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파란만장한 여성 편력

의붓오빠의 수난시대. 01

by 인생 여행자

의붓오빠는 사람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런 오빠가 본인과 잘 맞을 여자를 선택할리 만무했지만 인복

은 타고났는지 소개팅이 곧잘 들어왔다.


이혼 경력이 있었음에도 꽤 괜찮은 학벌을 갖춘 전문직

여성과의 주선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소개팅을 하고 들어오면 소개팅 상대에 대한 평가를 내리

곤 했는데 그 평가라는 건 역시 외모에 대한 것이 대부분

이었다.

미술 교사라는데 얼굴이 남자 같아.
엉덩이가 납작해서 별로야.
얼굴이 안 예뻐, 여자 같지가 않아.


그런 의붓오빠 때문에 새아빠와 엄마는 골머리를 앓았고 새아빠는 '제 주제를 알아야지. 미술교사면 감사할 일이지 외모를 따져? 미친 XX. 정신 차리려면 멀었어.

대갈통에 썩은 물만 가득 차 가지고' 하는 식으로 오빠에

대한 못마땅한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나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지만 온 집안이 의붓오빠의

연애와 결혼에 목매는 듯한 분위기가 힘들었다. 내가 어려 서부터 겪은 오빠는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 가정

을 이루어 평탄하게 잘 살아낼 사람도 아니었다.


오빠는 누군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인내하며 자식을

제대로 양육해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인의 인생

도 감당되지 않아서 허덕대는데 누구의 인생을 책임지려 나....

철없이 여자 외모에만 집착하는 오빠는 피붙이인 새아빠

의 눈에도 신뢰도가 바닥이었다.




의붓오빠는 소개팅으로 만난 여성들과 수차례 만남을

거듭하는가 싶더니 어느 날 몽골로 훌쩍 여행을 떠났다.

여정을 마친 후 몽골에서 돌아 오빠는 혼자가 아니었다.

몽골 여행지에서 만나 첫눈에 반했다는 몽골 여자를 데리

고 들어와서 급작스러운 동거를 시작했다.


당시에 '몇 번 만나지도 않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어떻게 살지' 하는 내 생각에 반대하듯 오빠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거 있잖아. 말하지 않고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사이.... 난 알 수 있어. 우린 그런 사이야.


오빠의 확신에 찬 목소리와 표정 절절해 보여서 드라

마 대사와도 같은 그 말이 잊히질 않았다.

내게 그런 말을 하는 오빠가 당시에는 다소 우스워보이기

도 했고 조금은 가벼운 게 아닌가 걱정도 되었다.


한 길 물속은 알아도 열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던데, 수십 년

을 만나도 전부 드러나지 않는 게 사람 마음이라던데.

몇 달 만나지도 않은 몽골 여인의 마음을 어찌 그리도

안다는 것이며녀의 눈빛에서 무엇을 보았다는 건지...

독심술사라도 된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의붓오빠는 몽골 언니와 동거를 하며 결혼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의붓오빠가 눈빛으로 통한다면 그런 거겠지, 세상에는

말이 필요 없는 대단한 사랑도 있겠지, 하고 라보던 나

의 바람은 특별한 게 아니었다.

오랜 방황을 끝내고 한 여자에게 정착해서 새아빠와

마 사이에 더 이상 싸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했고 우리 가정에도 평화가 찾아오길 간절히 원했었다.




그런 내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집안이 시끄러워

진 이유는 몇 달 뒤, 몽골 언니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

다.


미혼인 줄 알고 있었던 몽골 언니에게는 사실 일곱 살 먹은

아들이 있었다. 그녀는 결혼했던 과거와 아이가 있는

숨기고 처녀 행세를 왔다.

그 당시에 몽골 여자 중 일부는 한국으로 오고 싶어 했는데

그 절차를 밟으려면 어리숙한 한국 남자가 필요했, 하필

그 미끼에 걸려든 남자가 바로 의붓오빠였다.


몇 달만에 드러난 사실로 집안은 또 한바탕 뒤집어져

'사기 결혼'을 당할 뻔했다며 분노한 아빠의 불호령이 떨

어졌다.

야 이 새끼야! 도대체 너 몽골에 여행을 간 거야,
섹스 관광을 하러 간 거야! 맘 좀 잡고 살라고 네 새엄
마랑 집구석에 들여서 일 시키고 결혼시키고 했더니
그새 여자한테 미쳐가지고 이따위 사기 행각에 휘말
려?

의붓오빠의 체면이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야단치는

새아빠의 목소리에 내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아빠가 화

를 못 이겨 주먹질을 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오빠도 일부러 휘말린 건 아닐 텐데....'



나에게 추악한 짓을 하고 집안 갈등을 일으킨 의붓오빠

에게 가 나고 증오심도 생겨났지만, 멀리서 한 인간으로 바라보면 불쌍하고 가여운 마음도 들었다.

그도 모범적인 엄마 아래에서 컸다면, 화목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보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 그 길을 갔노라는 어떤 도둑의 고백처

럼, 오빠도 그랬을 거라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사랑을 느낀다던 의붓

오빠의 애절한 이야기가 안타까웠던 것은 그의 환경에서 비롯된 그의 성향을 어느 정도 가늠했기 때문이었을 것

이다.


의붓오빠는 몽골 여자의 눈빛에서 무얼 본 걸까. 욕정과

욕망이 버무려낸 거짓? 자신의 결혼 사기극에 휘말린 어리숙한 남자에게 느낀 미안함?

외모에만 끌려 사랑한 여자에게 쉽게 몸과 마음을 준 의붓오빠에게 내려진 벌은 '사기 결혼당할뻔한 남자'중 하나가 되는 결말이었다.




오빠는 그동안의 파란만장한 여성 편력으로 한 번의

이혼과 한 번의 사기결혼극을 겪었고 오빠를 한때나마 사랑하고 원했던 여자들을 떠나보냈다. 그렇게 의붓오빠

의 시끄러운 연애와 결혼의 여정이 끝나고 잠잠해지는 줄 알았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몽골 여인에 이어 이번에는 필리핀 여인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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