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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이 Apr 07. 2020

책과 함께 주저리주저리

<서른다섯의 사춘기>


책 선정 이유



나도 이제 서른으로 막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중학생처럼 하고 싶은 게 많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 이러한 상태에서 『서른다섯의 사춘기』는그런 나를 이해해 줄 것만 같아 선정하였다.


책의 흐름



저자 한기연, 출판 팜파스,  2017.10.25.


  이 책은 저자가 심리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은 상담을 받았던 삼십 대 중반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해나간다. 사랑・관계・가족・꿈・결혼・직장 속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내담자들의 사연을 제시하고 상담사답게 그에 맞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선생님, 결국 이런 건지요? 돌고 돌아봤자 결국 제자리요. 무슨 인생의 큰 뜻이라도 있는 것처럼 고민하다 떠났던 그 지점, 저에 대한 소문과 평가가 떠돌던 그곳으로 다시 갈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싫어요 "



"서른셋만큼 나잇값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제가 결혼을 못 하고 있는 걸 어떻게 볼지를 생각하면 미치겠어요"


"어떤 대학원을 가야 하지? 회사와 병행할 수 있을까? 영어 공부가 만만치 않을 텐데, 준비하다가 실패하는 건 아닐까? 부모님은 서른셋에 학생이라니 미쳤냐고 할 텐데"


"서른 넘어 이 나이에 제가 뭔가 다른 걸 하면 되기나 할까요?"


"남들은 승진해서 좋겠다는데 전 죽을 맛이에요"


"이십 대 때는 '삼심 대가 되면, 저 자리까지만 가면' 하고 살아왔어요"


"내가 정말 매니저 자격이 있을까요? 사실 제가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이를 악물고 밤새워가며 일해서 여기까지 온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뭘 하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뭐지?를 물어봐요, 먹고사는 게 중요하니까요."



 주저리주저리

-늙은 사춘기란?-


  나는 최근에 여성의 입장에서 쓰인 책들을 읽고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신체적 변화, 사회적 역할, 생각 등을 알 수가 없다. 물론, 내가 여성이 되었다고 한들 여성을 다 알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여성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남・여를 사전에 구분 짓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남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일 뿐이고 신체・환경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뿐이다. 물론 남녀는 각각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서로의 특징들이 나타날 수 있으나 그것은 어떤 경향일 뿐이지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위에 제시한 인용문들은 책에서 언급한 사연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담을 받은 삼십 대 중반의 여성들의 사연이다. 질문을 보면 남녀 할 거 없이 고민이 비슷하다. 더 감성적인 것도 아니고, 이성적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각각 그들이 처해진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런 고민들에 대해 저자는 다양한 해법들을 제시한다. 이 해법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일 수도 있고, 몰랐다면 새롭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기존의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바꾸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것은 관념이 바뀌면 연결되는 생각과 행동들 또한 변하기 때문이다. 



  잡담이 길어졌는데, 내가 사연을 보면서 느낀 것은 나이가 있음에도 사춘기가 올 수 있다라기 보다 인간은 누구나 다 사춘기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사회의 룰을 배우고 그에 맞는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예를 들면,  자식・친구・브런치 작가・동생・남자친구・블로거・백수・직장인・남편・와이프・여자친구・자기 자신 등 다양한 역할을 자의든 타이든 부여받는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역할에서 벗어나 다른 역할을 하고 싶다. 이때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자기에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하는데 그 분수를 넘으려고 하니깐 말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것일까? 우리는 사실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한 역할들은 전부 내포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그 역할을 바꾸고 싶다는 것은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야기이다. 눈에는 같은 상황으로 보이지만 내부에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역할을 바꾸게 되면 기존의 역할과 공존할 수 있으면 베스트겠지만, 버려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그때부터 할까 말까의 싸움이 시작된다. 혼자 고민하고 주변에 물어보고 정신이 없다. 



그런데 고민이 단순해서 그런지 듣는 이야기도 생각보다 영양가가 없다 해라 마라/모르겠다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게 당연하다. 좋은 것도 아니지만 나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고민의 설정을 양극단으로 해두었기 때문에 대답을 양극단에서 선택한 것뿐이다. '장자'나 '멀티 팩터'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누구나 자신의 선택이 잘 되길 바란다. 그래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양극단의 경우 '모'아니면 '도'이다 이것은 성공하면 좋지만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분산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다른 선택안 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목표, 성공 기준 등 뿌리가 되는 것부터 아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최악의 경우와 감내 가능한 리스크 수준까지 꼼꼼히 파악하여 선택 안을 만들어 선택을 해야 한다. 이후 모든 선택은 결과에 따라 평가되겠지만,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실패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안주한다. 그렇지만 위와 같은 고민을 해서 안주를 선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안주 안에서도 변화가 분명히 발생할 것이다. 이처럼 10대든 20대든 30대든 50대든 70대든 누구나 다 하는 고민이고 저마다 리스크가 다르다. 그것이 리스크인지 기회인지는 자신의 생각에 달려있다. 나는 젊어서 살 날이 많으니깐 도전해야지, 나는 늙어서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깐 도전해야지 누구에게 리스크란 말인가? 



  지금까지 답도 없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주절주절해봤다. 나는 세세한 부분은 다르겠지만 인간이라는 틀은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당연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평범해서 좋고 평범해서 즐겁고 또 평범해서 밉다. 그런 사람인가 보다. 




※ '주저리주저리'는 책을 읽고 떠오른 개인적 생각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적어 보는 코너 입니다. 따라서, 책의 내용과는 무관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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