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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용 Sep 29. 2024

스마트홈에 주목하기 시작한 LG전자

AI Home Hub 출시에 이어 6개 장치가 Matter 인증 받음!!

최근 LG전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연일 스마트홈과 관련된 소식을 쏟아내고 있고, 심지어는 관련 소식이 있어서 알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LG가 그렇죠 뭐..) 그래서 제가 정리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스마트홈과 관련해서는 싹수가 글러먹은 LG전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LG전자는 스마트홈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이 일도 없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에 이어 방향감을 잡지 못하는 사업 중의 하나가 스마트홈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LG전자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LG 전자의 변화 모습에 대해서는 차차 소개하기로 하구요, LG전자가 스마트홈과 관련해서 싹수가 글러먹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부터 설명드려야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스마트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고객 가치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사람마다 혹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서로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스마트홈 기기/서비스를 위한 인터페이스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스마트홈 기기나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된 AI 스피커 같은 자연어 기반의 인터페이스입니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과거 머신러닝 기반의 AI 스피커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LG전자는 정말 헬입니다. 그래서 헬지라고 하죠 ㅋㅋ (농담이구요.) 제대로 AI 스피커도 없고 자체 음성 인식 서비스도 없습니다. 물론, 예전에 씽큐 허브라고 AI 스피커 비스무리한 것을 만든 적도 있고 클로이 같은 로봇에서 음성 인식 기능을 지원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클로바를 사용했죠. 


그러면서 자체 스마트폰도 없고 에어팟이나 갤럭시버즈 같은 무선 이어폰도 없습니다. 사실 무선 이어폰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없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스마트폰 앱인 씽큐도 그지같고, 냉장고나 TV에서 이용할 있는 것도 극단적으로 제한적이죠. 즉, 스마트홈이 제공하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LG전자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나 다름이 없었죠. 그래서 LG전자가 스마트홈을 잘할 가능성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LG전자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다


그런 LG전자가 최근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가장 첫번째는 앰비언트 컴퓨팅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한 것입니다. 앰비언트 컴퓨팅 플랫폼이 뭐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그냥 쉽게 말하자면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홈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LG전자는 2023년 1월 1일 첫번째 보도자료로 앰비언트 컴퓨팅 플랫폼에 대한 기사를 냈는데요, 얼마 되지 않아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최고 책임자가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서 유야무야 됐죠. 하지만, 이런 기사를 낼 때부터 저는 뭔가 움직임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LG전자는 자사의 가전제품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홈 플랫폼 서비스인 씽큐(ThinQ) 앱을 설치하고 구매한 기기를 씽큐에 등록하도록 합니다. 그 결과 2024년 봄에는 LG 가전 구매 고객의 6~70%가 씽큐 앱에 기기를 등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년 전인 2023년 봄만 하더라도 그 수치는 10%대에 불과했는데 말입니다.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이런 고객들 중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씽큐 앱 및 서비스를 이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어느 정도 되느냐가 중요한 거죠. 참고로 저희 집은 거의 사용하지 않다가, 여름에 에어컨 사용하면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월 초, CES 2024에서 Q9이라는 AI Agent 로봇을 공개합니다. 저는 실제로 CES 현장에서 해당 제품을 봤는데요, 헐!!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볼리(Ballie)라고 해서 근거리 및 원거리 프로젝터가 내장되고 Gen. AI 기반으로 사용자의 음성 명령까지 알아듣는 홈 서비스 로봇을 출시했는데, LG전자는 그냥 아무 기능도 못하고 단지 두 바퀴로 왔다 갔다 하는 로봇을 전시했던 겁니다. 에니메이션 영상을 통해 앞으로 이 AI Agent를 이용해서 이러저러한 일들을 하겠다는 계획만 소개했습니다. 

그나마 저의 실망스러운 마음으 달래주었던 것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정기현 부사장님의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새로운 스마트홈 허브를 출시하겠다는 발표였습니다. 2024년 말에 발표한다는 것이 전부였고,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들어가 있어서 댁내에서 몇몇 AI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거였죠. 그리고, 그 결과물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24에서 소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할께요.)


