 ChatGPT를 품은 MS의 빙 조차도 2023년 10월 기준으로 되려 1년 전 3.59%에서 3.1%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가져다 주는 답변의 결과물이 빠르고 편리하며 품질이 좋아지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그것을 경험하는 사용자는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코파일럿이나 퍼플렉시티 서비스는 구글처럼 웹이나 앱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기능은 MS 오피스와 윈도우 그리고 스마트 스피커나 AI를 탑재한 새로운 디바이스에 이용되면서 검색을 떠올릴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실제 CES 2024에서 미디어에 발표된 rabbit이라는 스타트업의 R1이라는 새로운 AI 디바이스에는 퍼플렉시티.AI와 제휴를 통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음성 대화를 통해 답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기도 하다.


그렇게 거대한 검색이라는 댐에 ChatGPT로 촉발된 구멍은 와르르 검색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 개미구멍이 큰 둑을 무너뜨린다는 청장지제라는 사자성어를 우리는 향후 인터넷 검색 시장의 변화 속에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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