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들고 있을 자신 있으면 사세요!!
나는 사물인터넷,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같은 강의를 주로 하는데, 기술적인 내용들보다는 비즈니스 모델 및 사업전략적인 측면에서 주로 강의를 한다. 기술은 디테일한 내용보다는 기술의 특성이 고객 가치와 어떻게 관련 있는지를 소개하는 게 전부다.
이러다보니 주로 해외 유명 기업들, 아마존이나 스타벅스, 도미노, GM 같은 기업들의 사례를 많이 소개하는 편입니다. 물론, 강의를 듣는 분들이 처음에는 '다 아는 이야기 아니야?'라고 하죠. 하지만, 나중에는 자기가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들이 너무 단편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래서 제 강의를 듣고 해외 주식이나 관련 기업을 찾아서 주식을 사는 분들도 종종 계신데요, 가장 놀라웠던 경우는 2015년 초에 제 강의를 듣고 아마존 주식을 사신 분이 4년 정도 들고 계셨다가 5배 이상의 수익을 내신 경우였습니다. 그 외에도 2-3배는 비일비재하구요.
문제는 강의를 하는 저는 막상 해외주식을 사지 않았다는 겁니다. 국내 주식 사서 손해만 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2018년부터는 나도 좀 사야겠다 했는데요, 아마존은 너무 올라서 엄두가 나지 않고 그나마 만만한게 테슬라였는데, 당시 테슬라는 유동성 위기가 있어서 불안했죠.
그러나, 2분기에 분위기가 바뀌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2주씩 몇번에 나눠서 테슬라 주식을 구입했습니다. 돈이 없을 때라서 10주 정도 샀는데요, 대략 190달러 전후였습니다. 그럼에도 수익률이 마이너스 10% 가깝게 빠진적도 있었고 본전에서 등락을 하더군요.
그러다 3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모델3의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치솟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가 종가 기준으로 291%까지 올라가더군요. CES 다녀와서 1월 중순에 대부분 팔고 지금은 딸랑 2주만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2주만 남기고 테슬라 주식을 판 이유는 너무 오버슈팅 되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들을 보면 현재 테슬라의 PER가 100 이상인 것 같은데요, 애플도 그런 적이 있고 아마존은 700 이상이었던 적도 있으니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와 스마트폰이나 이커머스를 하는 회사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무리기 때문이죠. 물론, 저도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올해말부터 로보택시 서비스도 한다고 하고, 배터리도 만들어 팔고 태양열 전지판도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심지어는 티셔츠나 머그컵도 만들어서 파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거죠. 물론, 아주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5년 후인 2025년의 주가는 지금보다 몇 배는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때까지 들고 있지 못하리라 봅니다. 더군다나 그 사이에 테슬라의 주가가 빠지기라도 한다면, (특히 절반 수준까지 빠진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 되겠죠.
저는 상반기 중에는 테슬라 주가가 강한 조정을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지만, 이번 주가 반등은 실적이 이끌고 공매도 세력이 밀어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IT 기술 이야기하는 분석가들이 많은데, 아직 테슬라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자동차 IT 쪽으로는 다른 제조사들보다 앞서 있지만, 그게 돈이 되느냐를 따진다면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지금 중요한 건 현금 흐름입니다. 유동성 문제가 가장 중요하죠. 뭐 저도 정확히 테슬라의 현금 흐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올해 독일 베를린에 제4 공장을 짓게 되고 아마 빠르면 올해 내에 5번째 공장도 미국 어딘가에 짓게 될 것입니다. 모델3의 판매로 현금 유입이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추가적인 판매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과도한 비용의 지출은 다시금 유동성 이슈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가 전기차에 대한 정부 대출금을 줄이라고 지시한 부분도 참고하셔야 할 겁니다.
게다가 최근 시장 트렌드가 실적을 중시합니다. 작년 3분기, 4분기에 흑자를 내는 바람에 과하게 반등을 했지만, 만에 하나 1분기에 적자라도 나온다면 상황은 다시 안 좋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판매가 주춤하게 되면 이런 예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을 테구요.
아무튼 투자는 본인의 판단으로 하는 거지만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상반기 중에는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더 클 것 같고, 올해만 놓고 보더라도 상승세가 크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이 글을 2월 11일(10일 종가 771달러) 처음 썼더군요. 하지만 그 이후에 2월 19일까지 테슬라 주가는 917달러까지 20% 정도 더 상승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미국이 코로나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때였죠. 하지만, 3월 6일 종가는 703달러로 제가 글을 썼던 때를 기준으로 약 10% 정도 빠졌고, 2월 19일 고점 대비 23% 정도 빠졌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지난 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코로나 여파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고 테슬라가 오버슈팅한 측면도 적지 않아(공매도 잔량도 아주 줄었더군요) 하락 추세는 지속될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미국 증시가 하락추세고 개인적으로는 다우가 22,000 부근까지 빠지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10% 이상 더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죠.
테슬라도 10%는 기본으로 깔고 가시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 폭이 더 클 수도 있을 것 같구요. 따라서 주당 600달러 이하에서는 신중한 접근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분기 적자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2분기도 별로 좋지 않으리라 보구요.
그렇지 않으면 좋겠지만, 이런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500달러 이하는 순식간이라 생각합니다. 600달러 기준으로 20% 빠지는 거구요, 현 시점에서는 30% 이상 빠지는 거죠. 따라서, 분할 매수를 하는 등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2-3년을 바라보신다면 지금 사셔도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사는 경우와 500달러 이하에서 사는 경우 수익률은 1.5배 정도 차이가 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