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AI PIN 같은 웨어러블을 준비하는 이유?

피지컬 AI 시대를 위한 디바이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듯!!

by 김학용

며칠전 애플이 2027년 정도에 AI PIN이라는 웨어러블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 기반의 기사들이 돌더군요. 뭐 애플에게는 이런 일들이 너무 흔한 일이었고, 대부분의 경우 관련된 디바이스들이 개발되고 있다는 팩트 기반의 기사가 뒤따랐죠.


물론, 이들 모두가 상용화까지 이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애플카는 진작에 드랍됐고, 애플 글래스도 나온다는 이야기만 계속 반복되고 있죠. 그리고 홈패드 혹은 홈허브와 같은 스마트 디스플레이 장치도 25년 초에 나온다고 했다가 26년 봄에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AI 웨어러블이라는 AI PIN이라는 웨어러블 개발 소식이 들려서 이 제품은 어떤 제품이고 왜 개발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AI PIN은 스마트폰과 함께 쓰는 보조 장치


솔직히 AI PIN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2023년 11월에 출시된 Humane의 AI PIN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휴메인의 AI PIN에 대해서는 많이들 아실텐데요, 애플의 핵심 디자이너였던 임란 초드리와 베사니 본조르노 부부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화면 없는 컴퓨팅' 장치로 개발했던 제품입니다. 이 제품을 개발한 휴메인이라는 회사는 OpenAI의 샘 알트만, 마이크로소프트, 국내의 SK네트웍스 등을 통해 2억 3천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기도 했죠.


humane ai pin.jpg


하지만, 성능 이슈(느린 응답 속도와 햇빛 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레이저 프로젝터 등), 이용 가능한 서비스의 제한, 배터리 발열 등의 이유로 출시된지 1년 4개월 말인 2025년 2월에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그래서, 실패한 제품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제품이라서 살짝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죠.


아무튼, 지금까지 나온 자료들을 정리하면 애플의 AI PIN은 다음과 같은 스팩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MacRumors에서 가져온 이미지인데요, 1배(1x)짜리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 등 2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에어태그(AirTag) 크기의 제품일 것으로 보입니다. 카메라 모듈이 두개나 들어가는데, 에어태그 크기로 만들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


Apple AI Pin - 2026.01.23.jpg


2개의 카메라 외에 3개의 마이크와 빌트인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고, 가장자리에 물리적 버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루미늄과 유리 케이스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이며,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옷 등에 꼽고 다니는 형태의 제품일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는 무선으로 충전하는 구조입니다.


AI PIN은 어떻게 사용하나?


판매 및 서비스가 종료된 휴메인의 AI PIN과 달리, 애플의 AI PIN은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제품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요즘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평상시의 대화나 회의 내용을 녹음하고 AI로 정리해 주는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카메라 부분을 빼면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카메라를 이용한다는 것은 이 제품이 스마트폰과 다른 통신 방식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 UWB(Ultra-WideBand) 기술을 이용할 것 같습니다. UWB는 이미 아이폰11부터 탑재되고 있는데요 (U1칩), 3.1~10.6GHz 대역의 주파수 중 500MHz 이상의 대역폭을 이용하는 통신 방식으로 대역폭이 넓은 만큼 500Mbps 이상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을 뿐더러, 블루투스와의 간섭도 없습니다. 게다가 통신 반경은 짧지만, 와이파이 대비 1/10~1/100 수준의 저전력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UWB 비교.png


즉,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카메라로 사용자가 보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사용자가 듣는 것을 들려주거나 사용자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그에 대한 피드백은 음성으로 전달해 주거나 혹은 또 다른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서 이미지나 영상으로 제공을 해주겠죠.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사용자와 인터페이스를 하며 컴퓨팅 기능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애플이 AI PIN을 준비하는 이유는?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AI PIN이 출시될지는 2027년 혹은 그 이후까지 가봐야 알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뭔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이 왜 AI PIN과 같은 웨어러블 AI 디바이스를 검토 혹은 개발 중에 있는 걸까요?


여러 언론 기사를 살펴보면, 첫번째가 경쟁사들도 AI 기반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합니다. 이건 휴메인의 AI PIN이나 Rabbit의 R1과 같은 장치를 말하는 것 같은데, 설득력이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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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포스트 아이폰에 대한 포석으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현재의 AI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3~5년 후면 현재와 같은 스마트폰이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측면에서 다소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온디바이스로 VLA(Vision-Language-Action) 추론 모델을 돌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번째는 제가 주장하는 바인데요, 바로 Physical AI 때문입니다. 피지컬 AI는 그동안 가상세계 혹은 디지털 세상에만 머물러 있던 AI가 현실 세계의 데이터와 결합하여 현실세계의 서비스를 지능화하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요, AI 모델 개발에 뒤쳐져 있는 애플이지만 피지컬 AI 서비스 생태계에서는 뒤쳐지기 싫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지컬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실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요, 사람이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처럼 수많은 센서를 달고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렇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는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의 스마트폰은 이런 용도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스마트폰은 대부분 주머니나 핸드백 안에 들어가 있고, 설령 손에 쥐고 있더라도 카메라는 사용자가 바라보는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용자의 가슴 혹은 전면부에 부착될 것으로 기대되는 AI PIN은 그걸 가능하게 만들 수 있죠.


이런 구조적 변화는 그동안 온라인 상에서의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패턴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추천하거나 광고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서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던 간에 그 순간, 그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앰비언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거죠. 이를 위해 AI PIN과 같은 웨어러블 AI 디바이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피지컬 AI는 모델도 중요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AI 기술의 진화 단계상 올해 정도에 Agentic AI가 확산되고 Physical AI는 2-3년 정도 지나야 본격적으로 활성화가 될 것 같은데요, 그런 측면에서도 아다리가 딱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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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 앰비언트 Yes24 - 피지컬 AI



스마트 글래스도 있는데 굳이?


물론, 이 제품은 스마트 글래스와 포지션이 정확히 겹칩니다. 오히려 디스플레이가 없으니 기능적으로 좀 떨어지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애플도 26년 말에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할 거라는 소문도 있고, 실제로 이번 CES 2026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조만간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하려고 하고 있어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작년 CES 2025에서는 내년(2026년) 정도 되면 뭔가 팔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거 같다는 기대를 했었고, 2025년 9월 메타는 레이밴 메타 디스플레에서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기도 했죠. 그러면서도 800달러(약 120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으니, 어쩌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글래스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보급될지도 모르겠습니다.


Meta Ray-Ban Display.jpg


하지만, 이번에 CES 2026에서 다양한 스마트 글래스를 이용해 보며 저는 많은 한계를 느꼈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번에 스마트 글래스가 많이 나오고 성능도 크게 개선되어서 깜짝 놀라는 눈치였지만, 지속적인 사용성을 봤을 때 저는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일단 글래스의 무게나 배터리 수명은 말할 것도 없고 디스플레이 성능이나 정보 표시 방식도 제약이 큽니다. 또한 저처럼 눈이 심하게 나쁜 사람들은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일부 조정은 가능하고 컨택트 렌즈 처방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영화 <그녀(Her)>에 나오는 것처럼 카메라가 있는 제품과 무선 이어폰의 결합과 같은 구조로 갈 것 같은데요, AI PIN이 그런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그녀가 현실 세계를 볼 수 있도록 옷핀으로 높이를 조절해 주는 것이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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