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BM 확장 전략
쿠팡은 이제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을 넘어 AI 인프라, 물류 혁신, 콘텐츠 제작 및 배달 서비스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며 '슈퍼 앱 제국'을 구축하고 있다. 쿠팡은 아마존의 모델과 닮았지만 아시아의 고밀도 물류망과 철저한 로컬화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며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
쿠팡은 2010년 '로켓배송'으로 한국 e커머스 시장을 급속도로 점령했다. 이제는 물류, 스트리밍, 음식 배달을 넘어 AI 인프라까지 손을 뻗으며 IT 산업 전체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쿠팡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단순 쇼핑몰에서 벗어나 플랫폼 전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결과다. 쇼핑에서 얻은 막대한 고객 트래픽을 이용한 데이터 기반 고객 락인(lock-in)을 통해 플랫폼 내 다양한 서비스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물류 혁신은 쿠팡의 또 다른 강력한 성장 축이다. 쿠팡 로지스틱스 서비스(CLS)는 이미 2024년 CJ대한통운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34.8%)를 차지했다. 지방 곳곳에 대규모 풀필먼트 센터를 건설하며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과 IoT, 자동화 로봇을 활용한 효율성 극대화를 이루고 있다. 주문 패턴 예측을 통해 재고 최적화를 구현하는 등 디지털 물류 혁신을 주도 중이다.
콘텐츠와 서비스 측면에서도 쿠팡의 행보는 공격적이다. 쿠팡 플레이는 2025-26 시즌부터 NBA 독점 중계권을 획득했으며 AFC 챔피언스 리그, 2027 아시안컵 등 글로벌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며 와우(WOW) 멤버십과 연계한 가입자 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월 7,890원의 와우 멤버십은 무료배송, 신선식품 새벽배송, 무료 반품,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 및 쿠팡이츠 무료배달 등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락인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30대 고객층의 활발한 참여 덕분에 쿠팡이츠 주문이 90%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쿠팡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대만을 시작으로 쿠팡은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올해 두 번째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고 로켓 딜리버리와 로켓 해외배송을 도입해 1분기 매출 78% 성장을 기록했다. 대만의 260개 도시 중 230개로 물류 커버리지를 확대하며 현지 중소기업과 협력해 로컬 브랜드를 유치하는 등 한국의 성공 모델을 현지화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Farfetch 인수로 글로벌 럭셔리 시장까지 진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그런 쿠팡은 최근 AI 인프라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1조4600억원 규모의 GPU 1만 장 위탁 운영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기업 엠피리온 디지털과의 협력으로 서울 양재동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확보하여 고성능 GPU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미래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해야 한다. 즉, 그간 이커머스와 배달 서비스와 이를 위한 물류와 OTT 서비스 지배력을 발판으로 차세대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위한 기반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사실 쿠팡은 그간 클라우드 기반의 AI를 내부 서비스와 일부 연구기관 등에 제한적으로 제공해왔고 이미 자체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7월초에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대한 도전을 알리면서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라는 CIC 사업의 새 로고를 공개하며 AI 클라우드 시장에 참전을 선언했다. 또한, AI에 특화된 엔지니어를 채용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에서 인재 확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최대 연봉 4억5천만원의 파격적인 보수를 제시하면서 뒤늦게 AI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런 쿠팡의 모델은 아마존과 유사하면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아마존은 AWS라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으며 글로벌 표준화를 통한 스마트홈 등 IT 전반으로 사업을 넓혔다. 반면 쿠팡은 클라우드 사업보다는 초고속 배송 특화 물류와 로컬 콘텐츠 중심의 쿠팡 플레이를 통해 20-30대 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아마존이 글로벌 전략을 펼치는 반면 쿠팡은 철저히 한국과 아시아 로컬화 전략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쿠팡의 사업 확장은 쇼핑을 중심으로 AI, 물류,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IT 생태계의 플랫폼화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으로 경영진 다수가 미국인이며 글로벌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만큼, 한국 내에서 지역경제 기여와 고용 창출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쿠팡 물류센터의 근로환경과 노동자 처우, 지역사회와의 갈등 같은 이슈는 해결이 필요한 숙제로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쿠팡이 진정한 플랫폼 리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AI와 데이터 기술 혁신뿐 아니라 노동 환경 개선, ESG 경영 실천, 지역사회 협력 및 상생 강화 등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다차원적 접근이 이뤄져야 쿠팡은 한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