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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Oct 24. 2020

모바일 인증이 가져온 핀테크 혁신

금융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많은 산업이 변화의 바람을 맞았고, 그 바람이 누군가에게는 기회를, 누구에게는 위기를 가져다주었다.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고, 택시를 부르고, 영화를 시청하면서 기존의 유통업체와 교통 회사, 영화관은 위기를 맞이 했고 모바일 앱을 통해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과 ICT 기업은 성장의 기회를 얻었다. 그와 같은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산업 중 하나가 금융업이다. 스마트폰의 핀테크 앱들이 금융업에 가져다 준 변화는 개인에게는 보다 편리하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경험이지만, 기존 은행과 카드사 그리고 금융 관련 기업들에게는 큰 위기이다. 이 변화의 시작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생체 인증 기술 덕분이다. 지문, 얼굴 인증 기술과 휴대폰 번호와 USIM과 위치 측정 기술 등을 활용한 보안 솔루션 덕분에 보다 안전하고 빠르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 신용카드보다 편한 간편결제

중국에서는 알리페이나 위쳇페이 앱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비중이 전체 결제의 70%를 훌쩍 넘을만큼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더 사용량이 높다. 스타벅스에서 현금이나 카드보다 스타벅스 앱을 이용해 결제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만 보아도 모바일 간편결제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 실감된다. 사실 이미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바일 결제를 일상 속 다양한 곳에서 사용 중이다. 배달을 시키고, 택시를 부르고, 영화를 예매하고,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간편결제를 이용하고 있다. 간편결제는 계좌나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의 간편결제 앱에 등록하고, 비밀번호 혹은 지문, 얼굴 등의 생체 인식을 이용한 인증 방식으로 쉽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만큼 스마트폰의 간편결제는 기존의 PC를 이용한 공인인증서 방식의 결제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 결제를 필요로 하는 웹, 앱 그리고 오프라인의 카운터에서 간편결제 앱을 호출해서 이용할 수 있어 보다 다양한 곳에서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보안에 있어서도 스마트폰의 인증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더 안전하다.


그렇다보니 모바일 간편결제의 사용량도 빠르게 성장했다. 카카오페이는 2천만명이 사용하는 국내 대표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2020년 1분기 14조3천억원의 결제액으로 국내 카드사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의 사마트 스토어와 접목함으로써 30만곳이 넘는 가맹점을 가지고 있으며, 단순 결제를 넘어 배송정보와 포인트 적립, 구매 내역 등을 일괄 관리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자랑한다. 이런 이유로 사용자수는 3천만명을 육박하고 2020년 상반기 결제 금액만 12조5천억에 달했다.


간편결제는 결제를 쉽게 도와주는 기존 결제 서비스의 보완제일 뿐 대체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 간편결제가 기존의 금융사에 위협을 가져다 주는 이유는 간편결제를 통해 확보하게 된 고객 접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토탈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카드사나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은행은 결제 사업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어, 다양한 금융 상품들을 판매함으로써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기존의 결제를 좀 더 편리하게 도와주는 간편결제가 결제 그 자체 비즈니스로 수익을 확보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간편결제를 통해 결제를 하는 사용자와 그 횟수가 늘어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편의점마다, 택시마다, 동네 상가마다, 백화점마다 다른 결제 수단과 결제 업체를 이용하던 것에서 하나의 간편결제를 이용하게 되면 지배력을 가지게 된다. 마치 동네 아파트마다 서로 다른 상가수첩을 이용해 음식 배달을 하다가 전국에서 배달의 민족 하나의 앱으로 음식 주문을 하면서 배달앱의 영향력이 커진 것과 같다.


그렇게 위상이 커진 간편결제 앱인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는 결제 기능 외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각종 공과금과 청구서 관리는 물론 가계부 그리고 자산관리와 예적금, 보험, 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많고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맞춤으로 제공하면서 상품의 판매율도 높다. 이렇게 간편결제 서비스사들은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해가고 있다. 이들이 금융에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바일 앱과 빅데이터, AI 등의 ICT 기술을 적극 활용해 금융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핀테크라고 부른다.



▣ 숫자에서 서비스로 혁신하는 금융

기존의 금융사들은 핀테크 공습에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기술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기술을 새로운 금융 서비스 경험을 위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토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뱅크 등을 보면 기존의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앱과는 다른 감성적인 배려가 물씬 담겨 있다. 계좌를 개설하는 화면과 계좌 내역, 적금 관리, 모임통장 관리 등의 기능을 보면 기존의 은행 앱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예쁜 캐릭터와 함께 보는 즐거움이 있고 적금을 붓는 과정도 마치 게임을 하듯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모임통장 기능에는 회비를 요청할 때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귀여운 캐릭터와 보낼 수 있다.

 


기존에 금융 서비스는 무미 건조한 숫자만 있었지만, 핀테크 기반의 금융 서비스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앱의 기능과 화면, UX에 투자를 한다. 그리고,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보안과 인증 등의 기술을 이용한다. 이렇게 금융을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혁신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금융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혁신하는 핀테크 기업들은 오프라인 지점과 고객들과 상담하는 인력, 전통적인 영업 관리 등을 위한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기존 금융사들의 투자 방식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지점이나 상담, 영업 인력없이 오직 모바일 앱을 통한 더 나은 금융 서비스 경험과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수립에 집중한다. 그것이 전통 금융과 새로운 핀테크의 차이점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세상은 비대면, 온라인,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혁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전통기업들의 사업 운영 방식과 대고객 서비스의 변화도 선택이 아닌 숙명이 되고 있다. 이 변화에 핀테크 기업들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통 금융 기업들은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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