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 5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종말이라뇨!! 적어도 당분간은 절대 스마트폰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저도 책 제목을 정할 때 "스마트폰의 종말" 대신 "포스트 스마트폰"이라는 용어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스마트폰 이후의 시대를 주도할 트렌드로 "앰비언트"를 말했던 것이구요.
그런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모습의 스마트폰은 분명 사라질 것입니다. 과거 벽돌폰이라 불리던 휴대전화가 사라지고 더 작은 휴대폰이 등장했으며 그리고 그로부터 10년 정도 지난 2007년에 첫번째 스마트폰이 등장했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그 징조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2018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전년 대비 11% 정도 감소한 12억대가 판매되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더 이상의 성능 개선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구매 주기가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죠.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스마트폰 사용을 대신하는 주변 기기들, 예를 들면 스마트워치나 무선 이어폰, 인공지능 스피커 같은 장치들이 많이 보급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들 기기들도 연간 수 억대씩 판매되고 있는데요, 항상은 아니지만 집에 있을 때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운동 중에는 워치나 이어폰 등이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물론 워치나 이어폰은 스마트폰에 연결되어 사용됩니다.)
실제로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온라인 쇼핑 동향을 보더라도 2년 전부터 전체 소매판매 대비 온라인 쇼핑 비율이 정체 내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1년 전부터는 온라인 대비 모바일 쇼핑 비중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바일 트래픽의 경우 꾸준히 급증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비디오나 게임 트래픽이며 이를 제외하면 트래픽 증가율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스마트폰의 모습은 어떨까요? 여러 시나리오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존 프라임의 <Upload>라는 드라마를 보면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L 자 형태를 만들면 거기에 디스플레이가 나타나서 상대와 통화를 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멋있기는 하지만, 과연 어떻게 가능할지는 기술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yvIe5zUdhA
엇그제는 휴대폰을 처음 개발한 마틴 쿠퍼(Martin Cooper) 옹께서 한 세대 후에는 귀 밑에 전화기를 심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몸이 생성하는 전기를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ETRI나 몇몇 대학교에서도 피부에 삽입하는 전자회로를 개발하고 신체의 열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한 적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봅니다. 하지만, 과연 몸에 뭔가를 이식하는 것을 얼마나 선호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스마트폰은 과거의 와이브로 에그(Wibro Egg) 같은 모바일 라우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와이브로 에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해외 여행할 때 빌려가던 와이파이 도시락 같은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즉, 이동통신 신호를 받아서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주는 휴대형 와이파이 공유기인 거죠. 즉, 미래에는 현재의 스마트폰이 무선 이어폰이나 워치 등에 블루투스 혹은 와이파이와 같은 무선 신호를 제공하는 장치로 존재할 거라는 것입니다.
영화 <허(Her)>에서처럼 사용자는 가방 어딘가에 혹은 주머니에 지포 라이터 크기의 모바일 라우터를 넣고 다니면 되구요 대신 스마트워치나 무선 이어폰 혹은 스마트 글래스를 이용해서 필요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MWC에서도 다양한 스마트 글래스가 소개되었는데요, OPPO의 스마트 글래스는 무게가 38g 밖에 되지 않아서 실용성도 갖춘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