그리고 지난 7월 초에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인 앳홈(Athom)을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앳홈은 이미 5만 종의 기기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연결하고 있는 회사죠. 스마트홈에서의 부진을 앳홈 인수를 통해 극복해 보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이 14만종, 구글이 10만종 정도의 기기를 연결하는 거에 비하면 그리 대단하지 않은 편입니다. 물론, 삼성의 스마트싱스에 비하면 훨씬 많은 기기들이 연동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삼성만 제끼면 되니까 ㅋㅋ 


LG전자, 6종의 스마트홈 기기에 대한 CSA 인증 취득!!


그런 상황에서 최근 LG전자는 6종의 스마트홈 기기(액세서리류)에 대해 매터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매터 인증이라고 부르는데요, 엄밀히는 매터(Matter) 표준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CSA 인증입니다. 6종의 매터 기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인증받은 역순으로 정리가 되어 있는데요, 아래 오른쪽 두 개는 8월 28일 인증받았고, 그 옆의 공기질 센서는 9월 13일, 윗쪽의 오른쪽 두개는 9월 17일, 그리고 왼쪽 위에 있는 모션센서는 9월 27일 인증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인증 신청은 한꺼번에 했지만, 일을 천천히 하는 CSA가 서류 작업을 천천히 해서 아마 뛰엄뛰엄 등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홈의 기본이 되는 센서류 4종과 컨트롤을 위한 무선 버튼 혹은 장면 스위치 2종을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띄엄띄엄 등록되는 것으로 봐서 추가로 몇 종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저희도 매터 기기를 개발하다 보니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싶은 애들만 골라서 했더군요. 


그런데 좀 의아한 부분이 있는데요, 24년 초에 고퀄이라고 스마트홈 액세서리 제조회사에 50억 투자를 했는데, 그와 상관없이 제품 인증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제품 개발 기간을 생각하면 두 사건이 개별적으로 진행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고퀄이라는 회사가 인증받은 제품들을 보면 최근에 인증받은 제품에는 조명 스위치가 있지만 이미 모션센서와 문열림 센서에 대해 인증을 받았거든요. 


그러나 한계가 명확한 LG전자의 스마트홈


이렇게 다양하게 스마트홈과 관련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는 명확해 보입니다. 첫번째는 스마트폰 앱 외에 인터페이스 수단이 없다는 것이구요, 두번째는 홈 허브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클라우드 기반으로 스마트홈을 구축한다면 허브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누가 뭐래도 에지 기반입니다. 매터 표준도 로컬 컨트롤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매터 표준의 기반이 된 애플의 홈킷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글도 조만간 로컬 쪽으로 갈 거 같구요. 그럴려면 보급형 허브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LG전자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기존에 webOS를 지원하는 TV를 이용해서 홈 허브로 쓰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는데요, 그런 TV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다 쓸까요? 스마트홈은 눈꼽만큼도 모르는 TV 쟁이나 할 소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에 발표한 씽큐온(ThinQ On)의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30-50만원 이상 할 것 같은데요, 누가 사서 쓸까요? 아마존이나 구글, 심지어는 애플의 경우도 100달러(13만원)가 넘어가면 AI 스피커가 팔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7월에 인수하기로 한 앳홈 허브는 괜찮을까요? 그것도 지그비 허브는 7-8만원 하지만, 매터를 지원하는 제대로 된 허브는 50만원대로 알고 있습니다. 절대 안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설령 그런 것을 사더라도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포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설상가상으로 이런 상황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애플과 삼성은 폰과 무선 이어폰을 이용해서, 그리고 워치를 이용해서 스마트홈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의 도입도 추진될 예정입니다. 뭔가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지 않는다면, LG전자의 스마트홈 사업에는 비전이 없다고 봅니다. 


LG전자에서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잘 될 거라는 소리를 합니다. 그런 소리를 5년 정도는 들었습니다. 물론 열심히 하겠죠. 하지만 경쟁자들은 놀까요? 경쟁자들은 판을 바꾸고 있는데, LG전자는 과거의 그들을 따라가기에 바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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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HCA 가입 및 지원 이야기도 추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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