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ChatGPT 사용 Tip

먼저 혼자 생각하고 이어서 AI 사용하기

Jun 19. 2025

2025년 6월 MIT 미디어랩이 발표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기술이 우리 뇌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것이다. 연구진은 보스턴 지역에서 모집한 18~39세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챗GPT를 활용한 그룹, 구글 검색을 활용한 그룹, 그리고 아무 보조 없이 스스로 글을 쓴 그룹으로 나누어 SAT 에세이를 작성하게 했다. 각각의 참가자들은 EEG(뇌파 측정기)를 통해 글쓰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뇌의 활동을 기록했다.

출처 : https://arxiv.org/abs/2506.08872

결과는 챗GPT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그룹은 세 그룹 중 가장 낮은 뇌 활성도를 보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수동적이고 게을러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심지어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거의 AI가 제공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거나 편집만 하는 수준으로 에세이를 작성하였다. 평가자들은 이러한 에세이를 “영혼이 없다(soulless)”고 평가했다. 반면, 아무 보조 없이 직접 글을 쓴 그룹은 높은 창의성과 뇌의 활발한 신경 연결성을 보였으며 자신이 작성한 글에 대한 강한 소유감과 만족감을 나타냈다. 구글 검색을 활용한 그룹도 비교적 높은 만족감과 뇌 활성도를 기록했다.

특히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첫 번째 에세이 과제를 마친 후 역할을 바꿔서 다시 실험을 진행했다. 즉, 처음 챗GPT를 썼던 참가자들이 두 번째 과제에서는 아무런 보조 없이 글을 쓰고 처음에는 혼자서 글을 썼던 참가자들은 이번에는 챗GPT를 이용하게 한 것이다. 결과는 더 극명했다. 처음 챗GPT를 썼던 그룹은 이전에 작성한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EEG 결과에서도 기억과 깊은 학습을 나타내는 알파(alpha)와 세타(theta)파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처음에 직접 글을 썼다가 나중에 AI를 활용한 그룹은 모든 뇌파 영역에서 상당한 증가를 보였다. 이는 스스로 먼저 생각하고 사고한 뒤 AI를 사용하는 경우, AI의 활용이 오히려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아이들이 AI를 사용하는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AI가 제공하는 편리함은 명백하지만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자녀들의 비판적 사고와 기억력, 창의력을 위축시킬 위험이 크다. AI 기술은 매우 효율적이고 편리한 도구이지만 아이들이 문제를 풀기 위한 첫 번째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한 뒤 추가적인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AI를 활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부모와 교육자는 아이들이 AI를 활용하기 전 반드시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도록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과제를 해결할 때 아이들에게 “먼저 네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 보고 네 생각을 간단히 정리한 후 AI와 비교해 보자”라고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AI를 활용하면 아이들은 AI를 통해 더 깊은 학습과 비판적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AI가 제공한 정보를 그대로 복사하여 붙여넣기하는 행위가 아니라 AI가 제안한 내용에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나 정보를 얻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자신의 것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아이들은 AI를 사용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잃지 않고, 오히려 AI의 활용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더욱 풍부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와 교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들의 뇌는 끊임없는 자극과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가장 활발히 발달한다는 점이다. AI의 효율성이 학습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착각하는 순간, 아이들은 자신의 두뇌를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AI 시대의 자녀 교육은 ‘언제, 왜’ AI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잡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들이 항상 먼저 생각하고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 이후에 AI를 현명하게 활용하도록 가이드해 줄 때 비로소 AI 기술은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학습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